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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을 두고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

2018년 02월 08일(목) 제542호
밀양·글 신한슬 김연희 기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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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병원 직원 3명도 사망했다. 간호사로 근무하던 김점자씨는 마지막 순간 어머니와 통화한 뒤 사망했다.

김점자씨(49) 입 주변에 시커먼 그을음이 묻어 있었다. 등에는 화상 흔적이 있었다. 김씨는 1월26일 화재가 발생한 경상남도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다. 이날 화재 참사로 1월26일 오후 6시 현재 37명이 숨지고 143명이 다쳤다. 그녀는 사망한 병원 직원 3명 중 한 명이다.

김씨의 동생 경식씨에게는 황망한 이별이었다. 화재 참사 당일 밀양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더니 영정사진도 준비하지 못한 빈소에 유가족들만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경식씨는 누나의 목걸이 사원증을 확대해 겨우 영정사진을 마련했다. 사진 속 누나가 환하게 웃고 있어서 동생은 말문이 막혔다. 김점자씨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이는 어머니였다. 사이렌 소리가 시끄러워 “우야노, 우야노” 하는 다급한 외침만 나누다 전화가 끊겼다. “평소 헌신하는 성격이었던 누나가 환자들을 두고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김경식씨는 말했다.

가족들은 숨진 김점자씨를 인근 노인회관에서 발견했다. 동생 경식씨는 누나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는 이런 의문이 무성했다. 29명이 숨진 제천 참사 당시 건물 내 스프링클러가 모두 작동치 않아 피해를 키웠는데, 이번에는 아예 스프링클러 시설이 없었다.

ⓒ시사IN 신선영
1월26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서 경찰 과학수사팀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시민들이 입원 환자 현황과 사망자 현황이 적힌 알림판을 보고 있다.
정부는 2015년 21명이 사망한 전남 장성 효실천나눔사랑 요양병원 사건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을 강화했다. 하지만 2015년 6월부터 시행된 개정법은 세종병원처럼 신규 건축물이 아닌 경우 올해 6월까지 3년 동안 설치 유예기간을 두었다.

병원에서 난 화재는 주로 노인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망자 37명 중 26명이 70대 이상 고령자이다. 갑작스러운 줄초상에 장례식장 안치실과 빈소가 꽉 찼다. 소도시 밀양의 장례식장은 한 번에 발생한 사망자 37명을 모두 감당할 수 없었다. 1월26일 오후 7시께 밀양병원 장례식장 직원은 “이제부터 (고인이) 새로 들어오려면 창원이나 마산, 김해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신선영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최만우 밀양소방서장, 박일호 밀양시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부터).
밀양 장례식장 꽉 차 인근 도시 장례식장으로


화재 참사 당일 오전 9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헬기를 타고 화재 현장에 왔다.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치인들이 줄지어 밀양을 방문했다. 김부겸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밀양시청에서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정부의 수습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월27일 밀양 문화체육회관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장관은 “하나하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철저하게 대처해나가고 제도도 고쳐 국민들과 함께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

밀양소방서는 아침 7시32분 화재 신고를 받고 7시35분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소방차 4대, 대원 10명이었던 소방 인력은 최종 소방차 60대, 대원 258명으로 증원되었다. 이날 밀양의 최저기온은 영하 12℃. 화재 현장을 수습한 뒤 소방관들은 세종병원 옆 건물인 농협은행 사무실에 들러 몸을 녹였다. 스테이크를 파는 푸드 트럭 한 대가 저녁 6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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