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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키워드로 본 한국 대학 100년사

2018년 03월 09일(금) 제546호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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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안 속고 정치판 꿰뚫는 기술
이광수 지음, 레디앙 펴냄

“악한 세상을 조금 덜 악하게 만들려면 정치를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


“세상은 악하고 정치는 썩었다.” 정치인들은 세상의 모든 대의와 명분을 영육에 새긴 듯 행세하지만, 원하는 것은 오직 권력 확장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정치와 정치인의 더러운 모습만 윤리적으로 질타하면 될까? 현실주의에 입각해서 정치판의 실상을 꿰뚫어보고 더러운 정치를 덜 더럽게 바꾸는 편이 낫지 않을까? 최근 정치사에서 한국 정치의 속성과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추출해낸 정치 평론서다. 문재인 대통령을 ‘마음이 따뜻한 남자’가 아니라 마키아벨리스트로 파악한 부분이 흥미롭다. 저자에게 마키아벨리스트는 지독한 현실주의자로 ‘악(惡)은 용서가 아니라 처단해 없애야 한다’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악을 관용하지 않고, 그 목적을 위해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학과 권력
김정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대학은 기업이 되었고, 교수는 기업에 취직한 직장인이 되었다.”


한국 근대 대학 100년 통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일본 식민 권력부터 미군정까지 ‘타자의 권력’에서 성장한 한국 대학은 이승만 시대 방임주의에 힘입어 ‘대학 권력’을 구축했다. 박정희 독재로 대표되는 ‘국가 권력’의 시대에는 대학이 근대화를 위한 산업인력 개발 양성소가 되었다. 민주화와 대학교육 대중화 이후에는 ‘시장 권력’이 한국 대학의 ‘F5(새로고침)’ 버튼을 누른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한국 대학사(史)’가 권력구조에 따른 ‘새로고침’ 속에서 전통과 지성을 잃었다는 데 있다. 단 한 명의 독재자 때문도, 단 한 번의 정권 탓도 아니다. 대학 위기 담론이 새롭지 않더라도, 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저자가 살펴본 다양한 역사적 사례는 반드시 참고할 만하다.




예술@사회
이동연 지음, 학고재 펴냄

“예술가는 가난해도 좋을까. 창작은 미적 가치를 생산하는,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 결합된 특수한 노동이다.”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저자의 위치는 독특하다. 그만큼 비주류와 주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아우르는 인물도 없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해 투쟁의 최전선에 서기도 했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새 문화정책 준비단’ 단장을 맡을 만큼 문화 행정에도 깊이 관여한다. 계간 <문화과학> 편집인으로 이론을 설파하지만 ‘플랫폼창동61’ 총괄 예술감독으로 현장을 지휘한다.
그런 저자가 우리 사회에서 예술이 차지하는 위치가 어떤지, 우리 시대 예술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발제문을 내놓았다. 본인은 평론가와 문화 행정가의 처지이지만, 예술과 사회의 관계에서는 철저히 예술가로서 현장의 문제를 풀어냈다.




간병 살인
<마이니치신문> 간병살인 취재반 지음, 남궁가윤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한계에 몰리고 있다고 느낀 간병인은 어떤 상태였나?”


병든 부모나 자녀를 오랫동안 돌보다가 고통과 희생 끝에 가족의 목숨을 빼앗은 간병 살인을 심층 취재했다. 책은 2015년 12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신문에 연재한 기획 시리즈를 대폭 수정하고 보완한 결과물이다.
간병 살인 사건의 발생 장소는 대부분 집이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가족이다. 사건 당사자인 가해자에게 살인 경위와 죄를 묻는 일은 쉽지 않다. 책에 담긴 기자들의 고충을 읽다 보면 사건 당사자의 슬픔과 후회까지 깊게 이입된다.
기자들이 분석한 간병 살인 사건 44건을 보면 가해자는 심각한 불면증과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저자들은 비극적인 사건의 배경에 간병과 복지를 둘러싼 정책의 빈곤이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이스트런던에서 86½년을 살았다
마틴 어스본 지음, 이주민 옮김, 클 펴냄

“좋은 초상 사진은 언제나 두 사람을 포착한다. 사진 찍히는 사람과 사진 찍는 사람.”


그는 혹스턴 광장의 사람들 속에서 대번에 눈에 띄었다. 천천히 발을 끌며 걷는 모습이 영락없이 길을 잃은 노인이거나 홈리스 같았다.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한참 노인을 바라보던 저자는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그를 사진으로 찍어 공모전에 응모할 셈이었다. 인연의 시작이었다.
노인의 이름은 조지프 마코비치. 런던을 떠난 건 단 며칠뿐이었고, 어머니를 모시느라 결혼도 하지 않았다. 타인에게 친절하고 도서관을 좋아하며 가방 만드는 일을 했지만 실은 발레 무용수가 되고 싶었던 사람. 저자는 어느 순간부터 노인의 모습뿐 아니라 말도 기록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런더너’인 저자를 긴장시켰던 것들마저도. 그는 이제 세상에 없지만 사진은 남았다.




왜 언론이 문제일까?
박영흠 지음, 반니 펴냄

“좋은 뉴스는 언론이 만들지만 그런 뉴스를 만드는 언론은 시민들이 만든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만든다. 그런 점에서 책 제목에 절로 눈길이 갔다.
‘기레기’라는 말이 신조어로 자리 잡을 정도로 언론이 불신받는 시절이다. 언론의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먼저 저자는 ‘뉴스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끄는지,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퍼졌는지도 모른다. 뉴스가 없는 세상에서는 생존할 확률이 낮아질지 모른다. 그만큼 뉴스가 중요하다.
핵심은 진실과 사실 보도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같은 일을 겪으며 ‘좋은 뉴스’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요즘이다. 언론의 각성과 뉴스 사용자 역할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한다. 기자 출신 저자가 이러한 언론 이야기를 10대에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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