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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쇼트’의 원작, 마이클 루이스 ‘빅 숏’

2018년 03월 23일(금) 제547호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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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르포 취재를 위해 찾은 전북 군산에서 문득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애덤 매케이 감독의 <빅쇼트>. 영화 속 마크 바움(실제 모델은 스티브 아이스먼)과 그의 동료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실상을 조사하기 위해 플로리다를 찾는다. 현실은 참혹했다. 집을 버리고 도망친 사람과 불안하게 생계를
유지하는 임차인들. 대출에 기대어 집을 여러 채 사들인 소시민까지. “버블은 있어.” 마크 바움은 뉴욕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렇게 외친다. 취재하는 내내, 이 대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서울에 돌아와 영화의 원작인 마이클 루이스의 <빅 숏>을 집어 들었다.

책은 다소 진지하면서도 건조하게 2006~2008년 금융위기의 막전막후를 다룬다. ‘빅 숏(Big Short)’은 일종의 ‘공매도 대박’을 의미한다.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에 베팅한 주인공들이 어떻게 위기를 감지했고, 어떻게 이 위기를 활용해 부를 거머쥐었는지 보여준다. 이들이 기회를 포착한 건 엄청난 예지력이나 기가 막힌 천재성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우연히 위기를 감지했고, 월가의 헛똑똑이들을 목도하며 확신을 더했을 뿐이다. 책은 스티브 아이스먼처럼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한 이들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진짜 주인공은 이들에게 냉소를 퍼붓는 금융계 종사자들이다.

전 세계 금융 붕괴 직전까지 미국 금융계 종사자들은 각종 부실 모기지 채권을 복잡한 수식으로 결합해 파생상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도 이 파생상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도시에 어떤 위기가 닥치는지도 모른 채, 대규모 택지 개발을 밀어붙인 군산시 정책 담당자들의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똑똑한 사람들의 비정상적인 의사 결정이 거듭될 때, 이 ‘파티’를 멈추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의 욕망은 서로 닮았다. 10년 전 일을 다룬 논픽션이지만, 오히려 지금 이 순간 절실히 와닿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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