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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왜 그리 자주 총리가 바뀔까?

2018년 03월 23일(금) 제548호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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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
한민 지음, 부키 펴냄

“달리 생각해보면 나의 행위도 누군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짓일 수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신혼부부 첫날밤을 몰래 엿보던 엽기적인 풍습은 왜 생겨났던 걸까. 저자는 관음증이 아니라 첫날밤 신랑의 안전을 지켜주려는 ‘방범 행위’였다고 설명한다. 무슨 말이냐고? 고려 말 조선 초 시작된 비극적인 ‘조혼’ 풍습과 관련이 있다. 연인을 하루아침에 빼앗긴 젊은 남성이 첫날밤 신혼 방에 쳐들어와 꼬마 신랑을 해치는 일이 종종 일어났기 때문이다. 저자의 해석일 뿐이지만, 그럴싸하다.
문화심리학자인 한민 우송대 교수가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다양한 세계 문화와 관습을 설명했다. 왜 어떤 이들은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지, 한국 영웅은 왜 죄다 도둑들인지,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은 왜 다른지 등. 저자의 말마따나 ‘공부 많이 하고 열심히 쓴’ 티가 난다.





중국의 미래
데이비드 샴보 지음, 최지희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정권의 억압은 당내 깊은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징후다.”


한반도 역사에서 중국은 중요 행위자였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China’s Future’라는 제목을 내건 조지워싱턴 대학 교수이자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저자의 글에 눈길이 갔다. 저자는 중국이 나아갈 수 있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신전체주의, 경성 권위주의, 연성 권위주의, 준민주주의다. 현재 경성 권위주의의 길을 걷는 중국이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갈 경우, 정치체제 개혁이 없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중국 미래의 핵심 변수는 정치이고, 공산당은 힘을 공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 200쪽에 간결한 주장을 명료하게 담았다.




이에야스, 에도를 세우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임경화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히데요시는 이에야스를 에도의 늪지로 밀어냈다. 이에야스는 히데요시를 역사에서 밀어냈다.”


에도(지금의 도쿄)는 ‘어쩌다 수도’였다. 정도전이라는 걸출한 기획자가 설계한 ‘한양 천도’와 달리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에도 입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견제 때문이었다. 도쿠가와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도요토미는 그를 척박한 늪지인 에도로 밀어냈는데, 도쿠가와는 여기서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구축해냈다. 도쿠가와가 에도의 기초 작업을 맡긴 사람은 ‘겁쟁이’인 이나 다다쓰구였다. 가신들 만류에도 도쿠가와는 그의 소심함에 끌려 대업을 맡겼다. 이나의 구상은 소심하지 않았다. 도네 강 등 에도로 유입되는 강줄기를 동쪽으로 돌려 홍수에 대비하는 복안을 냈다. 이 일을 마치는 데 3대 64년이 걸렸다. 이나 가문을 비롯해 에도를 일군 도쿠가와 시대의 테크노크라트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국 사람들
박상문 사진·글, 예문아카이브 펴냄

“욕심 없이 편한 마음으로 만든 것, 그것이 내가 만들고자 하는 최고의 차 사발입니다.”


전직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가 한국인 40명을 사진에 담았다. 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선자장(부채 장인), 전통주 감홍로 명인, 불교 목조각장 등 낯선 직업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떤 이는 함박웃음을 짓고 어떤 이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다. 공통점은 달관한 듯한 눈매다.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저자는 이 사람들을 ‘특이한 피사체’로만 박제하지 않는다. 그들이 어디에서 태어나 어떤 유년기를 보냈는지, 무슨 계기로 이 일을 택했고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 평소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썼다. ‘달인’을 찾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보다 더 생생한 사진집이다. 영상에서는 흘려보내기 마련인 중요한 장면을 조금 더 친절하게 보여준다.




단 하나의 눈송이
사이토 마리코 지음, 봄날의책 펴냄

“오월은 오월을 모아서 눕는다 특별한 일이 없는 오월 기념해서는 안 되는.”


1991년 봄부터 1992년 초여름까지, 한국에서 머문 1년2개월 동안 저자에게 시란 쓰는 게 아니라 ‘나오는’ 것이었다. 눈으로 본 것, 마음에 떠오른 것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답답함이 한국어로 시를 쓰게 만들었다. ‘외국어로 시를 쓰는 것이 가능합니까?’ 단골 질문에 시인의 답은 “그렇다”이다. ‘시’라서 가능했던 그 세계에 접속한 독자는 아득해진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서울이며, 첫눈이며, 외치듯 피는 꽃이며 오월을 단정히 적어둔 글자 위에 마음을 괸다.
한국을 떠난 후 더 이상 쓸 수 없었던 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어내는 동안 다시 찾아왔다. 시집 마지막에 실린 시 세 편은 그때 썼다. 저자는 2014년부터 한국 문학을 번역해 일본에 소개하고 있다.




이탈리아 현대사
폴 긴스버그 지음, 안준범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이탈리아는 변형되었지만, 연속성이 간과될 수는 없다.”


이탈리아는 왜 그리 자주 총리가 바뀔까? 세계가 인정한 망나니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왜 자꾸 부활할까? 유럽의 이웃 국가들은 포퓰리즘 정당이 약진해도 2당이나 3당 언저리다. 3월5일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포퓰리즘 정당 둘이 득표율 1, 2위를 차지했다. 정신 사나운 정치체제 세계대회를 연다면 이탈리아는 틀림없이 우승 후보다.
<이탈리아 현대사>는 이탈리아 현대 정치 연구자인 폴 긴스버그 교수가 쓴 정본이다. 파시스트 지도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실각한 1943년부터 냉전 체제의 끝이 보이던 1988년까지 전문가다운 깊이로 일주한다. 이탈리아를 규정하는 근본 조건은 ‘다수파 형성 실패’라는 엘리트의 무능이었다. 이 치명적 조건이 이탈리아 정치를 유난히 정신 사납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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