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 큰 핵 버튼이 있다”라며 곧장 전쟁을 일으킬 듯하더니 이제는 온화한 표정으로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진짜 속내는 뭘까?
우리에게 전쟁의 주요 당사자인 미국 대통령이 그토록 기이한 존재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 위협이다. 이 책은 미국의 저명한 정신 건강 전문가 27인이 ‘직접 진찰하지 않은 공인의 정신 상태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미국정신의학협회 (APA) 윤리강령을 깨면서까지 트럼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들이 이토록 절박하게 나선 것은 그가 ‘자연인’ 트럼프가 아닌, ‘미국 대통령’ 트럼프이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은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가 자신의 권력을 인류가 아닌, 스스로의 만족과 쾌락을 위해 활용한다면? 그것이 전쟁일지라도, 힘을 과시하기 위해 언제든 권한을 오용할 수 있다면? 이 책은 이 모든 가능성이 ‘정신의학적’으로 사실에 가깝다고 경고한다. 이 위험한 책은 미국에선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팔리는 속도를 찍어내는 속도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 가장 큰 강점은 전문가들이 자신이 보고 아는 것을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펼쳐내는 논리학의 교과서라는 데 있다. 이 우아하고 결기 있는 분노를 다룬 책은, 아쉽게도 국내 독자에게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남의 나라 대통령인 데다 비호감 인물에 대한 책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 책은 트럼프에 대한 책인 동시에 트럼프에 대한 책이 아니다. 우리도 불과 1년 전까지 ‘악성 정상성’의 시대를 겪었다. 권력자의 모습으로 둔갑한 그들은 언제고 자신의 ‘악성’을 뿌리내리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역사는 반복된다.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그 위험성,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시민 정신을 일깨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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