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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시니스트가 쓴 한·중·일 관계사

2018년 04월 19일(목) 제552호
천관율 기자 yu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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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시니스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펴냄
표지에서부터 작가의 야심이 전해온다. 1권이 아니라 ‘01’권이다. 아편전쟁부터 시작해, 한·중·일 삼국이 서로의 운명에 얽혀 들어가는 동아시아 근대사 100년을 다루는 장대한 프로젝트다. 얼마나 그릴 생각인지 굽시니스트에게 물어봤다. 답변도 야심차다. “10년 역사를 그리는 데 두 권 분량이 필요하더라. 100년사를 그리려면 분량으로 15권에서 20권, 기간으로 5~6년은 그릴 것 같다.”

작가는 <시사IN>에 연재되는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만화’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그가 진짜 자신 있게 다루는 주제는 역사다. 이 책은 본인의 주 무대로 돌아간 야심작이다.

관점이 좋다. 한·중·일 관계사는 한국사·일본사·중국사만큼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은 국가라는 경계로 가두어지지 않고 흐르는 ‘무엇’이다. 그 흐름의 교차야말로 역사를 만들어내는 물줄기였다. 한국사의 관점에서 중국사와 일본사를 보는 것과, 한·중·일 관계사로 동아시아사를 보는 것은 비슷해 보여도 꽤 다른 렌즈다. 갈아 끼울 렌즈가 많을수록 역사를 보는 눈은 깊고 풍성하고 다채로워진다.

이 책에서 작가는 “왜”를 항상 쥐고 간다. 디테일을 생략할지언정 큰 줄기의 전개를 놓치지 않고, 왜 일이 그렇게 흘러갔는지 간명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디테일은 거의 컷마다 등장하는 작가 특유의 ‘드립’과 패러디가 깨알같이 채운다.

01권은 동아시아 근대사의 시작이라 할 아편전쟁을 주로 다룬다. 이 시대를 띄엄띄엄 알던 독자라면 조각난 사실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꿰어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예 이 시대가 낯선 독자라면? 만화만큼 진입 장벽 낮은 안내서가 있을까?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다 보면, 작가를 어디 가둬놓고 군만두만 먹여가며 어서 ‘02’권을 토해내라고 들볶고 싶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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