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시사IN 추천 주말에 읽을만한 책

2018년 04월 19일(목) 제553호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공유하기

구글+구글+ 카카오톡카카오톡 카스카스 라인라인 밴드밴드 네이버블로그블로그 URL복사URL복사

URL 복사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하재영 지음, 창비 펴냄

“다음 생엔 절대 이 나라에서 개로 태어나지 마. 꼭 개로 태어나야 한다면 품종견으로 태어나.”


매년 8만 마리 넘는 동물이 길거리에 버려진다. 버려진 개들은 아주 적은 수만이 보호소에서 새 주인을 찾고, 대부분은 안락사된다. 보호소조차 가지 못한 개들은 개고기가 되거나 길에서 죽는다.
한국에서 개는 그나마 가장 나은 처지인 반려동물이자 최악의 처지일 수밖에 없는 식용동물이다.
소설가인 저자는 갈 곳 없어진 강아지를 떠맡으면서 생전 처음 동물을 ‘개별적 존재’로 인식하게 됐다. 반려견에 대한 관심은 유기견으로, 그리고 다시 모든 개와 동물로 이어졌다. 한 마리 강아지에서 시작한 여정은 동물권에 대한 윤리적·철학적 고민으로 확장되었다. 몇 년에 걸친 성실한 취재와 인터뷰, 자료조사로 쌓아올린 이야기가 생생하다.




크리에이티브
아구스틴 푸엔테스 지음, 박혜원 옮김, 추수밭 펴냄

“가장 지난한 상황이야말로 우리가 최고의 해결책을 창조하는 때다.”


인간은 창조하는 동물이다. 그게 뭐? 이 문장은 너무나 당연하게 들리는 나머지 어떠한 감흥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런데 인류학자 아구스틴 푸엔테스에게는 그게 좀 달랐던 모양이다. 그는 창의성을 키워드로 인류라는 종을 이해하는 관점을 뿌리부터 뒤집는다. 창조하고 상상하는 능력은 인류 진화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원동력이었다. 우리는 이 힘 덕분에 돌덩어리에서 도끼날을 상상해내고, 농작물과 가축과 함께 사는 법을 찾아냈다. 도구·가축·결혼·전쟁과 같은 지극히 익숙하고 오래된 이야기들이 이 책에서 가장 신선하고 전복적인 설명을 만난다. 인간의 폭력적 본성, 남녀의 성별 전략 차이 등 진화인류학 연구의 정설에도 거침없이 도전한다.




부드럽게 여성을 죽이는 법
진 킬본 지음, 한진영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훌륭한 광고는, 곡에 맞춰 춤만 추는 게 아니라 곡을 연주한다.”


핵심어는 광고와 중독 그리고 페미니즘. 광고는 여성이 섹시하면서도 순결해야 하고, 터프하면서도 순종적이어야 한다는 모순적 메시지를 전파한다. 여성들은 고칼로리 음식을 마음껏 먹는 동시에 ‘뚱뚱함’이란 죄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광고 분석 연구자인 진 칼본이, 광고가 소비자들의 감정을 어떻게 조종해서 사회적 권력관계의 재생산에 성공하는지 파헤쳤다.
저자는 ‘저항’마저 광고에 의해 조직되면서 기존 권력관계를 강화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페미니즘마저도! 물론 광고로 조장된 ‘거짓 저항’으로 현실 속의 여러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시민들은 점점 더 실망과 냉소라는 ‘부드러운 죽음’으로 빠져들게 된다. 결론은 “진짜 반란”을 일으키자는 것이다.




샐러리맨 시노다 부장의 식사일지
시노다 나오키 지음, 박정임 옮김, 앨리스 펴냄

“마음에 든 식당은 지겨울 때까지 간다.”


여행사에서 일하는 시노다 부장은 1990년 8월부터 매끼 식사를 대학노트에 쓰고 그려서 남겼다. 올해로 28년째, 그는 변함없이 ‘눈과 혀와 위장의 기억만으로 쓰고 그린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대단한 미식가도 아니다. 우리 돈으로 1만원 안팎의 음식점이 대부분이다. 고만고만한 주머니 사정에, 고만고만한 입맛을 가지고 있는 아재의 미식 실록이다.
읽고 나서 바로 달려갈 수 있는 식당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샐러리맨들도 공감할 여지가 많다. ‘월요병을 타파해줄 음식’ ‘밥을 말고 싶어지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나 ‘새로운 식당을 개척할 때의 요령’ ‘다시 가고 싶은 식당의 세 가지 조건’ 같은 것은 별표를 줄 만하다. 하지만 배고플 땐 읽지 말기를. 배고플 때 보면 더 배고파지는 책이다.




어휘 늘리는 법
박일환 지음, 유유 펴냄

“문장이 아무리 미려해도 잘못 사용한 어휘가 들어 있으면 그 문장은 가치를 상실한다.”


맞춤법이 지나치게 많이 틀리면 그 사람의 지식수준을 의심하고는 했다. 그럴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상대방의 맞춤법 상태에 실망해서 친밀하게 지내는 데 꺼려졌다. 맞춤법을 정확하게 아는 건 중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어휘의 뜻과 표기를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일도 중요하다. 저자는 어휘를 늘리는 일이 삶의 양과 질을 늘리는 일과 같다고 말한다. 언어는 사유를 펼치는 기본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어휘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다. 저자는 사람들이 관심 있는 쪽의 책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사 잡지 정기 구독을 추천한다. 성인이 된 이후 독서를 멀리하면 문해력이 떨어지고 언어가 변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어휘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일이다.




야윈 돼지의 비밀
트레이시 만 지음, 이상헌 옮김, 일리 펴냄

“대다수는 자신이 인종이나 성차별주의자라고 인정하지 않지만, ‘반비만’ 신념은 공공연히 드러낸다.”


한 역사학자가 1890년대 미국 소녀들의 일기를 조사해서 당시 그들의 관심사가 ‘성격’이었음을 발견했다. 남을 배려하고,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로부터 100년 후 소녀들은 외모에 대한 자기계발에 집중하고, 그것을 위해 항상 무언가 사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심리학 교수로 ‘건강과 식습관 연구소’를 운영하는 저자는 지금 사회가 비만인을 차별하는 ‘체중으로 낙인찍기(weight stigma)’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칼로리를 제한하는 다이어트가 장기적 체중 감량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건 자제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다이어트는 숨을 참는 것과 같다. 평생 숨을 참을 수 있는 자제력 따위는 없다.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