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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캔 모아 현금으로 받아요

2018년 04월 30일(월) 제554호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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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독일·스웨덴 통신원들이 우리 돈 1만원가량에 해당하는 생필품을 샀다. 생필품 포장 가운데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은 무엇이고, 각국의 재활용 시스템이 어떤지 살펴보았다.

ⓒsurfrider-paris
3월25일 국제 비정부기구(NGO) 서프라이더(Surfrider) 파리 지부는 파리 시내에서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 1시간30분 동안 3만 개가 넘는 쓰레기를 모았다.
프랑스

낭만 넘치는 파리 쓰레기도 넘치네

파리·이유경 통신원

나는 유학생으로 1인 가구다. 프랑스 대표 마트 중 하나인 까르푸에서 장을 보았다. 요구르트, 생수, 과일 등을 샀다. 비용은 8.6유로(약 1만1300원). 분리수거 대상은 생수가 담긴 페트병, 요구르트 통, 딸기가 담긴 플라스틱 통, 비닐, 종이였다. 페트병에는 대부분 ‘Point Vert(분리수거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 마크’가 붙어 있다. 딸기가 담긴 플라스틱 통에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마크가, 페트병에는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표시가 있었다.

까르푸 과일 매장에서 눈에 띄는 건 재활용으로 만든 종이봉투였다. 한국 마트에는 보통 비닐봉투를 두는데, 까르푸에서는 채소나 과일을 담으라고 종이봉투를 비치해두었다. 종이봉투는 재활용지로 만들었다. 겉면에 분리배출을 해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내가 사는 곳에는 세 가지 종류의 분리수거 통이 있다. 흰색 통에는 유리 재활용품만 넣는다. 노란색 통에는 종이, 플라스틱, 캔 등 분리수거가 가능한 쓰레기를 넣고, 초록색 통에는 그 외 쓰레기를 버리는 식이다. 특히 파리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 큼지막하고 둥그런 통을 볼 수 있는데, 유리병 수거함이다. 이런 수거함이 파리에만 900여 개가 있다.

하지만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프랑스 인구는 25%로 낮은 편이다. 파리만 하더라도 에펠탑이 있는 샹드마르 공원이나 센 강, 쇼핑센터가 많은 샤틀레 같은 지역에서 수거되지 않은 채 나뒹구는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3월25일 국제 비정부기구(NGO) 서프라이더(Surfrider) 파리 지부는 파리 시내에서 1시간30분 동안 쓰레기 수거에 나섰다. 담배꽁초 2만3000개, 맥주 캔 4150개 등 3만 개가 넘는 쓰레기를 모았다.

재활용률도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니다.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t)이 발표한 2017년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재활용률은 39.5% 정도다. 유럽연합 28개국 회원국 가운데 14번째에 해당하며, 유럽연합 평균인 46.3%보다 낮다. 특히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22%로 전체 회원 가운데 25번째다.

결국 지난해 7월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100%로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비현실적이니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55%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월, 20여 년 전 사라졌던 독일의 판트(Pfand)에 해당하는 보증금 제도를 다시 실시하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수거율이 높은 유리병은 제외하고 페트병이나 캔 등을 가져오면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독일

페트병 반납하고 돌려받은 2.45유로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내가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은 닭다리 1.1㎏, 오렌지 2㎏, 1ℓ 생수 한 병, 양상추 한 통, 치즈 가루 한 봉지이다. 비용은 8.9유로(1만1700원). 2017년부터 도입된 독일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8.84유로이니, 독일에서 거의 한 시간 노동을 하면 살 수 있는 정도의 생필품이다. 실제로 8유로가량이면 두 사람이 한 끼를 훌륭하게 먹을 만큼의 식재료를 살 수 있다.

나는 그동안 모아둔 페트병과 유리병을 모두 챙겨서 장을 보러 갔다. 독일에는 일종의 보증금 제도인 판트(Pfand)가 있다. 페트병이나 유리병, 캔에 담긴 음료를 구입할 경우 구매 가격에 보증금이 추가되어 있다. 예를 들어 50센트(0.5유로)짜리 생수(1ℓ 페트병) 한 병을 살 때 계산해야 하는 금액은 판트 25센트를 포함한 75센트이다. 판트는 용기 종류에 따라 8센트, 15센트, 25센트로 구분된다. 독일에서 생수나 맥주를 구입하면 1유로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판트 가격이 음료수의 원 가격과 비교해 적지 않다.

마트마다 수거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자동 반납 기계를 운영한다. 과거에는 마트 직원이 일일이 수거하며 판트를 계산해주었다.

내가 자주 가는 마트에도 커다란 자동 반납 기계가 있다. 이 기계 입구에 유리병이나 페트병을 넣으면, 기계가 유리병·페트병·알루미늄 캔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분류한 뒤 가격도 계산해준다. 가지고 간 모든 병을 기계에 투입하니, 내가 반납한 총합이 적힌 영수증이 출력되었다. 이 영수증을 계산대에 제시하면 돈으로 환산된다. 오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지불한 현금은 6.45유로이다. 내가 산 물건의 총금액은 8.9유로이지만, 그동안 모은 페트병을 모아 반납하고 2.45유로를 돌려받았다. 오늘 산 물건 중에는 1ℓ 생수 한 병이 포함되어 있으니 나중에 다시 25센트를 돌려받을 수 있다.

오늘 산 물건 대부분이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포장되어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지도 일반 쓰레기와 분리되어 수거된다. 나는 라우덴바흐라는 인구 6500명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이 마을은 비교적 간단한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을 운영한다. 음식물이 포함된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갈색의 일반 쓰레기통, 녹색의 재활용 수거 쓰레기통, 파란색의 유리 수거용 쓰레기통이다. 가정에 따라 음식물과 정원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포함된 유기물 쓰레기(Biomüll)통이 따로 있지만, 모든 가정이 의무적으로 유기물 쓰레기통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행정구역에 따라 서로 다른 쓰레기 분리수거 시스템을 운영한다. 종이·플라스틱·유리·일반 쓰레기가 분리 배출되어야 하는 원칙은 동일한데, 지역에 따라 종이와 플라스틱(비닐 포함)을 한 통에 버리는 주가 있고, 분리해서 서로 다른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지역이 있다. 물론 종이와 플라스틱을 한 통에 버리는 지역에서도 재활용 쓰레기 처리장에서는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따로 분류한다. 유리를 색깔별로 따로 수거하는 지역도 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색깔 구분 없이 한꺼번에 유리 재활용품을 수거한다.







스웨덴

포장규제법으로 50% 감소 효과

예테보리·고민정 통신원


나는 스웨덴 제2도시 예테보리의 마요나 지구에 산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동네 슈퍼마켓을 자주 이용한다. 4월18일 환율로 따지면 스웨덴 화폐인 78.83크로나가 한국 돈으로 약 1만원에 해당한다.

나는 단골 가게에서 1만원으로 오렌지 3개, 우유 1.5ℓ, 당근 1㎏, 생수 한 통, 요구르트 4개를 샀다. 계산하려고 하니 비닐봉지 값 2.5크로나를 따로 받았다. 슈퍼마켓에서는 천으로 만든 장바구니를 사거나 가지고 다니라고 홍보했다. 요즘에는 약국이나 백화점에서도 비닐봉지를 그냥 주지 않고 사겠느냐고 꼭 물어본다.

나는 처음에 ‘약사들도 비닐봉지를 팔려고 애를 쓰네’라며 속으로 좀 의아했다. 그런데 점원들이 비닐봉지를 사겠느냐고 꼭 물어보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7월1일자로 시행된 스웨덴 포장규제법 때문이다. 이 법에 따라 판매자는 비닐봉지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알리고, 비닐봉지 소비를 줄이는 조치에 대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또 소매상들은 비닐봉지 구입 개수를 기록해야 한다.

스웨덴 정부는 2020년까지 1년에 한 명당 비닐봉지 90개, 2026년까지 40개 이상 쓰지 않도록 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놓았다. 스웨덴 자연보호청에 따르면 포장규제법 시행 이후 3개월 만에 비닐봉지는 약 40만 개, 플라스틱 용기는 13t이나 덜 사용하게 되었다. 시행 전 같은 시기에 비해 50% 감소 효과를 보았다.

재활용은 어떻게 할까. 스웨덴에도 독일과 똑같이 판트를 시행하고 있다. 내가 산 1.5ℓ짜리 생수는 15.50크로나. 페트병을 슈퍼마켓마다 설치된 자동 반납 기계에 넣으면 2크로나를 돌려받는다. 더 작은 페트병은 1크로나를 돌려받는다.

스웨덴은 이미 1980년대부터 재활용에 앞장서왔다. 플라스틱과 캔 용기에 ‘레투르팍(Returpack)’이라는 재활용 시스템을 표기해 운영하고 있다. 재활용 시스템의 관리와 운용은 비영리기업인 레투르팍 사가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스웨덴 양조연합(50%), 생필품도소매협회(25%), 생필품공급업자협회(25%)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음료 생산업체나 수입상들은 레투르팍 사에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 가입을 의무화해 재활용 시스템과 연계시켰다.

노르셰핑에 위치한 이 회사의 공장에서는 매년 캔과 페트병 약 18억 개를 처리한다. 스웨덴 자연보호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페트병 재활용률은 82.5%, 알루미늄 캔 재활용률은 86.2%로 세계 1위 수준이다.

나는 솔직히 스웨덴 사람들에 비해 재활용이나 쓰레기 분리수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나도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페트병을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는다. 스웨덴인들은 일상에서 쓰레기를 분리해 버리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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