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족 출신 마웅수 씨(29)는 타이 방콕에 불법체류 중이다.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대다수인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박해를 받아왔다. 그의 연인 도우 흘라 메이는 불교도였다.
2011년 미얀마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향을 떠났다. 방콕에 정착해 가정을 꾸렸고 아들이 생겼다. 하지만 고향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2016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자행된 로힝야족 학살 소식에 마웅수 씨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지난해 11월, 그는 친구를 통해 ‘가족이 쿠투팔롱 난민캠프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족에게 보내는 짐 보따리에 옷가지와 함께 스마트폰을 일부러 넣었다. 여섯 살인 아들 사힐은 태어나 처음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영상통화로 만났다. 마웅수 씨가 죽은 줄 알았던 부모와 형제자매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
동정을 넘어 존엄으로
동정을 넘어 존엄으로
문경란 (인권정책연구소 이사장)
“겨울은 막차보다 더 먼저 온다(정호승의 ‘밤눈’)”고 했던가. 한 해의 끝자락이 코앞이다.“얼굴 한번 보자”, “밥 한번 먹자”라고 공수표만 날렸던 지인들의 이름을 적어보니 수첩...
-
아웅산 수치의 ‘성공적인 난민 송환’
아웅산 수치의 ‘성공적인 난민 송환’
방콕·이유경 (프리랜서 기자)
지난 11월23일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양국은 로힝야 난민 송환에 합의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송환될 난민들은 미얀마 아라칸 주(라카인이라고도 함) 거주자로 지난해 10월9일 ‘아라칸...
-
난민 설움 딛고 평창의 설원 누빈다
난민 설움 딛고 평창의 설원 누빈다
김동인 기자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북한과 매년 꼴찌를 다투는 나라가 있다. 동아프리카 홍해 연안에 위치한 에리트레아다. 에티오피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30년 ...
-
우리가 서로의 용기다
우리가 서로의 용기다
신선영 기자
2016년 5월17일 한 여성이 죽었다.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강남 한복판에서 살해당했다. 5월17일 2년 전 추모 포스트잇이 나붙은 자리에 2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
산책로 옆 굴뚝에, 다시 사람이 있다
산책로 옆 굴뚝에, 다시 사람이 있다
김흥구 (사진가)
75m 높이 굴뚝 위에 사람이 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12일 서울시 목동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
-
우리 앞에 놓인 숫자들 [편집국장의 편지]
우리 앞에 놓인 숫자들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2’ 잘못 본 줄 알았다. 자료를 다시 봐도 2명이 맞았다. 2003년 한국의 난민 실태를 취재할 때였다. 1992년 난민 협약에 가입한 한국이 그때까지 인정한 난민 숫자였다. ...
-
비빔밥·삼계탕도 ‘할랄 음식’입니다
비빔밥·삼계탕도 ‘할랄 음식’입니다
김세영 인턴 기자
유홍종씨(59)는 얼마 전 자신이 운영하는 할랄 식당 앞에서 택시를 탔다가 질문을 받았다. “괜찮으세요?” 식당에 무슬림이 많이 올 텐데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이었다. 식당에서 일하...
-
미얀마 울리는 ‘내전 트라이앵글’
미얀마 울리는 ‘내전 트라이앵글’
방콕·이유경 (프리랜서 기자)
미얀마 독립 71주년을 맞은 지난 1월4일, 방글라데시와 국경이 인접한 서부 라카인주의 부티다웅 타운십에서 경찰서 네 곳이 공격을 받았다. 경찰 1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