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잇따른 외압 폭로 검찰 개혁 신호탄 될까

2018년 05월 22일(화) 제558호
김은지 기자 smile@sisain.co.kr
공유하기

구글+구글+ 카카오톡카카오톡 카스카스 라인라인 밴드밴드 네이버블로그블로그 URL복사URL복사

URL 복사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 안미현 검사가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직권남용 혐의가 포착된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에 대해 기소 방침을 세웠다.

안미현 검사는 “부끄러웠다”고 했다. 5월15일 ‘강원랜드 수사 외압 사건 수사에 관한 기자회견’을 통해 문무일 검찰총장의 수사 외압 의혹을 새롭게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안 검사는 “부끄럽지만”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상황을 되짚어보면 이렇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는 1·2차로 나뉜다. 2016년 시작한 1차 수사를 1년 뒤인 2017년 2월 안미현 검사가 넘겨받았다. 전임 검사가 업무 인계를 하며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초안과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현 서울남부지검장)의 보완 수사 지시 사항을 알렸다.

다른 사건에 매여 있던 지난해 4월17일 최 전 사장 등에 대한 신병처리를 하라는 윗선의 지시가 내려왔다. 구속·불구속 두 경우를 모두 보고서에 담았고, 보고서 말미에 추후 수사 계획도 써냈다. 바로 다음 날인 4월18일 최종원 당시 춘천지검장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만나고 와서, 불구속 기소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지난해 4월20일 최 전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1차 수사). 인사 청탁자로 지목된 권성동·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빠졌다.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거셌다. 수사를 담당한 안 검사에게도 아픈 지적이었다.

ⓒ시사IN 윤무영
5월15일 안미현 검사(오른쪽)가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에 문무일 검찰총장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는 단순히 지시를 따라 처리해서는 안 되었던 사안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2차 수사에 매진했다. “종전에 잘못된(부정 청탁을 들어준 사람만 불구속 기소하고, 부정 청탁자는 소환조차 하지도 못한) 수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수사했다.”

안 검사는 2차 수사를 하며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의 ‘스모킹 건’에 해당하는 대포폰(차명 전화)에 주목했다. 1차 수사 과정에서 수사팀은 최흥집 전 사장의 대포폰을 압수수색했다. 최 전 사장이 채용 비리의 핵심 주범으로 지목되는 최 아무개씨와 대포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수사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화에는 “사장님, 권 의원과 통화해보셨어요?(최○○)” “권 의원하고 내 상황을 이야기했다(최흥집)” “어저께요? 뭐라던가요?(최○○)” “(검찰) 조사받고 왔고 지금 어찌될지 모르겠는데 좀 챙겨봐야겠다고 하니 알겠다고 하더라(최흥집)”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 전 사장은 바로 이 대포폰으로 권성동 의원과 10여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다. 관련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안 검사는 법조 브로커로 의심되는 최씨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는 보고를 지난해 10월20일 올렸다. 같은 날 오후만 해도 검찰 내부 통신망으로 춘천지검 차장검사와 대검 반부패부 기획관 사이에 압수수색을 언제 나갈지 시기를 조율하는 쪽지를 주고받았다. 이날 저녁 6시가 넘어 ‘지금은 안 된다’라는 연락이 안 검사에게 떨어졌다. 압수수색을 미루라는 지시였다.

이때만이 아니었다. 안 검사가 보기에 이상하게 ‘권성동’이라는 이름만 들어가면 수사가 더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권 의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의 주요 관심사를 다루는 법안의 길목에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권성동 의원실 5급 비서관이던 김○○씨의 강원랜드 채용 비리도 2차 수사의 쟁점이었다. 2013년 강원랜드는 예정에 없던 경력직 공채를 통해 김씨를 채용했다. 원래는 ‘워터월드 수질·환경 분야 전문가 채용모집 공고’가 날 예정이었는데, 김씨가 지원할 수 있도록 안전 분야 경력까지 포함시켰다. 모두 33명이 지원한 경력직 채용에서 김씨만 뽑혔다.

안 검사는 지난해 12월8일 권성동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보고서(1차 보고서)를 위에 올렸다.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 강원랜드 청탁 명단에 ‘국회의원 권성동’이라고 쓰여 있고, 권 의원의 5급 비서관 김○○씨가 권 의원에게 강원랜드 채용을 부탁하는 편지를 작성했으며, 최흥집 전 사장과 권성동 의원은 동향으로 상당한 친분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권 의원의 관련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시사IN> 제544호 ‘지원자 이름과 청탁자 이름이 나란히’ 기사 참조).

안미현 검사가 작성한 이 보고서를 이영주 춘천지검장이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이때 문 총장이 심하게 질책한 것이다. 5월15일 안 검사 기자회견 뒤 문 총장은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문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춘천지검장을) 질책한 적이 있다.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고 이견을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다”라고 해명했다.

‘대포폰 녹취록을 증거 목록에서 빼라’ 지시

결국 지난해 12월13일 안미현 검사는 1차 보고서와는 정반대로 ‘현재까지 조사 결과 권성동 의원은 실제 청탁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보고서(2차 보고서)를 작성해 올렸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언급한 ‘민주주의의 한 과정’을 거친 뒤 제출된 보고서였다. 권성동 의원 소환조사가 막히자, 안 검사는 권성동 의원 보좌관 소환 계획을 세웠다. 12월14일 권 의원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날짜를 조율해 춘천지검에 나와달라는 요청을 했다. 전화 통화를 하고 몇 시간 후, 안 검사는 대검의 연락을 받았다. 왜 대검에 보고도 없이 권성동 의원 보좌관을 소환하느냐고 추궁을 당했다. 이미 염동열 의원 보좌관은 소환했고 구속까지 된 터였다. 염 의원실 보좌진은 한 명이 아니라 여럿이 조사받았고, 당시 수사도 대검에 사전 보고 없이 진행했다.

ⓒ연합뉴스
강원랜드 수사단은 ‘문무일 검찰총장(위)이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안 검사가 뒤늦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춘천지검의 소환 요청 전화 이후 권 의원 보좌관은 권성동 의원과 통화했다. 권 의원은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 다음 대검 연구관이 춘천지검으로 다시 연락했다. 권성동 의원은 수사 절차에 대해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검사는 권성동 의원 보좌관을 소환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20일 최흥집 전 사장과 염동열 의원 전 보좌관 등을 추가로 구속기소하며 2차 수사를 일단락했다. ‘외압’은 멈추지 않았다. 최흥집 전 사장 구속 이후 첫 재판이 1월9일 열렸다. 추가로 수집된 증거를 법정에 내야 했다. 재판 전날인 1월8일 최흥집 전 사장과 법조 브로커로 지목된 최 아무개씨 사이 대포폰 녹취록을 증거 목록에서 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안 검사는 반드시 문제가 생길 거라며 안 된다고 맞섰다.

같은 지시가 계속 내려왔고 이를 따르지 않은 안 검사는 수사에서 배제됐다. 안 검사는 지난 2월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와 <시사IN>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안 검사 폭로 이틀 만에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꾸려졌다. 수사단은 5월15일 안 검사 기자회견 직후 보도자료를 냈다. ‘직권남용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에 대한 기소 방침을 세우자, 문 총장이 애초 약속과 달리 수사 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주장을 담았다. 권성동 의원에 대해 수사단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하지만 ‘3차 수사(수사단)’마저 ‘검찰 내 외압’ 논란에 휩싸이면서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