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산업을 이끄는 한국관광공사 사장에 안영배 전 국정홍보처 차장이 5월 중순 취임했다. 안영배 사장은 〈월간 말〉과 〈미디어오늘〉 등에서 일한 언론인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을 지냈고, 이후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19대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 실무팀으로 불린 ‘광흥창팀’에서 일하는 등 ‘친문’ 진영 핵심으로 꼽힌다. 관광산업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맞다.

ⓒ시사IN 양한모

언론은, 응당 비판했다. 낙하산 인사가 공공기관장에 앉았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도 “관광 분야 경력이 전무한 광흥창팀 친문 인사”라고 반발했다. 맞는 말이다. 오죽하면 안영배 사장 스스로 취임식에서 “(제가) 관광 분야에 대한 전문가라고는 말씀드리기 어렵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새로운 여행지를 개척하는 모험가의 자세로 관광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겠다”라고 말했을까.

그런데 관광공사 사장 낙하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임 정창수, 전전임 변추석 사장은 각각 박근혜 대선 캠프와 인수위원회에서 일한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때 햇수로 5년 동안이나 사장을 지낸 인물은 독일 출신 귀화인이자 방송인 이참씨였다. 이참 전 사장은 소망교회 신자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대운하특별위원회 특보로 활동했다. 관광공사 사장 취임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안영배 사장 취임을 사설로도 비판한 한 언론은 2009년 이참 사장 취임 직후 “이참씨의 이력이 관광공사 사장에 적합하냐 여부는 적어도 역대 사장과 비교하면 밀리지 않는다”라고 자락을 깔더니, 이후 이참 사장의 가족여행에 동행하고 음식 토크를 진행하는 등 이런저런 기획기사를 내보냈다. 글쎄, 묻고 싶다. 이참은 밀리지 않는데 안영배는 밀린다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 남다른 논리를 좀 설명해주기 바란다. 자칫 ‘내로남불’이 되기 십상이다. 눈치 빤한 사람들은 ‘신임 사장 길들이기 아니냐’고 흘겨보는 이도 있다. 혹여 그럴 리 없겠지만, ‘안영배 낙하산’을 비판한 언론이 이후 관광공사와 이런저런 사업을 펼치는 모습은 정말이지 보고 싶지 않다.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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