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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심’과 두 앵커 흥미는 ‘진진’하네

2018년 06월 11일(월) 제560호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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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열리는 송파구는 서초구·강남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묶이는 보수 정당의 표밭이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앞서가고 배현진·박종진 두 보수 후보가 쫓고 있다.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전국의 관심이 쏠린다. 이름값 높은 후보들이 여러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3선 의원을 지낸 최재성 후보가 출마했다. 자유한국당 후보는 배현진 전 MBC 앵커다. 바른미래당은 박종진 전 MBN·채널A 앵커를 공천했다. 대통령과 야당 간판들의 대리전 양상도 보인다. 선거 후 정치권 흐름을 가늠할 만한 지역이기도 하다.

송파구는 서초구·강남구와 함께 ‘강남 3구’로 묶이는 보수 정당의 표밭이었다. 송파을 선거구는 석촌동·삼전동·가락1동·문정2동·잠실본동·잠실2동·잠실3동·잠실7동이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잠실 지역이 특히 보수적이다. 송파구가 갑·을·병 선거구로 나뉜 2004년 17대 총선 이래 송파을에서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 후보는 19대 총선까지 3연승을 거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바른미래당)가 44%를 득표해 당선했으나, 공천 갈등을 겪은 새누리당이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후보를 내지 않은 덕을 봤다. 선거 직전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순 후보는 39.5%를 득표해 불과 4.5%포인트 차이로 낙선했다.

ⓒ시사IN 윤무영
5월26일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운데)와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송파문화예술축제에 참석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번 재선거를 앞두고 주로 이목을 끄는 이들은 야당 후보이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스스로 “현 정권의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앵커 시절이던 2012년, 배 후보는 MBC 총파업 중 노조를 탈퇴하고 <뉴스데스크>에 복귀한 바 있다. 지난해 말 최승호 MBC 사장이 취임하자 그녀는 발령 대기 상태로 3개월을 보냈다. 사표를 내고 3월9일 ‘홍준표 1호 영입’으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그녀는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지원 특위’ 위원이 되었다. 4월30일 출마 선언식에서 배현진 후보는 “권력과 언론이 야합하여 유례를 찾기 힘든 언론 탄압과 방송 장악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정권하에서는) 언론 탄압이 없었다고 자부한다”라고 말했다.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는 공천 갈등으로 화제가 되었다. 지난해 바른정당 영입 1호로 정치권에 뛰어든 그는 당내 경선에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5월24일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이 지역 출마 선언을 하면서 상황이 묘해졌다. ‘유승민계에서 영입을 주도한 박 후보를 안철수계가 비토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손 선대위원장이 하루 만에 불출마로 입장을 바꾸며 박 후보가 공천장을 받았지만, 기자에게 그는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감정이 좋을 수가 없다.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날까지 손 선대위원장은 몇 차례나 ‘출마하지 않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당내에서 그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두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 등장한 ‘세금폭탄’

ⓒ시사IN 윤무영
5월29일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아래)가 출근하는 시민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방송으로 얼굴을 알린 두 후보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샀다. 배현진 후보는 “먼저 알아보는 시민들이 많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분들도 꽤 된다”라고 말했다. 한 자유한국당 구의원 후보는 선거사무소 건물에 배 후보와 찍은 대형 사진을 걸어두었다. 박종진 후보의 출근길 인사 구호는 “<쾌도난마>(채널A에서 박 후보가 진행하던 프로그램)의 그 박종진, 대한민국 정치를 쾌도난마하겠습니다”였다. 박종진 캠프 관계자는 “공천 문제가 알려지면서 오히려 인지도에 도움이 됐다. 명함 몇천 장 돌리는 것 이상의 효과였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선거를 보름 앞둔 두 보수 정당 후보의 지지율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tbs 의뢰로 5월29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배현진 후보의 지지율은 19.1%, 박종진 후보는 11%였다. 최재성 후보는 과반인 54% 지지율을 얻었다. 최 후보의 지지율은 모든 연령대에서 1위였다(t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월29일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현장에서도 최재성 후보의 인기는 심상치 않다. 5월26일 최 후보는 송파문화예술축제에 참석했다. 대표적 부촌인 잠실3동에서 열린,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다. 객석을 돌며 인사하는 최재성 후보에게 노인 관객 다수가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어깨를 두드리는 이도 여럿이었다. 무대 뒤에서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3분에 한 명꼴로 시민들이 다가와 지지를 밝혔다. 최 후보는 “어르신들의 호응이 특히 고무적이다. 남양주갑에서 53% 득표한 19대 총선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남양주갑은 최 후보가 3선을 지낸 ‘홈그라운드’다.

송파을 재선거의 이례적 구도는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70% 이상인 대통령 지지율이 송파을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다. 지난 대선부터 변화의 조짐은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도 홍준표 후보에게 몰표를 준 대구·경북과는 판이했다. 문재인 후보의 송파을 지역 득표율은 39%로, 전국 평균(41%)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홍준표(24%)·안철수(22%) 후보의 득표율 역시 전국 평균과 흡사했다. 자칭 타칭 ‘문재인의 복심’ 최재성 후보가 출마하자 보수 후보들의 파이 자체가 작아졌을 수 있다.

줄어든 보수 표를 나눠 가져야 하는 상황도 두 야당 후보에게 악재다. 공략하는 지지층이 사실상 일치한다. 배현진·박종진 두 후보가 ‘강남 보수’를 겨냥해 내놓은 경제 공약에는 별 차이가 없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면제가 골자다. 배현진 캠프 사무소 플래카드에도, 박종진 후보의 선거공보물에도 ‘세금폭탄’이라는 표현이 쓰였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세금만 급등했다’는 주장도 같다. 최근 나온 재보선 여론조사들을 보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후보 모두 지지율 10%대인 곳은 송파을이 유일하다.

여론조사 지지율과 후보들의 전망은 상반된다. 최재성 후보가 “여전히 어려운 지역이지만 해볼 만하다”라고 말한 반면, 배현진·박종진 후보는 “여론조사에 개의치 않으며, 승리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재성 후보가 원내에 재진입하면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배현진 후보나 박종진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소속 당의 처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급부상할 기회일 수 있다. 하지만 큰 차이로 패한다면 길지 않은 정치 경력이 때 이르게 마무리될 수도 있다. 특히 공천 갈등을 겪은 박 후보가 낙선한다면 바른미래당의 내홍 가능성도 높아진다. 박종진 후보는 “내가 당선되더라도 서울시장 선거의 향방에 따라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안철수 후보가 반드시 당선돼야 당이 유지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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