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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철옹성 허물어진 6·13 지방선거

2018년 06월 21일(목) 제562호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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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까지 ‘기초단체장 리그’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우세했다. 2000년 이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지역은 109곳이었다. 자유한국당 계열은 45개에 그쳤다.

<시사IN>은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1995년 1회부터 2014년 6회까지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선거 데이터를 조사했다. 그런 다음 2000년 이후 선거로 특정해 당선자의 출신 정당을 살펴봤다.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네 차례 지방선거를 정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지역은 기초단체 226곳 중 109곳이었다.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이 당선자를 배출해보지 못한 지역은 45개에 그쳤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광역자치단체장(시·도) 선거에서 대등한 경쟁자처럼 보였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2014년까지 ‘기초단체장 리그’에서는 체급이 달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압승했다. 민주당 전패 기초단체 109곳으로 한정해보면, 민주당은 이 중 53곳에서 후보를 당선시켰다(위의 그림 참조). 2000년대 이후 한 번도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를 뽑지 않았던 지역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이는 자유한국당 지지 기반의 균열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 ‘불모지’ 109곳은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의 ‘텃밭’으로 바꾸어 부를 수 있다. 이 구역은 크게 세 블록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의 강남 3구, 인천·경기·강원에 걸쳐 있는 휴전선 접경 지역, 그리고 영남. 세 지역은 각각 보수 정당 유권자들의 특성을 대변한다. 계층으로는 부동산 등 자산 보유 보수층(강남 3구), 이념적으로는 강한 안보의식(접경 지역), 지역으로는 영남(영남). 역대 선거에서 이 블록들은 굳건하게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을 지지해왔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블록을 구성하는 기초단체가 대거 이탈했다.

강남 3구를 보자. 서초·강남·송파구는 2002년부터 2014년 지방선거까지 내리 네 번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 소속 구청장이 선출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강남구와 송파구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노무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언론특보를 맡았던 민주당 정순균 후보는 자유한국당 장영철 후보를 46.1% 대 40.8%로 누르고 강남구 최초 민주당 구청장이 되었다. 서초구는 서울의 25개 구 중에서 유일한 자유한국당 승리 지역이다.

ⓒ정순균 캠프 제공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당선자는 강남구 최초 민주당 구청장이다.


강남 3구는 2016년 총선부터 흔들렸다. 서초·강남·송파의 국회의원 선거구 8곳 중 3곳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서초·강남·송파에서 모두 문재인 후보가 1위를 했다. 6월13일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되며 강남 벨트의 이탈은 가시화됐다.

두 번째로 인천·경기·강원 접경 지역이다. 휴전선·북방한계선(NLL)과 맞닿아 있는 기초단체 9개에 인접한 경기도 포천시, 강원도 화천군을 더해 11개 곳이다. 김포를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기초단체 선거 결과 데이터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장세용 캠프 제공
대구·경북 지역 단체장 중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였던 장세용 구미시장 당선자.
인천 강화군, 경기도 연천군·포천군, 강원도 철원군·화천군·양구군·고성군까지 7곳은 2000년대 이후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연천군·포천시, 강원도 철원군·화천군은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 출신 기초단체장이 내리 선출됐다. 인천 강화군에서는 무소속이 세 번, 강원 양구군·고성군에서는 무소속이 한 번 당선됐고 그 외 선거에서는 역시 자유한국당 계열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접경 지역의 민주당 ‘불모지’ 7개 중 이번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단체장이 생긴 곳이 나왔다. 경기도 포천시, 강원도 양구군과 고성군이다. 포천시에서는 박윤국 후보가 52.1%, 양구군에서는 조인묵 후보가 48.6%, 고성군에서는 이경일 후보가 48.9%를 득표해 당선됐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보수적 안보관을 가진 유권자들의 선택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조인묵 캠프 제공
조인묵 강원 양구군수 당선자.
마지막으로 명실상부 보수 정당의 지역적 뿌리인 영남이다. 2014년까지의 지방선거 데이터는 그 명성을 증명한다. 2000년 이후 네 번의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울산·부산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는 0명이다. 경남은 18개 기초단체 중 김해, 밀양, 함양을 뺀 15개 지역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기초단체장이 선출된 적이 없다.

부산 13개 구에서 최초로 민주당 구청장 당선


후보자 데이터를 보면 영남 지역의 정치 지형은 더 선명해진다. 대구 기초단체 8곳 중 2002년, 2006년, 2010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한 번도 출마하지 않은 지역은 3곳이다. 경북은 기초단체 23곳 중 12곳, 부산은 16곳 중 2곳, 경남은 18곳 중 5곳에서 아예 민주당 후보가 없었다. 이 지역에서는 유권자에게 주어지는 선택지가 보수 정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정도였다.

영남이라는 철옹성은 6·13 지방선거에서 반절가량 허물어졌다. 울산의 5개 구 전부와 부산의 13개 구에서 최초로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됐다. 경남은 민주당 출신인 허성곤 김해시장이 재선에 성공했고, 경남 창원시·통영시·거제시·양산시·고성군·남해군이 처음으로 민주당 기초단체장을 갖게 되었다.

특히 조선업이 중심 산업인 남해안 중공업 벨트(거제·통영·고성)와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가 모두 민주당으로 넘어온 것이 눈에 띈다. 조선업 침체로 지역 경제가 위기를 맞은 이 지역들은 한국판 ‘러스트 벨트’라 불리기도 한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장기 집권했던 보수 정당을 갈아치우고 힘 있는 여당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 당선자.
2016년 총선부터 시작된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TK)의 균열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 벌어졌다. 당선자가 쏟아진 부산·울산·경남과 달리 TK 지역에서 민주당이 건진 승리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여전히 경북 기초단체 7곳과 대구 달성군에서는 후보를 내지 못했다. 그래도 TK 지역의 유일한 민주당 당선자가 구미시장이라는 건 예사롭지 않다. ‘박정희 고향’ 경북 구미시에서 민주당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14%를 득표했고, 그 이전 지방선거에서는 한 번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이번에 민주당 장세용 후보는 40.8% 대 38.7%로 자유한국당 이양호 후보를 제치고 구미시장에 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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