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7일 이명박 횡령·뇌물 혐의 등 3차 공판

검찰은 김성우 전 다스 사장, 이동형 전 다스 부사장(이명박 조카) 등의 참고인 진술조서 내용과 권승호 전 다스 전무, 조○○ 다스 경리팀 직원 등의 피의자 신문조서 내용을 공개했다. 이명박 피고인은 약 17분간 다스·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을 직접 반박했다. 이명박 피고인 측은 앞서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진술조서를 비롯한 각종 증거를 재판에 쓰는 데 동의한 바 있다. 이날도 증인이 따로 출석하지 않았다.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검찰 진술 내용과 이에 대한 이명박 피고인의 발언에 집중했다.

검찰: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진술 내용이다. “1985년 이명박의 지시를 받아 현대건설에서 퇴사해 2년 동안 준비해 1987년 7월 대부기공(다스의 전신)을 설립했다. 과거 이명박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적도 있다. 실제 사주이기 때문이다. 1985년 이명박의 지시를 받고 대부기공을 창업할 때 창업자금으로 설립 자본금 중 한국 지분 66%를 지원받았는데, 창업자금으로 구입한 컴퓨터, 회사 비품 등 소소한 것까지 전부 이명박에게 보고했다. 구 영포빌딩이나 논현동 자택 찾아가 결산보고서와 직원 급여 인상, 인사이동, 진급 등의 보고를 했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나서는 관사가 있는 혜화동에 가서 보고했다. 비정기 보고는 나와 다스 관리본부장 등이 자택에 찾아가서 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측에서 BBK 등 다스 실소유주 문제 의혹을 제기해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 내가 나서지 않고 이명박의 자금관리인 김재정(이명박 처남)을 통해 수시로 보고했다. 다스 대표로 있는 동안 1996년부터 2001년까지 비자금을 조성한 적이 있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대부기공은 매출 규모나 수익이 미미해 비자금을 쉽게 조성할 수 없었다. 1995년경 대부기공이 다스로 상호를 바꾸면서 일본 지분을 정리했다. 형식상 이상은과 김재정 명의로 돼 있지만 사실상 자본금과 설립자금을 전액 조달한 MB(이명박)가 실소유주다.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오너의 지시에 거부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것은 나, 김재정, 권승호 전 다스 전무, 조○○ 전 다스 경리 직원, 이영배(다스 협력업체 금강 대표), 그리고 비자금을 최종 수령한 이명박이다. 거래업체를 통해 물품대금을 부풀려 반환받는 방법으로 마련했다. 피고인의 선거비용으로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안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이 되기 직전에 비자금 조성을 중단하라고 나와 권승호 전 다스 전무에게 지시해 그만뒀다.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비자금을 받는 것이 신변에 위험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림 우연식6월7일 3차 공판에 출석한 이명박 피고인은 “한 번 재판하면 3일간 거의 밥을 못 먹는다.
일주일 두 번만 (재판받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명박:전체를 이해하는 데 판사님께 도움이 될까 싶어 이야기를 한다. (다스) 전직 경리과장, 운전기사 등 여러 사람이 이상은 회장은 별로 관심도 없는 것 같으니까 원 주인이 아닌 것 같다는 뉘앙스로 (검찰에서) 말했다. 그 사람들이 그 위치에서 자세한 걸 알 수 없다. 이 사람들이 사람(형)을 잘못 파악했다. 무서운 사람이다, 이상은 회장이. 자기 소유에 대해 내 회사인데 내 거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나? 없다. 다스는 유일한 고객이 현대차니까 서울에서 이뤄지는 큰일이 많은데 그 사람들(경주 직원들)이 과장 이상은 못 만날 거다. 그 일은 결국 이 회장이 하는 거다. 이 회장이 관심 없는 것 같지만, (대통령) 재임 전에 형제들이 1년에 6~7번 의무적으로 만났는데 그때 이상은 회장이 다스에 대해 말하는 거 보면 훤하다. 형님은 ‘내가 다 알고 있다’ ‘자료는 내가 다 받는다’고 말했다. 우리 형님이 자료를 몇십 년 쌓아놓는 습관도 있다. ‘동생인 네가 1년에 한두 번 정도 회사를 봐주면 굉장히 도움이 될 거다’라고 했다. 그래서 수시로 전화가 오기도 했다. 제가 (검찰 조사 내용을 보니) 뭐 여러 사람이 전부 나를 만났다더라. 요 근래 생각해보니까 서울에서 나를 만나고 왔다고 하면 회사(다스) 내에서 큰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스 주요 관계자를 자신이 직접 채용했다는 주장을 반박하며) 김성우(전 다스 사장)가 인사 왔을 때 ‘자네 누구 추천인가’ 물었다. ‘누가 추천했다’ 그렇게까지 말했다. 권승호(전 다스 전무)는 뭐 와서 인사할 것도 없었다. 아마 김성우가 데려왔을 거다. 그 사람들 조서 보니까 내가 스카우트했다고 한 거 같다. 채동영(전 다스 경리팀장)이라는 사람도 우리 여동생이 그 누나인지 하는 분을 ‘선거 때 많이 도와줬다’며 데려왔더라. 그 친구가 미국 회계사 자격증이 있다고 했다. 혹시 필요하다면 참고해보시라고 해서 고용된 사람이다. 근데 아주 뭐 세가 당당하더라고, 검찰 조서 보면. 내 ‘빽’으로 갔으면 좀 (다스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다 잘렸더라고. 서울시 공관에 와서 보고를 했다고 하는데, 다들 뭘 착각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4년 내내 상가 사람들, 재개발 사람들도 와 있었고 그 당시 야당 시장이어서 공관에 누가 오는 걸 조심했다. 그런 시절이기 때문에 공관에 개인회사 사람들 왔으면 다 알 텐데, 떼 지어 왔다는데 (말이 안 된다). 검찰은 무소불위니까 돈이 끝까지 어디로 갔는지, 내 이름으로 부동산을 샀는지, 어디 차명 부동산을 샀는지 추적해달라. 내가 60억원을 2012년 퇴임 이후 갖다 썼다는데 그 돈이 도곡동 땅인지 뭔지 우린 알 수가 없잖나. 사실 퇴임 전에 농협이 주거래은행이었다. 퇴임하고 나면 경호실도 들어와야 하고 이런 사정 때문에 집을 새로 해야 했다. 그래서 농협에서 돈을 좀 빌려 써야겠다고 했을 때 우리 맏형(이상은 회장)이 ‘대통령 나온 사람이 은행에 돈을 빌리느냐. 내가 할 수 있다’고 해서 시작된 거다. 그래서 ‘고맙다, 그래도 이거 차용서 써놓아야 한다’고 했고, 형이 ‘그래 차용서 써라. 어떻게 하든지 내가 하겠다’ 해서 우리 형제가 시작했던 거다. 그런데 검찰은 도곡동 땅이 자기(이명박) 거니까 그냥 갖다 썼다고 한다. 저는 그런 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또 하나 재판장 이해에 도움이 될 말씀을 드린다. 초기에 일본 회사가 34%, 나머지 66%는 김재정 (이름으로 자금을 댔다). 김재정은 형님이 데리고 간 거다. 자본금이 부족해서 그랬을 수도 있고. 형님이 그전에 사업을 했는데 그때부터 김재정이랑 어울려 다니다가 같이 했던 거 같다. 그런데 내가 돈을 보냈으면 이상은 형님 이름이지 왜 김재정이겠나. 나는 그 당시에는 이상은 주도로 알고 있었지 (이상은과 김재정이) 자금을 5대 5로 했는지도 알지 못했다. 내가 보낸 게 아니다. 그리고 제가 양심이 있지. 그 넓은 도곡동 한지에 현대건설 땅하고 맞붙은 그 땅을 제가 사가지고 (뭐 하겠나). 투자하려면 거기가 뭐 땅값 올라갈 자리도 아닌데….

ⓒ연합뉴스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6.15

판사:그 말씀은 하셨으니까 넘어가시고….

이명박:네. 자본금을 보냈다는 거다. 김재정 이름으로 돼 있다고 검찰 조서에도 나와 있다. 그럼 내가 아닌 건 분명하지 않겠나. 은행에서 찾아주면 좋고 안 그러면 찾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찾을 의무는 검찰이 져야 하지만 우리가 꼭 찾아야 할 것 같지 않다. 미안한데 말이 좀….

판사:아니다. 다 하셨죠?

이명박:뭐 더 이야기할 힘도 없다.

판사:중복되는 부분이나 다툼 없는 부분은 좀 줄여주시면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 같다. 일단 기일은 세 번씩 잡아야 될 것 같다. 화·목·금으로 일괄 지정하겠다. 오늘 더 말할 거 있나?

이명박:재판장님, 저는 가능하면 재판에 응하려고 하는 쪽 자세다. 그런데 한 번 재판하면 3일간 거의 밥을 못 먹는다. 어제부터 오늘 아침, 점심 이렇게 또 끝나면 이틀간 밥을 못 먹는다. 쉽지 않다. 그래서 재판장께서 양해가 되시면 일주일 두 번 하고 좀 효율적으로. 저도 건강 봐가면서 제가 자진해서 나가겠다고 얘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판사:두 번 잡아도 건강 어떻게 되실지 모르니까 일단 화·목·금 기일을 잡고 그때 가서 또 다음 주 진행해보고 다시 얘기해보자. 지금 말대로 검찰 측에서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방법 찾아주시고. 오늘 재판 이것으로 마치겠다.

기자명 전혜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woni@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