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는 전통적인 이야기 그림책입니다. 신시아 라일런트의 글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적입니다. 그림이 딱히 현대적이거나 개성적이지도 않습니다. 캐스린 브라운은 전통적인 수채화를 그렸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이 독자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그림이 어떻게 이 책의 ‘주인공’이 되었을까요?
어느 날, 갈색 강아지 한 마리가 할머니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갈색 강아지는 무척 배가 고파 보였습니다. 할머니는 냉장고에서 햄 한 덩이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강아지는 매일 할머니를 찾아왔습니다. 할머니는 매일 강아지에게 먹을 것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강아지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보다 오래 살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물에 사람 얼굴을 그려 넣은 이유
평범해 보이는 캐스린 브라운의 그림이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시아 라일런트의 글을 읽는 동안 독자의 마음속에서는 주인공 둘이 보입니다. 바로 할머니와 갈색 강아지입니다. 〈이름 짓기 좋아하는 할머니〉는 자기보다 오래 사는 물건에게만 이름을 지어주던 할머니가 어떻게 갈색 강아지에게 이름을 지어주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자꾸 그림에 신경이 쓰입니다. 주인공 할머니와 갈색 강아지가 아니라 자동차 베치, 의자 프레드, 침대 로잰느, 집 프랭클린에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마치 그들이 우리를 쳐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맞습니다! 실제로 베치, 프레드, 로잰느 그리고 프랭클린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림 작가 캐스린 브라운은 사물에 사람 얼굴을 그려 넣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름을 가진 자동차·의자·침대·집이 이름 없는 할머니와 갈색 강아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홀로 남겨지는 게 두렵고 상처받는 게 두려워서, 먼저 떠나는 게 두려워서 사랑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
침대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해본 이에게
침대에서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해본 이에게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양으로 사는 게 어떤지 알고 있나요? 사실 양으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 쉽습니다.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 놀다가 먹다가 자다가…! 참 쉽지요? 그런데 양의 삶에는 놀고 먹고 자는 거...
-
하필이면 해골들이 뼈를 도둑맞았네
하필이면 해골들이 뼈를 도둑맞았네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이곳은 도시 오스탕드르입니다. 해골들이 모여 사는 곳이지요. 해골 인구는 1275명이고 뼈의 수는 다 합쳐서 27만300개입니다. 달빛이 찬란한 어느 밤, 세탁소 아가씨가 뼈를 도...
-
“비는 왜 와요?” “새들이 울어서…”
“비는 왜 와요?” “새들이 울어서…”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바닷가 유치원’에서 엄마와 꼬마가 나옵니다. 엄마는 노란 우산을 썼고 꼬마는 노란 비옷을 입었습니다. 길가 단층집 마당에서는 아주머니가 널어놓은 빨래를 걷느라 바쁩니다. 꼬마는 ...
-
매일 아침 창밖에 마법이 펼쳐진다면
매일 아침 창밖에 마법이 펼쳐진다면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창밖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창밖을 내다보던 윌리엄은 너무 궁금해서 재빨리 계단을 뛰어 내려갑니다. 세상에! 하룻밤 사이에 마법처럼 부엉이 나무가 나타났습니다. ...
-
마음 끌어당긴 적막한 그림 한 장
마음 끌어당긴 적막한 그림 한 장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저는 한 달에 두 번 그림책 서평을 씁니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제 눈에 재미있는 그림책을 한 달에 두 권이나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그림책이 참 많습니...
-
맛있는 빨간 열매가 머리 위로 톡
맛있는 빨간 열매가 머리 위로 톡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이지은 작가는 아주 세련된 솜씨로 글과 그림의 하모니를 완성했습니다. 마치 뮤지컬에서 사랑하는 두 주인공이 노래하며 대사를 주고받듯, 글과 그림이 노래를 주고받는 것 같습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