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킨 검프는 미국의 대형 로펌입니다. 세계 20개국에 사무실이 있고, 소속 변호사는 900명이 넘습니다. 본사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습니다. 워싱턴의 로비 업계는 로펌이 몰려 있는 거리 이름을 따서 ‘K스트리트’라고 불리는데 아킨 검프는 K스트리트에서 제일 잘나가는 로펌 중 하나입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아킨 검프 소속 컨설턴트와 로비스트들은 공화당의 젭 부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등 유력 후보들의 캠프에서 활약했습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삼성과 이명박 피고인을 연결해준 아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를 “미국과 한국 사이를 중개하는 로비스트”라고 말합니다.
아킨 검프는 2007년부터 김경준씨를 상대로 한 BBK 투자금 반환소송 항소심에서 다스를 대리했고, 2009년에는 수석 변호인(Leading Counsel)이 되어 다스가 미국에서 진행하는 미국 소송 전반을 관장했습니다. 하지만 아킨 검프가 이명박 피고인에게 제공한 서비스는 다스 소송 대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검찰은 한·미 양자 무역 및 정치 이슈 전문가인 김석한 변호사가 이 피고인에게 외교적 조언이나 컨설팅까지 해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7월10일 재판에서 검찰은 외교 관계 컨설팅과 관련해 김 변호사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전달한 보고서 여러 건을 제시했습니다. ‘한·미 FTA 현황과 제111차 미 의회 전망’ ‘한국의 미국 내 정치적 위상과 효과적인 로비 시스템’ ‘정상회담 관련 대외비 문건’ 등입니다. 2010년 5월 김 변호사가 작성한 ‘차기 주한 미국 대사 관련 대외비 보고서’에는 ‘높아진 한국의 위상에 맞는 임명을 위해 VIP가 캐나다 G20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말하는 게 적절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김석한 변호사는 미국 내 전문 업체를 물색해 PI(President Identity) 컨설팅, 즉 대통령 이미지 컨설팅도 추진했습니다. 김 변호사가 접촉한 업체 중 한 곳인 ‘웨버 샌드윅’은 ‘20년간 콜롬비아·인도네시아·필리핀 대통령과 유럽연합·독일·불가리아·칠레 등의 고위 공직자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라고 홍보합니다.
검찰 공소장을 보면 이명박 피고인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명박 피고인은 대통령 임기 말이던 2012년, 삼성이 아킨 검프에 송금한 자금 중 소송 대리 비용으로 사용되지 않은 채 김석한 변호사가 관리하는 나머지 돈을 회수하기 위해 김백준 전 기획관을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에게 보냈다고 검찰은 주장합니다. 김석한 변호사가 “적립된 돈이 없다”라고 말해 결국 잔금을 챙기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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