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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집사 김백준 “다들 돈 냄새는 금방 맡는다”

2018년 08월 10일(금) 제569호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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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을 공개했다. 김 전 총무기획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김성호 당시 국정원장에게 자금을 받아 수석들에게 집행했다는 내용이다.

■7월27일 이명박 횡령·뇌물 등 16차 공판

국정원 자금 상납 혐의에 대한 심리가 계속됐다. 이명박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2억원씩 세 차례, 10만 달러(1억1200만원) 한 차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뇌물죄와 국고 등 손실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재판 도중 잠시 검사와 변호인 사이에 언성이 높았다. 판사가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할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중재하자, 이명박 피고인도 “김 변호사님 웃으면서 하세요”라며 거들었다.

ⓒ그림 우연식

검찰: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7회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겠다. 6회 검찰 조사까지는 혐의 일체를 부인하다가 7회부터 시인한다. 김백준은 태도를 바꾸어 사실대로 진술하게 된 경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그동안 조사받으면서 국정원 돈을 받은 사실이 기억났다. 이명박 대통령과 의리 때문에 버티고 있었는데 청와대 주도로 여론조사한 것까지 다 나와 있었고 제가 결재한 사항과 여론조사 비용 등이 기재돼 있어서 놀랐다. 더 이상 아니라고 하는 게 의미 없는 것 같아 변호인과 면담 후 간단하게 제 생각을 진술서로 써 냈다.”

검사가 “국정원 직원을 만나 현금이 들어 있는 여행용 캐리어를 받은 사실이 있나”라고 묻자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예, 그렇습니다. 2008년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된 후 청와대 인근 무궁화공원 주차장에서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집권 초였고 국회의원 선거도 앞두고 있어 정책 홍보 등 이런저런 일로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 이동관 수석(당시 청와대 대변인) 등이 지원해달라고 했는데 돈이 부족했다.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외활동 활발한 비서관들에게는 업무추진비를 더 할애해주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돈이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 정도 필요한지 물어봐서 2억원 정도라고 했다. 그 이후 김성호 국정원장이 저에게 전화를 해 자금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이 청와대 인근 무궁화공원 주차장으로 와서 전화를 했다. 부하 직원을 데리고 나가 캐리어를 받았다.

(대통령에게 2억원을 받았다고 보고했나?) 네. 전화로 보고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 찾아가서 보고했다. (이 돈을 어떻게 사용했나?) 어떻게 알았는지 금세 수석들한테 돈 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돈을 집행해주었다. 대통령이 수석들에게 얘기해준 것 같다. 다들 돈 냄새는 금방 맡는다.”  

판사:오후 2시까지 휴정하겠다(점심 식사를 위해 법정을 나서던 이명박 피고인이 중학생을 발견하고 방청석으로 다가갔다).

이명박:어느 학교 학생이에요?

학생:(일어선 상태로) ○○중학교입니다(함께 온 중년 남성이 “얘가 대통령님 책도 다 읽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판사:오후 재판 시작하겠다.

검찰: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휴대전화 분석 내역이다. 피고인이 장다사로를 통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2018년 2월2일 ‘태도 바꾼 MB 집사 김백준 버틸 만큼 버텼다고 전해라’라는 기사가 나온다. 2월4일 장다사로는 피고인의 최측근들에게 ‘4일 17:00 대책회의 소집’ 문자를 보낸다. 그리고 2월4일 오후 8시39분 전 법무부 장관 이귀남에게 문자를 보낸다. (아래는 2018년 2월4일 장다사로와 이귀남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장다사로:김성호 (국정)원장이 최근 진술 내용 확인 가능한지 여쭤보시네요. 건강 잘 챙기십시오.
이귀남:누구의 진술 내용인가요?
장다사로:김성호 원장의 진술입니다. 입장을 바꿨는지.

첫 번째 문자 메시지의 ‘김성호 원장이’는 ‘김성호 원장의’의 오타로 보인다. 20시31분 이귀남이 장다사로에게 전화해 28초간 통화를 한다. 이후 계속적으로 통화가 이어진다.

변호인:검찰은 올해 초에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 보도가 나가고 나서 전 청와대 비서실장, 정무수석, 홍보수석, 전 법무부 장관이 모여 티타임 한 걸 가지고 증거인멸이라고 한다. 증거인멸은 그런 비전문가들과 하는 게 아니다. 저도 거기 있었지만 그런 자리에서 정하는 건 대통령께서 입장을 발표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런 문제다.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의 논리에 허점이 있다. 김백준은 검찰 조사에서 1차 수수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은 국정원 자금 수수에 총 세 차례 관여했다. 2008년 3~5월경 1차 때는 이명박 피고인으로부터 전달받았고, 2008년 4~5월경 2차 때는 청와대 인근에 온 국정원 직원에게 직접 수령했다). 김백준은 다음과 같이 진술한다. “제가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가자 대통령께서 내실 안쪽을 가리키며 ‘안쪽에 있다’라고 해 그곳에서 국정원 자금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나왔다. 1층까지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했다. 타고 내려오면서 본관 옆에서 대기하던 운전기사 안○○에게 본관 앞으로 오라고 했다. 안○○이 캐리어를 받아서 자동차 트렁크에 담았다.”

우선 청와대 본관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다. 국빈 전용이 하나 있지만 평소에는 잠겨 있어 사용할 수 없다. 계단을 에스컬레이터로 잘못 기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백준 같은 고령자가 1만원 지폐로 가득한 여행용 캐리어를 들고 계단을 내려오면서 다른 한 손으로 운전기사에게 전화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김백준은 상상을 마치 사실처럼 진술한 것이다.

2차 수수와 관련해서도 김백준은 거짓 진술을 했다. 2018년 7월23일 작성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사실 확인서이다. 청와대 재직 기간 중 청와대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된 적 없다는 내용이다.

2008년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던 김주성은 김성호 국정원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청와대 내에 자신을 지지해줄 세력을 만들 필요가 있었다. 개인적인 목적으로 대통령과 무관하게 국정원장 승인 없이 국정원 자금을 김백준 총무기획관에게 공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김백준 묘사에 따르면 돈을 받아 오는 게 꼭 첩보영화에 나올 법하다. (대통령 몰래) 뇌물을 받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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