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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 가맹점주 노조 만들어 싸운다

2018년 08월 10일(금) 제569호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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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본사에 단체교섭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지방노동위원회는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라고 인정했다.

ⓒ사카이 다카노리 제공
사카이 다카노리 ‘편의점 가맹점 유니온’ 집행위원장(위)은 “종업원에게 충분한 임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본에는 편의점주 노동조합이 있다. 2009년 세븐일레븐, 2012년 패밀리마트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본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본사는 거부했고, 사건은 노동위원회로 향했다.

오카야마 현과 도쿄 도의 노동위원회는 각각 2014년과 2015년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의 편의점 가맹점주들이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라고 인정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로 구성된 노동조합 ‘편의점 가맹점 유니온’의 집행위원장이자 2003년부터 효고 현에서 패밀리마트를 운영 중인 사카이 다카노리 씨(58)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현재 본사와 단체교섭을 하고 있나?

회사 측은 우리 단체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단체교섭을 요구한) 세븐일레븐과 패밀리마트 사건 모두 중앙노동위원회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 3월 이전에는 결과가 나오리라 본다. 중앙노동위원회도 지방노동위원회(오카야마 현, 도쿄 도)와 똑같이 우리를 노동자로 인정해주는 판단을 내릴 거라고 예상한다.

편의점 가맹점주는 자영업자다. 어째서 노동조합을 만들게 되었나?


지금도 사업단체법상 단체교섭 권리는 있다. 하지만 회사가 지키지 않으면 그뿐이다. 법적 구속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의 권리는 다르다. 회사가 단체교섭을 행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로 법에 따라 처벌을 받는다. 그런 권리를 얻으려고 싸운다. 일본에서는 경영자라 하더라도 사업 조직에 편입되어 있으면 노동조합법상 단결권·단체교섭권·쟁의권(단체행동권) 등 권리를 얻을 수 있다. 재판에서 이를 인정한 사례가 있다.

어떤 사례인가?

가장 유명한 건 프로야구선수회다. 개인사업자인 선수들이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국립극장과 계약을 맺은 음악가들도 노동조합을 인정받았다. 음악가는 개인사업자이지만 극장 시스템에 편입되어 있어서 연습시간 등 스케줄을 모두 (극장으로부터) 건네받아 그에 따라 활동했다. 이낵스 메인터넌스(INAX Maintenance)라는 회사로부터 제품 고장 수리를 지시받던 사람들도 본사 시스템에 편입돼 있다는 이유로 노동조합법에 따라 노동환경이나 임금에 대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도록 인정됐다.

프랜차이즈 중에서는 편의점이 처음인가?


그렇다. 노동위원회가 (본사) 시스템에 우리 사업 자체가 편입되어 있는 것을 인정해주었다. ‘구몬’이라는 학습지 프랜차이즈가 있는데, 그곳도 우리처럼 도쿄 도 노동위원회에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의 권리를 지난해에 요구했다. 원래 노동조합이 영국에서 ‘길드’라는 직인들의 모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직인들도 사업자였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운동은 노동조합의 원점으로 돌아간 운동이라 생각한다.

단체교섭을 요구할 정도로 가맹점주의 노동환경이 혹독했나?

지금도 혹독하다. 100엔짜리 빵이 10개 있다고 해보자. 원가가 70엔이라면 매입가는 700엔이다. 8개 팔렸다면 800엔에서 700엔을 빼니 100엔 이익이 남는다. 일반적인 회계에서 본사가 로열티를 60%, 가맹점이 40%를 받는다면 본사가 60엔, 가맹점이 40엔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편의점 회계로는 8개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8개만큼의 원가밖에 인정받지 못한다. 팔린 건 800엔이고 매입가는 560엔(70엔×8개)밖에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면 매상 총이익이라고 불리는 기초 숫자가 (800엔에서 560엔을 뺀) 240엔이 된다. 그중 본사가 60%, 가맹점이 40%를 가지면 본사는 144엔 이익이 나고 가맹점은 96엔 이익이 난다. 그런데 가맹점은 (남은) 2개분을 자기 경비로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 96엔에서 140엔(70엔×2개)을 빼니 44엔 적자가 된다. 그것이 편의점 회계다. 지금 매입가만 말했지만 영업비 안에는 물론 인건비, 그리고 도시락 먹을 때 쓰는 젓가락이라든가, 상품을 넣을 봉투라든가, 빨대라든가, 그런 돈도 포함된다. 전부 가맹점이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일본의 편의점 회계다.

인건비 부담은 어떤가?

일본의 경우 여당도 최저임금을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중앙최저임금심의회가 올해 최저임금 기준액을 874엔(약 8806원)으로 정했다. 아베 내각이 최저임금 1000엔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은 각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 그런데 편의점 계산 시스템을 바꾸지 않은 채 매년 큰 폭으로 인건비를 올리고 있다. 본사는 매년 사상 최고 이익을 올리고, 인건비가 증가한 만큼의 부담은 모두 가맹점이 진다. 오사카 부의 최저임금 추이를 보면, 1989년 최저임금이 523엔이었다. 2016년에는 888엔으로 올랐다. 만약 월 2명 종업원만으로 꾸려갔을 경우 인건비 차액은 연간 683만 2000엔이다. 1989년 당시 700만 엔 정도 이익이 있었다고 해도 지금은 ‘제로(0)’에 가까운 거다.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해나갈 수 없는 가맹점이 늘어서, 이대로라면 가맹점 형태의 편의점은 일본에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다. 실제로 내 수입도 연간 280만 엔에 불과하다. 내 가게 이상으로 상황이 나쁜 점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맹점주가 스스로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도 그런가?


그렇다. 패밀리마트 가맹점 유니온이 중앙노동위원회에 내려고 조사한 데이터를 보면, 가맹점주의 노동시간이 주 50시간은 넉넉히 넘는다. 심한 경우 100시간을 넘게 일하는 가맹점주도 있다. 나는 대체로 주 80시간, 매월 300시간 넘게 일한다. 그렇게 해도 아까 말한 정도의 수입밖에 손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은 단순히 편의점 가맹점과 본사의 이익 쟁탈전 수준을 넘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도쿄의 편의점 95.5%가 노동법을 위반했다고 도쿄 노동국이 발표했다. 엄청난 수치다. 각각의 가맹점이 나쁜 짓, 부정한 일을 해서 노동법을 위반하는 정도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경영자이므로, 함께 일을 하는 종업원에게 가능한 한 충분한 임금을 지불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까 그걸 충분히 지불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지 않으면 진정한 사회 공헌이 가능한 기업이 되기 어렵다.

일본 편의점은 사회 인프라라고 한다.


지역에 시민세도 낼 수 없는 가맹점이 늘고 있다. (자치단체가) 공공사업을 하려 해도 재원이 없어서 본사가 있는 도쿄의 세금을 교부금으로 받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편의점이) 진정한 의미의 지역 산업이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게다가 제품 폐기에 드는 돈은 전부 가맹점 몫이다. 도시락이든 빵이든 한 개라도 팔려야 본사에 이익이 되니 본사는 항상 손님을 만족시키도록 상품을 많이 진열하라고 한다. 그러면 대량 폐기해야 하는데, 이 경우 가맹점 이익이 줄어들 뿐 아니라 소각로로 쓰레기를 태워야 한다. 모두 세금으로 이뤄진다. 사회 인프라의 중심이라 할 정도로 편의점이 성장했으므로 우리에게도 (사회적) 책임이 있다.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점주가 목소리를 낼 환경은 되나?

지금 유니온에서 활동하는 점포가 130점포밖에 안 된다. 대부분 점포를 그만두었는데, 본사가 계약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는 어느 체인이라도 재계약이나 계약 갱신에 관해 혹은 (계약서의) 각 조항에 대해 전부 본사가 자유롭게 판단해 결정하게 되어 있다. 가맹점과 본사가 협의할 수 있는 장은 하나도 없다. 그러니 본사에 대해 (불편한) 행동을 하면 계약 갱신을 해주지 않을까 봐 불안해서 좀처럼 가맹점이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 부분도 법적인 담보를 얻어서 해결해야 한다. 누군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바뀌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는 한국과 같은 프랜차이즈법(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없다. 최종적으로는 한국이나 미국, 오스트레일리아처럼 프랜차이즈에 관한 법률이 정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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