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直觀)은 무의식의 발현이다. 가령 특정 기기의 조작 편의성을 판단할 때, 우리는 그 사용법이 ‘직관적이냐, 그렇지 않으냐’를 기준으로 삼는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이 성공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직관적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직관수업〉 김선호 지음, 항해 펴냄

직관은 자연스럽고, 초논리적(meta logical)이다. 우리는 자주 직관의 근거 없음을 의심하고 거기에 그럴듯한 논리를 끌어다 붙이지만, 사실은 직관이 먼저 오고 논리가 그 뒤를 따른다. 누구보다도 직관을 따른 인간이자, 스마트폰 창시자이기도 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2005년도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가슴과 직관이 하는 말을 따를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의 교육은 우리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직관을 허용하고 있을까? 사실 과거부터 우리 교육은 학생들에게 온통 ‘이유를 대’라고만 강요했다. 이 요구는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인공지능의 연산 기능은 이미 인간을 압도했으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가 인공지능에 점점 많은 부분을 위탁할 것이라는 게 확실해졌음에도 말이다. 우리는 늘 정답을 찾아야 했고, 불확실성을 두려워했으며, 답이 있는 길만 걸으려 했다. 그 결과, 우리는 타고난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렸다.

사회와 타인의 요구에 따라서 살아야 한다는 강박,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기 내면에서 울리는 ‘진짜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직관 수업’이라고 할 때, 이 책의 저자는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직관 수업을 시작하라고 권한다. 현직 초등 교사로서 교육 현장에서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이 쉽게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직관 놀이를 소개하고 그 교육법을 안내한다.

기자명 박지석 (도서출판 항해 대표)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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