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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세 마리와 이영자의 수영복

2018년 09월 03일(월) 제572호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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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최초로 배우는 동요 중 빠지지 않는 게 ‘곰 세 마리’다. ‘곰 세 마리가 한집에 있어’로 시작하는 그 동요다. 아이가 혀 짧은 소리로 노래하는 게 귀엽다가도 가끔 뜨끔하다. 가사를 헷갈려서 자주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뚱뚱해. 아기 곰은 너무 귀여워’ 하고 부르기 때문인데, 단지 아이의 실수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은 나만의 착각이라고 믿고 싶다. 저만 귀엽다는 자존감이 어디서 나온 건지, 1~2초 사이 여러 마음이 든다. 물론 맞게 불러도 어딘가 불편한 가사다.

ⓒ시사IN 양한모

최근 코미디언 이영자씨의 수영복 입은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김숙, 송은이, 최화정과 함께 출연하는 올리브TV <밥블레스유>에 나와 수영을 즐겼는데, 티셔츠와 바지로 몸매를 가린 출연자들 사이 당당하게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등장해 멋지게 헤엄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열광했다.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했는데 열광하는 것은 그에게 각인된 어떤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데뷔 28년차 이영자가 직접 언급했다. “사람들은 저한테 얘기를 해요. ‘되게 당당하다’고. 근데 그거 아니거든요. 내가 어디 가서, 무척 괜찮은 몸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도 끊임없이 사회의 인식과, 나의 자존감과 싸우고 있는 거예요. 나도 버텨보려고 벗은 거야. 내 몸이니까.”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연예인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생각했다. 더불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웃음을 주는 송은이와 ‘방송 천재’ 김신영같이 재능 있는 코미디언들이 빛을 낼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았으면 싶다.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건 알지만.

아이들의 동요와 동화, 장난감에는 성 역할에 대한 편견이 정말이지 많아서 매번 정색하기 피곤할 정도인데, 그런 내게도 최근 좋아하게 된 동요가 있다. ‘너와 나의 모습은 다르지만, 너와 나의 사는 곳 다르지만, 틀린 것은 아니야 다른 것뿐이야. 우리 모두 소중한 친구야, 우리 모두 특별한 친구야.’ 이런 가사다. 쓰고 보니 지나치게 교훈적이지만 음정과 율동을 곁들이면 꽤 서정적인 느낌의 곡이다. 혼자 귀여워서가 아니라, 타인을 존중함으로써 길러지는 자존감에 대해 언젠가는 이야기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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