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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는 직업이 프랑스에서 인기 없는 이유

2018년 09월 13일(목) 제573호
파리·이유경 통신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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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교원 시험 지원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교사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학력과 교육 기간에 비해 교사의 처우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교사는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다. ‘목표를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급여도 적다’ ‘다른 직종에 비해 불안정하고 비교 우위가 없다’ 교사직에 대한 평가다. 교원 지원자는 매년 줄고 있다. 특히 올해 교원 시험 지원자 수는 정원에 미달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뿌리 깊은 문제다.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프랑스 교원 시험(임용시험) 지원자 수는 꾸준히 감소 추세였다.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가 교원 증원을 발표하자 지원자 수가 잠시 늘었으나, 그 이후 다시 줄었다. 올해 중·고등학교 임용시험 정원은 지난해 7315명에서 5833명으로 줄었는데도, 지난 7월 임용시험에서 약 1500명이 미달된 것이다. 특히 비인기 과목이 타격을 받았다. 2011년에는 수학 교사 지원자가 전년도에 비해 3000명이나 줄었다. 최근에는 고전문학이나 독일어 과목 교사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EPA
한 초등학교 수업에 참관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과 장미셸 블랑케 교육장관(왼쪽).


교사 지원자 감소는 교육 현장에서 교사 부족 현상을 초래했다. 게다가 프랑스는 2007년, 2010년 등에 공무원을 감축한다며 지금까지 약 8만명에 이르는 교사를 줄였다. 지역 간 교사 부족 편차도 크다. 한국에서 농어촌 지역 임용시험 응시자가 적듯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진다. 프랑스 최대 교사노조인 초등교원노조(SNUipp-FSU)에 따르면 수도권 남동부인 크레테유에는 정규직 교사 361명이 부족하고, 파리 서쪽 근교 베르사유에는 338명이 모자란다. 두 지역은 계약직 교사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국립교육노조(SGEN-CFDT)의 카트린 나브베크티 사무총장은 일간지 <라크루아(La Croix)>와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집과 먼 곳에 있는 학교로 통근하고 싶지 않아 (타 지방의) 교원 임용시험을 치르는 대신 (집 가까이에서) 계약직 교원을 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에서 교사가 되려면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프랑스의 교원 양성기관은 원래 교육대학, 사범대학이었다. 1991년 각 대학에 흩어져 있던 양성기관을 교원양성대학(IUFM)이라는 전문대학원으로 통합하고, 학부 졸업생을 대상으로 예비 교사를 선발했다. 학부 졸업 뒤 2년 더 교육을 받지만 석사 학위를 주지 않았다. 이 점을 보완하려고 2009년 2년제 교직석사과정(MEEF)을 만들었다. 이 과정을 수료할 경우 석사 학위가 주어지며, 이후에 연구직으로도 진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MEEF에도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학술적인 교육만 이뤄지고 현장실습 과정이 빠져 수료 직후 신입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2013년 올랑드 정부는 교육전문대학원(ESPE) 내에 MEEF를 포함하고, 석사과정 1년을 실습과정으로 만들었다. 임용시험도 개선했다. 이전에는 석사 학위 소지자만 임용시험을 볼 수 있었는데, 학사 학위를 받고 MEEF 1학년 과정이 지나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단, 임용시험에 합격한 학생일지라도 1년간의 현장실습 교육을 거쳐야 한다.

ⓒEPA
프랑스에서 신입 교사의 임금은 최저임금의 1.2배에 불과하다. 위는 2016년 9월 교육개혁에 반대하는 프랑스 교사들의 시위 장면.

그럼에도 교육 현장에서는 신입 교사에 대한 볼멘소리가 크다. 파리 8대학의 파트리크 라유 교수(교육학)는 <르몽드>와 인터뷰하면서 “젊은 교사들은 어쩔 줄 몰라 하며 학교 교육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했다. 이론 교육을 받고 임용시험에 막 통과한 학생들이 바로 한 학급을 맡아 교육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초등교원노조의 프랑세트 포피노 사무총장은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려면 바로 학급을 책임질 게 아니라 2년간 다른 교사의 도움을 받아 실질적 교육 방법을 배우는 연수 과정을 거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존 교육 방식으로는 직업 전문성을 가진 교사를 양성해낼 수 없다는 비판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학력과 교육 기간에 비해 교사의 처우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우선 급여가 적다. 1980년에는 최저임금의 2배 정도였던 신입 교사의 임금이, 현재는 1.2배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콜롬비아의 교사 임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턱없이 낮다. 포피노 사무총장은 “석사 학위를 소지하면 교사보다 더 나은 급여를 받는 일을 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부 ‘특별상여금’ ‘선채용’ 제시했지만

8월2일 장미셸 블랑케 교육장관은 일간지 <우에스트 프랑스(Ouest France)> 인터뷰에서 “현 시스템이 교사와 학생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라며 종합대책을 제시했다. 정부는 9월부터 교원이 부족한 지역을 ‘우선 교육 네트워크’로 지정하고 이곳에 임용된 교사들에게 연간 1000유로(약 130만원) 상당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2000유로, 2020년에는 3000유로까지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선(先)채용’도 시행한다. 임용시험을 치르려면 적어도 석사 1년 과정이 필수인데, 학사 학기 말에도 시험을 치를 수 있게 했다. 교사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도 제안했다. MEEF 실습 과정 동안 장학금 형태의 ‘선급료’를 지급한다. 실습 프로그램도 개선한다. 교사가 될 학생들이 현직 교사에게 직접 교육 방법을 습득하는 ‘개인지도’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런 교육부와 정부의 개혁 방안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없지 않다. 교사직 기피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급여 문제를 특별상여금 등으로 우회했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발표된 ‘선채용’도 사실 수년 전부터 시행해왔지만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랑드 정부에서 석사 2학년이 아닌 1학년 과정에서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으나, 2013년 이래 교사 기피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가톨릭 교육기관 사무총장 얀 디레종은 지난 6월 <라크루아>와 인터뷰하면서 “학생들이 학사과정 중 임용시험에 합격하면 석사과정에 시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니 실질적인 교육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선채용 방식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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