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사람 모습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독자는 그림 속 동물에 쉽게 감정이입이 됩니다. 그림 속 동물의 모습에 점점 흐뭇해지고 ‘나도 저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 때쯤, 정색이라도 한 듯 우리를 응시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마주합니다. 그리고 동물들은 자신이 살고 싶은 곳은 아무리 좋아 보이더라도 갇혀 있어야 하는 동물원이 아니라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숲과 강이 있는 자연이라고 얘기합니다. 그 순간 우리는 흠칫 놀랍니다. 우리가 그리는 행복한 삶의 모습이 동물원에 갇힌 동물의 삶일지도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되기 때문이죠.
〈우리, 집〉은 각 동물의 특성과 생활 습관을 고려하여 설계한 가상의 동물원을 배경으로, 동물원 자체의 의미와 동물의 진짜 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이끕니다. 또한 동물원 안 동물의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을 위한 우리의 노력이 어쩌면 스스로를 ‘우리(짐승을 가두어 기르는 곳)’ 안에 가두고 억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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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해도 될까 ‘불행에 몰두하세요’
이렇게 말해도 될까 ‘불행에 몰두하세요’
은유 (작가)
“그럼,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어느 날 이메일 말미에 붙어 있는 저 인사말에 눈길이 머물렀다. 관습적으로 사용하는 구문인데 그날따라 아리송했다. 왜 행복해야 되지? 꼭 행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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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를 사로잡은 마성의 출판사
편집자를 사로잡은 마성의 출판사
천혜란 (남해의봄날 편집자)
새로운 책을 접할 때면 보통 작가나 그 책 자체에 먼저 집중하고 이후에 그 책을 낸 출판사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이국적인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핸드메이드 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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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는데 소개되지 않은 책방
이렇게 재미있는데 소개되지 않은 책방
임지영 기자
지난겨울, 운 좋게 혼자 떠난 일본 여행에서 2박3일 동안 주로 서점에 머물렀다. 거기서 계속 사진을 찍었다. 일본어를 몰라 구글 번역 앱을 켜고 책 표지를 찍었다. 그러면 기특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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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옌롄커 지음, 김태성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그가 사단장일 뿐 남자가 아닐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지.” 노골적으로 평가한다면, 중국 공산당의 지고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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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징게국에 침이 고인다
무이징게국에 침이 고인다
변진경 기자
정확한 뜻을 몰라도 마음에 와닿는 말이 있다. 백석의 시가 그렇다. “대들보 우에 베틀도 채일도 토리개도 모도들 편안하니/ 구석구석 후치도 보십도 소시랑도 모도들 편안하니”로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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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물망을 통과하는 묘미
유럽의 그물망을 통과하는 묘미
이정우 (도서출판 책과함께 인문교양팀 팀장)
책 표지에서 저자는 ‘지은이’로 소개된다. 여기에 짧은 글을 쓰는 일과 책을 쓰고 만드는 일의 차이가 드러난다.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하듯, 저자는 목차라는 구성과 얼개를 세워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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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의 시는 왜 슬픈가
소월의 시는 왜 슬픈가
이진선 (강출판사 편집자)
얼마 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각각 한국과 프랑스의 샤먼(무당)인 성미와 콜레트의 삶과 우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샤먼로드〉라는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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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또 하루가 시작되었네
이런, 또 하루가 시작되었네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오늘의 일기〉를 서점에서 봤다면 저는 아마 펼쳐볼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표지 그림이 제 취향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을 굳이 만날 필요가 없는 것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