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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나라’, 그게 다르더라

2018년 09월 10일(월) 제573호
변진경 기자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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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는 정말 아이들한테 이상적인 사회야?” 아동학대 기획 취재로 스웨덴에 다녀온 뒤 이런 질문을 자주 받았다. ‘아이를 위한 나라’라는 제목으로 스웨덴의 가정 내 체벌 금지 현주소와 다양한 아동 인권단체들의 활동을 기사로 다뤘다. 교육·복지·환경, 심지어 인테리어까지 ‘북유럽 판타지’를 품고 있는 사람들은 그 판타지 목록에 ‘아동 인권’까지 추가할 준비를 하며 대답을 기다렸다.

나는 그 기대를 꺾었다. “아니, 그런 데가 어디 있어?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지. 거기도 문제는 많대.” 실제 그곳 전문가들도 여러 어려움을 토로했다. 점점 우경화돼가는 사회 분위기, 크게 늘지 않는 아동보호 예산, 난민·이주민 아동을 둘러싼 사회 갈등과 문화 충돌…. 하지만 덧붙였다. “그래도, 끊임없이 고민을 해. 무엇이 더 나은 길일지. 그건 확실히 다르더라.”

ⓒ시사IN 양한모

수준이 다르긴 했다. ‘아이는 때리면서 키워야 한다’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다. 아동보호 예산의 규모와 비중 자체도 한국과 비교가 안 된다. 그들의 고민은 이런 것들이다. 판사들은 ‘어떻게 하면 아동 친화적 법정을 만들 수 있을까’ 궁리했다. 경찰서 유치장에 구류된 아동의 현황과 인권 실태도 독립된 권한을 지닌 정부기관에서 살피고 있었다. 우리도 비준하긴 했지만 거의 대다수가 ‘아름답고 이상적인 문구’쯤으로 취급하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스웨덴은 최근 구속력이 있는 국내법으로 전환했다.

각국의 역사와 경제 상황, 복지 체계에 따라 아동 인권의 수준이 다를 순 있다. 무턱대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의 처지를 한탄하는 방식도 경계해야 한다. 다만 방향은 중요하다. 적어도 머무르거나 뒤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당장 앞으로 진일보하기 힘들어도 끊임없이 앞을 보고 더 나은 길을 찾아야 한다. 아동복지 강국을 지향하는 이번 정부가 형사법상 미성년자 연령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을 보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청소년 잔혹 범죄 증가의 해결책이 정녕 이것일까? 처벌을 강화하면 비행을 저지르려던 아이들이 마음을 고쳐먹을까? 성인과 똑같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아이의 나이를 한 살 낮춘다면, 적어도 그 연령대 아이들이 성인과 같은 법적·사회적 권리를 갖고 있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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