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상회담 시즌’이다. 9월18~20일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정상회담이 열린다. 2000년 6월 열린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2007년 10월 10·4 선언까지 7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4·27 판문점 선언까지는 11년 걸렸다. 올해 들어 4월 정상회담 한 달 만에 판문점에서 문재인-김정은 회담이 있었고, 다시 4개월 만에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것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지극히 정상적이다. 정상회담 한 번 하는 데 10년 세월이 흘러야 했던 지난 시절이 비정상이었다. 적어도 대한민국 정부가 1989년 수립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따르면 그렇다.
남북 정상 간 회동은 잦을수록 좋다. 이를 통해 장관급 회담이 활성화되고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가 설치돼 행정사무를 일상적으로 조율하는 체제,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정부가 사실상의 통일 단계로 추구해온 남북연합이다.
4월27일 남북 정상회담 직전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쓴 〈피스 메이커〉를 손에 잡았다. 1990년대 남북 고위급회담부터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을 거쳐 2018년 4·27 남북 정상회담까지 대북정책과 전략을 꿰는 하나의 큰 줄기를 찾아낼 수 있었다.
1990년 9월 시작된 남북 고위급회담은 처음부터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따라 남북연합의 제도화를 구현한다’는 비전을 갖고 출발했다. 2000년 6·15 선언은 남측의 남북연합 방안을 김정일 위원장에게 설득해 인정을 받아냈다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관계는 정상회담→고위급회담→남북연락사무소로 이어지는 남북연합의 제도화를 실현하는 단계이다.
그 남북연합이 어떠한 구상 위에서 설계되고 추진되어왔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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