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2015년부터 부모의 수감으로 위기에 처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오고 있다. 의료비·주거비 등 긴급 생활비를 지원하고 심리 상담과 멘토링 등 아이들 마음을 달래주는 활동도 펼친다. 아이들이 혼자 가기 힘든 부모 면회 길을 동행해주고, 법무부와 협력해 무채색의 교도소 접견실을 알록달록 아동 친화적 장소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이경림 세움 대표(사진)는 “수감자 자녀는 가장 소외되고 숨어 있기에 더욱 도움이 절실한 아이들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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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자녀 지원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복지단체에서 일하면서 한 아이를 만났다. 무학인 아버지가 이혼 뒤 혼자 아이를 키웠다. 트럭을 끌고 다니며 채소 파는 일을 했다. 교통사고를 냈는데 겁이 나서 뺑소니 사건을 저질렀다. 가중처벌을 받고 벌금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감옥에 가게 됐다. 초등학생 딸을 맡길 곳이 없어서 이웃집 아저씨에게 맡겼다. 아이는 그 아저씨에게 성 학대를 당했다. 그 아이를 쉼터에서 만나고 절실히 느꼈다. 가난하고 사회자본이 없는 가정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 남겨진 아이들은 2, 3차의 피해를 보는구나. 이 아이는 범죄자의 자녀가 아니라 제2의 피해자구나.

세움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활동은?

아이와 부모를 서로 연결해주는 일에 신경을 쓴다. 아이가 원한다면 면회를 적극 지원해주고 있다. 부모가 수감된 사실을 알고 있는 아이가 10명 중 4명이 안 되고 그 가운데 면회를 간 아이가 30% 정도밖에 안 된다. 왜 안 가냐고 물으면 첫째가 비용과 거리다. 혹은 할머니가 아파서 등등. 부산에 사는데 수원에 아버지가 수감돼 있다면 1박2일이 걸리고 교통비와 숙박비로 수십만원이 든다. 그런 문제라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교통편을 제공하고 아이들끼리 움직여야 하는 경우 동행도 해주고 있다.

교도소에 아동 친화적 가족접견실도 도입됐다.

전국 53개 교정기관 가운데 18곳에 가족접견실이 있다. 철창을 사이에 두고 15분 내외로 만나는 일반 접견과 달리 1시간30분 정도 손이라도 잡고 밥을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인데, 이전에는 교정기관의 다른 공간처럼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아이들이 편한 마음으로 부모를 만날 수 있도록 색깔을 입히고 책과 인형도 갖다놓았다. 지난해 여주교도소에 아동 친화 가족접견실을 처음 도입했고 법무부가 이 아이디어를 받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여기에서 면회할 때 수감자의 웃옷만이라도 사복을 입게 해달라고 요청해 법무부가 받아들여주기도 했다. 아이가 수감된 부모에 대해 가지는 궁금증은 이런 것이다. 아빠는 거기서 뭘 먹을까? 텔레비전은 볼까? 어떤 옷을 입을까? 여전히 나를 사랑할까?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부모를 만나면 아이는 훨씬 더 마음이 안정된다.

기자명 변진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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