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기억해두자, 서사무엘이라는 가수

2018년 10월 11일(목) 제576호
배순탁 (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webmaster@sisain.co.kr
공유하기

구글+구글+ 카카오톡카카오톡 카스카스 라인라인 밴드밴드 네이버블로그블로그 URL복사URL복사

URL 복사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 서사무엘의 앨범 <유니티>는 매력적이다.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은 1초도 지루할 틈이 없는 라이브였다.

가끔씩 쇼케이스 사회를 본다. 대개 신보를 소개하는 자리인데 물론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한다는 의미다. 뭐, 기준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아니다. 그 뮤지션의 전 앨범이 좋았을 경우에만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본다.

최근에도 이런 뮤지션을 한 명 만났다. 바로 서사무엘이다. 서사무엘은 음악 좀 듣는 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뭐랄까. 그런 뮤지션 있지 않나. 90%는 채워졌는데 나머지 10%, 즉 기회라는 이름의 운만 맞는다면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할 게 확실한 뮤지션. 서사무엘이 정확히 이런 케이스다. 부디 이 글을 읽고 그의 음악을 먼저 챙겨서 나중에 그가 이른바 떴을 때 “난 예전부터 팬이었어”라고 자랑스럽게 선포하길 바란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게 별거 아니다.

ⓒ연합뉴스
2017년 2월28일 서사무엘이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가 언급한 다음 두 단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머니 코드’와 ‘포드주의(Fordism)’다. 그는 음악가의 양심에 대해 밝히는 자리에서 계산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하게 보여주는 게 목표라면서 ‘머니 코드’를 경계했다. 다른 인터뷰에서는 음악계에 만연한 ‘포드주의’가 싫다면서 차기작에서는 상업성을 완전하게 배제할 거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도착한 서사무엘의 새 앨범이 바로 <유니티(Unity)>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결심은 허언이 아니었다. 음악적 측면에서 <유니티>는 ‘더 나아가지 않아서 도리어 인상적인’ 앨범이다. 예를 들어볼까. ‘킵 잇 심플(Keep It Simple)’의 경우, 원래 버전은 아주 복잡한 편곡으로 이뤄져 있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장식을 제거하고 곡을 제목에 맞게 목소리와 연주자의 직관적인 호흡으로만 가다듬었다. 이 지점에서 <유니티>가 그의 전작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을 설명해야 한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그건 ‘솔로’와 ‘밴드’의 차이와 거의 동일하다.

즉, <유니티>는 일차적으로 밴드 하모니로 일궈낸 ‘합(合)’을 상징한다. 그는 녹음을 위해 탁월한 실력을 지닌 연주자들을 초대했다. 그들의 연주력은 얼마 전 있었던 앨범 발매 기념 공연에서 증명된 바 있다. 정말 과장 하나 안 보태고 1초도 지루할 틈이 없는 라이브였다. 서사무엘은 날개를 단 듯 분위기에 취한 와중에도 탁월한 보컬 능력을 들려줬다. 이런 게 바로 밴드 라이브를 듣고 보는 쾌감이구나 싶은 무대였다.

이 앨범만의 인력(引力), 여기에 있다

더 나아가 <유니티>는 이전까지 자아를 노래하던 서사무엘이 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즉, 의식적인 차원에서는 확장을 추구했지만, 음악에서는 반대로 심플한 면모를 추구한 셈이다. 듣는 이들은 수록곡들이 품고 있는 자연스러운 여백에 더 집중해야 한다. 거기에 이 앨범만의 인력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그것은 ‘재즈 인 마이(Jazz In My)’에서 들리는 매력적인 샤우팅이 될 수도 있고, ‘보잉(Boeing)’의 매끈하고 세련된 후렴구가 될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재즈 어프로치와 멜로디가 돋보이는 첫 싱글 ‘해피 아보카도(Happy Avocado)’를 선택해도 좋다.

이렇게 서사무엘은 자기 인장을 확실하게 찍어내며 이제 자신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노래한다. 앞서 언급했듯 그에게 남은 건 이제 딱 하나다. 이것만 채워진다면 그는 더 큰 이름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럴 정도로 <유니티>는 뛰어난 앨범이다.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