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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의 시는 왜 슬픈가

2018년 10월 09일(화) 제576호
이진선 (강출판사 편집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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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각각 한국과 프랑스의 샤먼(무당)인 성미와 콜레트의 삶과 우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샤먼로드>라는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샤먼축제’ 때 처음 만난 둘은 콜레트가 한국으로 와 내림굿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서로 교감하고 위로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이후 ‘신엄마’와 ‘신딸’로 맺어진 그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샤먼으로, 또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뭔가 처연하면서도 벅찬 기분을 느끼게 했다. 무당굿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책이나 영상을 통해 접한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그때마다 야릇하고, 무섭고,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굿판에 올라선 무당은 배우이자 소리꾼·춤꾼이 되어 망자를 불러들이고 그들의 사연을 들어주고, 망자를 위로하고 그들의 세계로 돌려보낸다. 죽음과 교통하는 자로서 무당의 역할과 의미가 값진 것은 그들의 굿이 떠나가는 자에게, 또 살아가는 자에게 전해주는 위로와 치유, 화해의 힘에 있다고 생각한다.
<진달래꽃 다시 읽기> 김만수 지음, 강출판사 펴냄

김소월의 <진달래꽃>. 지금에 와서 더 덧붙일 말도 없을 것 같은 이 유명한 시집을 다시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고 나도 생각했다. 소월의 시는 친숙하지만 그 안에 담긴 슬픔은 뭔가 낯설다. 슬픈데 도대체 왜 슬픈지 딱히 설명하기 힘들다. 이 이상한 슬픔의 정체를 나는 이 책을 편집하며 알게 되었다. 그의 모든 시에는 죽음이 깔려 있다는 것, 망자가 함께한다는 것을. 저자는 무당굿의 구조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읽어나간다. 죽은 자와의 영매 체험이라는 일관된 관점에서 다시 읽은 <진달래꽃>은 한판 굿이었고, 극적인 이야기 속에는 당대 사회와 인간의 고통이 담겨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 소월의 시가 지닌 위로와 치유의 몸짓을 느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 이번 호로 ‘편집자가 추천하는 책’ 연재를 마칩니다. 수고해주신 필자와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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