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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대체율 인상이 국민연금 살린다고?

2018년 10월 30일(화) 제580호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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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올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그리 낮지 않은 데다 인상을 해도 저소득층에게는 큰 이익이 되지 않는다.

국민연금 보험료가 쌓인 것이 적립금이다. 연금 재정으로 ‘들어오는 돈(보험료)’보다 ‘나가는 돈(연금급여)’이 많아지면, 적립금이 어느 순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다가 결국 바닥난다. ‘국민연금 장기재정 추계’는 앞으로 70년 동안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을 추정·비교하는 작업이다. 2003년부터 5년 간격으로 시행되었는데, 발표할 때마다 난리가 났다. 거의 어김없이 가입자들이 ‘더 내고(보험료 인상)’ ‘덜 받아야(소득대체율 인하)’ 국민연금을 유지할 수 있다는 방안이 제출되기 때문이다. 시중에서는 ‘용돈 수준인 데다’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국민연금 폐지 여론이 활개를 폈다. 지난 8월 중순에 발표된 재정추계에 대해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사실 지금까지의 보험료율(소득 대비 보험료 비율) 인상과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연금급여 비율) 인하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1988년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후한 조건으로 출범했기 때문이다. 소득의 3%(보험료율)를 40년 동안 내면, 소득의 70%(연금급여)를 퇴직 후 사망할 때까지 대충 20년 동안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100만원 소득자인 경우, 매월 3만원씩 40년 납입(1440만원)하면, 월 70만원의 급여를 20년 동안 지급(1억6800만원)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제도가 지속 가능할 리 없다. 1998년에 ‘보험료 9%, 급여 60%’로 바꿨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만들어진 제도는 관성을 가진다. 역대 정부 역시 인기 없는 일에 손대고 싶지 않았다. 이후 ‘조금씩만 더 내고 덜 받는’ 쪽으로 찔끔찔끔 연금 개혁이 이뤄져왔다.


ⓒ시사IN 이명익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이에 더해 2000년대 들어 경제·인구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반면(소득 및 가입자 증가 속도가 떨어지면 연금공단의 보험료 수입도 적어진다), 기대수명은 늘어났다(연금급여를 받는 기간 증가). 국민연금공단 처지에서 들어올 돈은 줄고 나갈 돈은 늘어난 셈이다. 공단이 적립금을 늘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껏해야 보험료를 운용해서 금융수익을 높이는 정도지만 여기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운용수익률이 수십 퍼센트에 달한다면 모르겠지만, 자금 운용을 잘해도 경제·인구 성장률 하락이라는 거대한 추세를 거스르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국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 지난 8월 재정추계 결과와 함께 발표된 연금재정 건전화 방안들도 대체로 그랬다.

당초 정부는 지난 8월에 나온 재정추계 및 건전화 방안을 바탕으로 9월 말까지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마련한 뒤 10월 내에 국회로 넘길 예정이었다. 국회 논의를 거쳐야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확정된다. 그러나 관련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먼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한국노총·민주노총·경총·대한상의·정부 참가)의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 10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연금 개혁 논의가 개시된다.

ⓒ연합뉴스
9월1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개최한 ‘국민연금 개선, 국민의 의견을 듣습니다’ 토론회.
어떤 제도든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특히 개혁이라는 정세 변곡점에서 집단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은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는다.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은 드러내고 불리한 사실은 감춘다. 힘센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공공(公共)을 희생시킬 수 있다. 제도 개혁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자료에서 드러난 국민연금의 실태를 <시사IN>이 정리했다.

■ 현세대에게 유리한 ‘금융 상품’이다

재정추계 때마다 적립금 고갈 시점이 당겨진다. 제3차 재정추계(2013년) 때 2060년이었는데, 이번의 제4차에선 2057년으로 3년 당겨졌다. 2058년부터는 적립금 없이 그해의 가입자들이 낸 돈만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른바 ‘부과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적립금 고갈 자체는 결코 예외적인 사태가 아니다. 정부의 잘못도 아니다. 가입자들이 국민연금이라는 저금통에 ‘넣는 돈(보험료)’보다 ‘빼는 돈(연금급여)’이 많은 이상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빼는 돈’이 ‘넣는 돈’의 몇 배인지를 나타낸 지표가 바로 수익비다. 최근 국민연금공단이 발간한 <2018 국민연금 바로보기>에 따르면, 평균 소득자의 수익비는 1.8배다. 소득 기준으로 평균에 해당되는 가입자가 40년 동안 1억원을 보험료로 납부했다면 은퇴 후 20년 동안 1억8000만원을 받아간다는 것. 그런데 윤소하 의원실이 연금공단의 최근 자료로 다시 계산한 바에 따르면 평균 수익비가 1.8배보다 훨씬 높은 2.6배로 나타났다. 1억원 납부하면 대충 2억6000만원을 받아간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연금공단이 ‘빼는 돈’ 중의 일부를 수익비 계산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금공단은 ‘보험료를 낸 가입자 자신’이 받을 급여만 ‘빼는 돈’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사실은 가입자가 사망하는 경우, 유족들이 연금을 받는다(유족연금). 공단은 또한 가입자가 은퇴한 뒤 20년 사는 것으로 간주했다(급여 수급 기간). 그런데 지금의 젊은이들이 연금을 받게 되는 2060년대 말이면 기대수명이 90세에 이른다. 급여 수급 기간이 20년에서 25년으로 늘어나고 그만큼 ‘빼는 돈’의 규모 역시 커진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재계산하니 수익비가 2.6배로 나타난 것이다. 지금도 ‘용돈 연금’이라는 시비가 있지만, 해당 가입자들이 실제로 낸 보험료와 납부 기간을 따지면 오히려 ‘후한 연금’이란 것을 알게 된다(왼쪽 <표 1> 참조).

이윤을 남겨야 하는 민간 연금보험의 수익비는 1배 이하인 것이 보통이다. 수익비가 2.6배라는 것은 국민연금이 민간 보험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입자에게 유리한 ‘금융 상품’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수익비가 높을수록 적립금 고갈이 앞당겨지고 이에 따라 후세대의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현세대에게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것은 후세대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말도 된다.

■ 부유층에게 더 유리하다

지금까지 거론된 수익비는 평균 개념이다. 연금공단 처지에서 볼 때, 65년에 걸쳐(납입 기간 40년+수급 기간 25년) 가입자 전체로부터 받을 돈보다 줄 돈이 2.6배 많다. 가입자 측면에서는, 모든 가입자들이 내고 받는 돈을 모두 수익비의 평균을 내면 2.6이 나오게 된다. 평균 소득자가 1억원 내면 2억6000만원 받게 된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좋다. 모든 소득계층이 낸 돈 보단 더 받지만, 개별 가입자들의 수익비는 소득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그 이유는, 국민연금의 기능 중 하나가 소득분배이기 때문이다. 개별 가입자들이 받는 연금급여의 절반은 자신이 낸 보험료에 비례한다. 소득이 높으면 보험료를 많이 내고 급여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소득 비례 급여다. 그러나 나머지 절반은 가입자 모두의 소득을 평균한 금액에 연동해서 받는다(균등 급여). 결과적으로 ‘보험료에 비해 연금급여를 더 받는 정도’가 저소득층은 높고 고소득층은 낮다. 저소득층인 월 100만원 소득자의 수익비는 4.2배지만 최고 소득자(2018년 6월 현재 449만원 이상) 계층의 수익비는 1.9배다. 그래서 국민연금공단은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유리하다”라고 홍보한다. 기본적으로 사실이다.

이 논리에는 함정이 있다. 예컨대 5만원의 4배는 20만원이지만, 20만원의 2배는 40만원이다. 수익비로만 보면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유리하지만, 순혜택(보험료보다 얼마나 더 연금급여를 받는가)에서는 고소득층이 훨씬 크다. 윤소하 의원실의 계산(가입 기간 40년, 25년 수급)에 따르면, 월 100만원 소득자의 순혜택은 1억3942만원인데 최고 소득자의 그것은 1억8594만원이다. 자산은 물론이고 더 많은 노후소득 보장을 지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소득자의 순혜택이 저소득자보다 오히려 높다.

더욱이 저소득층의 경우 연금 가입 기간도 짧을 수밖에 없다. 연금급여를 많이 받으려면, 소득이 높고 가입 기간도 길어야 한다. 그러나 낮은 임금을 주는 업체일수록 고용환경도 불안하게 마련이다. 보험료를 장기간 동안 꼬박꼬박 납입할 수 없다. 반면 고임금 기업은 고용환경 역시 안정적이라서 소속 노동자들의 연금 가입 기간도 길게 마련이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서, 100만원 소득자의 가입 기간을 10년으로 잡으면 순혜택이 3236만원에 불과하다. 40년 가입 기간을 온전히 채운 최고 소득자의 순혜택은 1억8594만원으로 계산된다. 무려 1억5000만원의 급여 차이가 발생한다. 윤소하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연금으로 노동시장의 격차가 노후에 오히려 1억5000만원 더 벌어지는 국민연금의 역설”이라고 정리했다(오른쪽 <표 2> 참조).

■ 고소득자를 지나치게 배려한다


2018년 7월 이후, 국민연금이 보험료를 부과하는 ‘하한 소득’은 월 30만원이다. 월 소득이 그 이하인 28만원이나 10만원이라도 30만원인 것으로 간주해서 그 9%인 2만7000원(회사원인 경우, 회사와 본인이 각각 1만3500원씩)을 매월 내야 한다는 의미다. 상한 소득은 468만원이다. 그 이상의 가입자, 예컨대 월 1000만원이나 월 1억원 소득자들도 현행 제도하에서는 468만원만 버는 것으로 간주해 그 9%인 42만1200원만 내면 된다. 2017년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상한 소득 적용자는 전체 가입자의 13.7%다. 상당수의 고소득층이 일반 가입자보다 낮은 보험료를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월 소득이 1000만원인 가입자가 소득 상한 덕분에 매월 42만1200원만 내고 있다면 그의 보험료율은 4.2%에 불과하다.

한국 국민연금의 소득 상한은 ‘평균 소득 대비 119%’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2016년 기준). OECD 국가의 경우, 핀란드와 포르투갈을 빼면 소득 상한이 존재하는데 이탈리아 327%, 일본 234%, 미국 226%, 독일 156% 등이다.

윤소하 의원실은 상한 소득 기준액을 468만원에서 평균 소득(227만원)의 3배인 681만원으로 올리자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월 468만원 이상 소득자들의 보험료가 지금보다 올라간다. 1000만원 소득자의 경우, 42만1200원에서 61만2900원으로 인상된다. 다만 연금급여가 보험료에 비례하므로, 급여 역시 139만원에서 186만원으로 자동적으로 오른다. 급여를 이렇게 올리면, 연금공단 처지에서는 ‘되로 받고 말로 주는’ 격이 될 수 있다. 상한 소득자의 연금급여는 현재 상태(139만원)로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동결해도 최고 소득자 계층의 수익비는 1.3배에 이른다. 고소득자 계층의 대승적 동의가 필요하다.

■ 소득대체율이 낮다?

2018년 현재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40년 동안 보험료를 내는 경우의 대체율)’은 45%다. 다만 매년 0.5%씩 낮춰 2028년에는 40%로 내린 뒤 그 수준에서 유지하게 되어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9월28일 기자회견에서 ‘명목소득대체율’을 현행 45%로 유지하고 나아가 50%로 인상하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소득대체율 인상론이다.

소득대체율 인상은 좋은 일이다. 연금급여 액수가 늘어나면서 국민연금의 보장성이 강화된다. 더욱이 한국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다른 선진국보다 현격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OECD가 낸 <한눈으로 보는 연금제도(Pension at a Glance), 2017>에 따르면, 2016년 현재 OECD 35개국 ‘의무적 연금 총계(Total Mandatory)’의 소득대체율은 52.9%다. 한국은 39.3%에 불과하다. 그래서 한국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대폭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연금제도의 국제 비교는 단순한 일이 아니다. OECD의 ‘의무적 연금 총계’는, 기초연금(대다수 노령층에게 일정액을 지급)과 국민연금(소득 비례 보험료 기반)으로 이뤄지는 ‘공적연금’에 ‘의무적 사적연금’을 합친 금액이다. ‘의무적 사적연금’은, 한국의 경우 퇴직연금을 의미한다. 그런데 OECD는 ‘의무적 연금 총계’의 대체율을 집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경우 퇴직연금을 제외하고 계산해버렸다. 규모가 상당한 퇴직연금을 빼고 계산했으니 한국의 ‘의무적 연금 총계’ 대체율이 실제보다 훨씬 낮게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의무적 사적연금’을 빼고 계산한 OECD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40.6%로 한국(39.3%)보다 미세하게 높을 뿐이다(왼쪽 <표 3> 참조).

소득대체율 인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높은 소득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계층이 될 수밖에 없다. 노동시장 주변부에서 생활하는 불안정 노동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는 소득이 적을(보험료를 적게 낼) 뿐 아니라 불안정한 고용환경으로 인해 가입 기간도 짧다. 소득대체율 인상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70년 동안 평균 가입 기간은 18~27년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해서 계산한 소득대체율도 21~24%에 불과하다. 오래 근무해야 소득대체율의 혜택을 제대로 받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인구 자체가 많지 않다. 국민연금 하나만으로는 노후소득 보장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시사IN 신선영
2017년 현재 연금 형태로 퇴직금을 수령하는 계정은 전체의 1.9%에 불과하다. 위는 탑골공원에서 휴식 중인 노인들.

윤소하 의원실 계산에 따르면, ‘소득대체율 40%, 가입 기간 40년’인 온전한 조건에서 저소득층인 월 100만원 수령자는 매월 65만원, 최고 소득층인 월 468만원 수령자는 139만원을 연금급여로 받게 된다. 그러나 월 100만원 소득자의 대다수가 불안정 노동자로 가입 기간이 짧다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월 100만원 소득자는 15년, 300만원 소득자 30년, 468만원 소득자 40년으로 추정해봤더니, 계층별로 월 연금급여가 25만원, 79만원, 139만원으로 나왔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면 어떻게 될까? 15년 가입한 100만원 소득자는 40% 때보다 6만원 늘어난 월 31만원을 받는다. 30년 가입한 300만원 소득자는 20만원 증가한 월 99만원, 40년 가입한 최고 소득자는 35만원 늘어난 월 174만원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대체율을 인상했을 때 고소득자의 급여가 크게 오르고 저소득자의 인상분이 적다면, 국민연금의 소득분배 기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 다층연금 체계로 노후소득 보장

한국의 노후소득 보장 대책(법정연금체계)은 사실 국민연금만이 아니다. 2006년에 퇴직연금, 2007년에 기초연금이 도입되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기준 하위 70% 노령층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 4월부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기초연금 수령액도 높아졌다. 1인 가구는 매월 20만9960원을, 부부 가구는 33만5920원을 받는다.

2005년 12월 도입된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기업 측은 노동자 연봉 가운데 한 달치(연봉의 8.33%)를 퇴직금으로 쌓아야 하는데, 이 돈을 회사 내부가 아니라 금융기관에 개설된 해당 노동자의 계정에 정기적으로 적립하도록 했다.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되어도 퇴직금에는 손을 대지 못하게 한 조치다. 퇴직하면 해당 노동자가 그 계정의 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매월 나오는 연금 형태로 전환할 수 있다. 40년 재직하고 은퇴 후 20년 동안 연금으로 받는다면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 역시 20% 선에 달한다. 금액도 2018년 국민연금 평균 소득자라면 40년 가입 기준으로 월 55만원, 300만원 소득자라면 월 60만원에 이른다. 오는 2022년까지 모든 기업이 퇴직연금제를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퇴직연금 제도는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창업했다가 폐업하는 경우도 매우 잦다. 2017년 현재 연금 형태로 퇴직금을 수령하는 계정은 전체의 1.9%에 불과하다. 거의 모든 퇴직자가 일시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고 있는 것이다. OECD는, 같은 퇴직금이라도 일시금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받아야 ‘의무적 연금’으로 분류한다. 해당 통계에서 한국의 퇴직연금을 제외한 이유다.

윤소하 의원실은 퇴직연금 형태의 수령을 의무화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해 세액공제와 감세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되면 기초연금의 조정을 전제로 다층연금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우리나라 다층연금 체계를 기초연금 15%(소득 연동으로 전환 가정), 국민연금 40%, 퇴직연금 20%로 만들 수 있다. 평균 소득자 기준으로 보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만 소득대체율 60%를 확보하고 이에 기초연금을 얹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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