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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성을 복원해야 할까

2018년 11월 03일(토) 제581호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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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히스 지음, 김승진 옮김, 이마 펴냄

이성은 한동안 현대사회의 모든 문제를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계몽주의라는 말은 ‘가르치려 드는 엘리트’를 조롱하는 데 쓰인다. 인간이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음이 여러 연구로 밝혀지면서, 정치에서 진보가 이기려면 지금보다 더 직관에 호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성의 시대는 끝난 것만 같다.

<계몽주의 2.0>은 이성을 복원하고 계몽주의에 다시 시동을 걸자고 주장한다. 저자 조지프 히스에 따르면, ‘과학’은 이성이 없거나 무용하다고 증명한 바 없다. 우리에게 이성과 직관이라는 두 가지 통제 시스템이 있음을 보여줬을 뿐이다. 둘 가운데 무엇이 어느 정도 우세해지는지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좌우되며, 그 환경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왜 이성을 복원해야 할까. 선과 악이라는 틀을 극복하고 대규모 집단에서 협력을 촉진하는 것은 이성만이 해낼 수 있는 통찰이기 때문이다. “문명은 이성이 직관을 누르고 승리했음이 표현된 형태다(203쪽).”
법치, 시장경제, 복지국가, 인종적 관용 등이 그렇다.

저자가 보기에 18세기 계몽주의를 촉발했던 이성 개념은 이성이 개인의 머릿속에 들어 있다고 본 데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 “당신 혼자의 힘만으로 합리적이 되기는 불가능하다. 합리성은 본질적으로 집단 프로젝트다(35쪽).” 그 때문에 집단적으로 ‘느린 사고, 느린 정치’가 가능하도록 환경을 바꿔서 이성의 목소리가 들릴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러지 않으면 야만으로 돌아가게 될지 모른다고 말이다.

미국의 현실에 바탕을 둔 경고이지만,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특히 조세, 난민, 피의자 인권 보호 등의 이슈에서 “명쾌히 와닿지 않는 조치를 요구”하는, “복잡한 문제에 대한 복잡한 해법을 지지”하는 진보주의자들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동영상과 카드 뉴스와 ‘속도’의 시대에 저널리즘이란 무엇이어야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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