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무현프레임

2008년 10월 이명박 정부 첫 국정감사 최대 이슈는 ‘쌀 직불금 파동’이었다. 쌀 재배자의 소득을 보전하려고 지급하는 쌀 직불금을, 농사도 짓지 않는 이봉화 당시 보건복지부 차관이 신청한 사건이었다.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이 이 위기를 돌파하려 택한 게 이른바 ‘아방궁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공격이었다.

‘10.14(화) 국정감사 동향’ 문건을 보면, 한나라당이 봉하마을 공세를 펼 예정이라며 이렇게 적는다. “자칫 ‘죽은 노무현을 정치권으로 살려내는 길’이 될 수 있으므로 한나라당과 盧 前 대통령의 전면적 대결은 신중 필요/ 특히, 청와대 입장에서는 盧 前 대통령 철저 무시 전략 견지.”

당시는 노 전 대통령 생전이었다. 이명박 청와대가 ‘정치인 노무현’의 재부상을 경계하는 장면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세청·검찰 등 사정기관을 전방위로 동원해 노 전 대통령을 압박했다.

2008년 10월14일 한나라당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처럼 아방궁 지어서 살고 있는 사람 없다”라고 말한다. 이계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야당은 이봉화 차관 조사하라고 하고, 여당은 노봉하 조사하고 ‘봉화 대 봉하’로 하자”라고 했다.

2008년 11월3일 이명박 청와대의 정무수석실은 쌀 직불금 사태를 두고 “참여정부의 잘못된 정책 집행을 현 정부가 유능한 일처리를 통해 바로잡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유능함’을 보여주는 계기로 활용해야 함”이라고 문건에 적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