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왼쪽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저는 제가 운이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11월 23일(금) 제584호
시사IN 편집국 webmaster@sisain.co.kr
공유하기

구글+구글+ 카카오톡카카오톡 카스카스 라인라인 밴드밴드 네이버블로그블로그 URL복사URL복사

URL 복사

아래의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의 미래는?
전진한 지음, 다림 펴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자존감과 공감 능력, 그리고 신뢰성과 도전 정신이다.”


실용서 느낌을 풍기는 제목에 끌려 책을 편 독자들에게, 저자는 시작부터 쐐기를 박는다. 자신은 교육 전문가도 4차 산업 전문가도 아니라고. 그럼에도 이러한 책을 낸 이유는 뚜렷하다. 유행처럼 번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어른, 특히 부모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자기 이야기로 풀어냈다.
공부는 뒷전이던 학생이, 군대에 가 책을 읽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길을 발견해 시민활동가가 되었다. 기록·정보 활동가로서 독보적 영역을 개척한 저자는 이제 대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을 상대로 강연을 한다. 인공지능 시대를 먼저 몸으로 겪는 저자의 충고는 따뜻하면서도 그래서 실용적이다. 평생 성장하는 존재들을 위한 조언의 핵심은 ‘자존감과 공감 능력 키우기’다.



신자유주의의 부상과 미래
데이비드 코츠 지음, 곽세호 옮김, 나름북스 펴냄

“신자유주의는 옹호자들이 공언했던 투자 증진과 고도성장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저자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깊고 쉽게 쓴 현대 미국 경제사. 번영을 누린 미국의 규제 자본주의가 신자유주의로 넘어가는 와중에 벌어진 노동-자본 간 공수(攻守), 사상·제도· 정책의 변화 및 그 결과가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페이지 터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구축된 ‘규제 자본주의’의 규범과 제도들이 신자유주의에 의해 와해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이 내적 모순으로 내파되는 구조적 위기 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긴축 등의 정책 수단이나 정치적 타협으로 안정적 경제 팽창 국면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근본적 구조 변동의 불가피성을 역설한다.



함락된 도시의 여자:1945년 봄의 기록
익명의 여성 지음, 염정용 옮김, 마티 펴냄

“전쟁 이후 처음으로 내가 증인으로서 자격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6년간 독일 베를린은 ‘여성만 남은 도시’였다. 러시아 붉은 군대에 의한 강간 피해자는 독일 전체를 통틀어 최소 5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베를린에서만 11만명의 여성이 강간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집단 강간 사건은 나치 독일의 악행에 가려졌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국은 전쟁으로 인한 고통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독일 여성들은 ‘잘못된 피해자’였고 저자는 그 피해자 중 한 사람이었다. 노트 두 권 안에 저자는 ‘내가 겪은 전쟁’의 거의 모든 것을 기록했다. 폭격 경보, 식량 조달, 날씨, 지하실에서 나눈 대화, 강제 노역, 그리고 일기를 쓰는 날만큼 계속되던 강간. 여성에게는 자신의 몸이야말로 전쟁터였다. 2차 대전의 비어 있는 역사가 여기 있다.



나를 보라, 있는 그대로
송효정 외 지음, 온다프레스 펴냄

“무지한 인간은 선의를 갖고도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죠.”


‘화염 화상 95%, 안면 화상, 자살 시도, 왼팔 절단, 아들 사망, 손 기능 재활을 위해 뜨개질을 열심히 하고 있다.’ 구술자들을 만나러 가기 전, 작가들은 네다섯 줄로 요약된 그들의 신상 정보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화상 환자라 불리는 이들이다. 책에선 화상 경험자라고 서술한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고라는 점에서, 화상 입은 사람들을 ‘너와 나’로 구분 짓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다. 심각한 화상 사고를 겪은 사람들의 생존 이후를 담은 구술집이다. 외모를 온전히 복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은 다른 종류의 ‘경험자’보다 죽음을 자주 생각한다. 정작 이들을 죽이는 건 화염 자체가 아니라 ‘장애를 이유로 어떤 사람의 정당한 자리를 빼앗고 차별하는 차갑고 무책임한 사회’다. 이들의 ‘역사’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푸른숲 펴냄

“저는 제가 운이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소설가 위화는 문화대혁명 이후인 1982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치과 의사였던 그는 낮에는 이를 뽑고 밤에는 글을 써서 잡지에 투고했다. 반송되어 돌아오면 다시 다른 잡지에 보냈고 또 반송되면 조금 덜 중요한 잡지에 보냈다. 1993년 출간된 이래 중국에서만 400만 부가 팔린 <인생>을 비롯해 <허삼관 매혈기> <형제> 등을 발표한 그는 이제 노벨 문학상 수상자 후보에 빠지지 않고 거론된다. 38개 나라 사람들이 35개의 언어로 위화의 작품을 읽는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작가의 철학이 담긴 논픽션이다. 작가는 소설 읽기와 쓰기를 동시에 시작했다. 문학 읽기가 금지된 문화대혁명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탓에 스무 살이 넘어서야 고전을 접했다. 30년차 소설가의 단상을 곁눈질하기 좋은 기회다.



비생산적인 생산의 시간
김보라 지음, 스리체어스 펴냄

“그렇게 사나, 이렇게 사나 다 불안한데 왜 하고 싶은 걸 안 하고 살아요?”


영화감독 이전에 감독 지망생이 있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리안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전 6년간 살림을 도맡았다. 수천 명의 지망생이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취업 준비생이기도 하지만 준비 기간이 길고 소속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수하다. 업계에선 이들을 ‘창의 노동자’로 분류한다.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의 본질은 이 지난한 지망생 기간에 있다.
문화 연구를 전공한 저자가 영화감독 지망생 열다섯 명을 만났다. 불안하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평화롭다는 것. 불안에 익숙해져 불안감이 디폴트값이 된 경우도 있지만, 대개 경제적 불안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안이 더 컸다. 오늘날 모든 삶은 불안하니까. 지망생들의 삶을 통해 창의 노동의 본질을 살펴본다.

전체선택후 복사하여 주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