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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볼모로 중국 잡는다

2018년 12월 06일(목) 제585호
남문희 기자 bulgot@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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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내년 2월 전, 북한 비핵화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무역전쟁 카드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 문제 해결을 돕는 길 외에 별다른 돌파구가 없다.

11월6일(현지 시각)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변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는 중간선거를 겨냥한 표정 관리였다는 것이다. 선거만 끝나면 본색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중간선거 이후에도 유화적 제스처는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상황에서도 그렇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유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양 정상은 12월1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직후 회담을 갖고 무역전쟁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1월16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142개 항목의 양보안을 보내왔지만 4~5개의 큰 것이 빠져 있다. 아직 받아들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142개의 양보안을 보내왔고 그중 4~5개만 남았다면 뭔가 대단한 진전을 예고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이 협상단에서 빠져 일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평양 조선중앙통신
ⓒAFP PHOTO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하원의 주도권이 넘어간다고 해서 제재를 골간으로 한 대북 정책 ‘총론’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견제 심리로 ‘각론’ 차원에서 의회의 제재가 더 강화될 수는 있다. 그래서 요즘 미국 측이 북·미 채널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는 논리가 있다고 한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다. 하원 원 구성이 끝나기 전에 빨리 서둘러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원의 임기는 중간선거가 끝난 이듬해 1월 초에 시작된다.  2019년 1월3일 116대 하원 임기가 시작된다. 각 상임위원장을 뽑는 절차를 거치면 원 구성 마무리는 2월에나 가능하다. 즉,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이 원 구성을 마무리해 하원을 장악하는 2월을 데드라인으로 삼아, 그 전에 핵 문제를 해결하자는 얘기다. 

내년 초 열릴 제2차 정상회담 때까지 확고한 비핵화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유화 기간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에 바라는 핵심 요구 사항은 뭘까?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아직 부족한 4~5개” 중에서 핵심은 무엇일까? 무역전쟁을 완화하기 위한 회담이기 때문에 양국의 경제 현안일 수 있지만 4~5개 중 하나는 북핵(북한) 문제일 수 있다. 바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자세를 바꾸라는 것이다. 노골적으로는 중국이 북한을 포기하든지 북핵 문제 해결에 앞장서라는 요구다. 물론 이런 내용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일관된 요구 사항인 점은 분명하다. 2019년에 전개될 상황을 짚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북한도 미국의 요구 사항을 거절하고 중국도 거절할 경우에 벌어질 상황 말이다.

미국은 이미 대중·대북 압박 국면에 대비한 다양한 카드를 준비해왔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지난 6·12 싱가포르 회담 직후 북한이 후속 회담을 방기하고 북·중 관계에 경도될 때부터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회담이 성공적이었고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할 것”이라 얘기해왔으나 미국 의회나 전문가들 심지어 정부의 실무 부서들도 회의적이었다. 지난 8월23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발표 내용은 그런 속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국은 북한이 핵 활동과 유엔에 의해 금지된 핵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의 보고서를 환영한다.” 즉 IAEA 사무총장 명의로 ‘북한이 지난 1년 동안 원자로와 재처리 공장의 설비를 가동시키는 등 핵 개발을 계속 진전시킨 흔적이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환영한다”고 밝혔다. 협상 기간에 핵 개발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이 약속을 어기고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해왔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AP Photo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 결과 하원(위) 주도권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그러자 9월26일 미국 상원 외교위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의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는 ‘아시아 안심 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공화당 소속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이 지난 4월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 30일 이내 관련 내용을 의회에 보고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국무장관이 법안 발효 90일 이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과 역량에 관한 전략보고서(이하 대북 전략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180일마다 보고서를 갱신하도록 했다. 9월에 통과되었으니 대북 전략보고서 제출 시점은 올해 연말이다. 하지만 중간선거 직후라 내년 2월 하원 원 구성이 마무리된 뒤 대북 전략보고서가 제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내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의회에 대북 전략보고서 제출 전에 북한이 문제를 푸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북한이 현재와 같이 핵·미사일 활동을 계속하고 그 내용이 대북 전략보고서에 담기면 분위기가 얼어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내년 2월 하원 원 구성 시점까지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국무부가 의회에 제출할 대북 전략보고서가 새로운 압박 국면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지난해 7월 상·하원을 통과한 ‘북한-이란-러시아 통합 제재법’에 준해 이뤄지고 있다. 그 핵심은 바로 북한의 돈줄, 즉 통치자금을 차단하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차단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제3국 우회한 수출품에도 관세율 25% 검토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 자금 수입 가운데 그동안 제일 큰 게 석탄이었다. 석탄을 중국에 수출해 매년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2017년 8월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유엔안보리)가 북한산 수산물과 광물·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결의안 2371호를 채택하면서 석탄 수출 길이 막혔다. 그다음 미국이 주목하고 있는 게 정제유와 원유 부분이다. 지난해 12월22일 채택된 유엔안보리 제재 2397호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원유 공급을 연 400만 배럴(56만t)로 제한하고 휘발유 등 정제유 공급 상한을 기존 200만 배럴에서 4분의 1로 축소한 50만 배럴(7만t)로 제한했다.

지난 7월 미국 정부는 북한이 1월부터 5월까지 공해상에서 89차례의 불법 환적으로 75만9793배럴의 정제유를 불법으로 밀수했다는 보고서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냈다. 북한은 불법으로 수입한 양만으로도 이미 안보리가 정한 상한선을 넘겼다. 이때부터 북한의 정제유와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이 제공하는 원유 공급까지 중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에 이보다 더 큰 현안이 등장했다. 북한이 중동과 아프리카에 판매하는 무기 수출 대금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국방정보국(DIA)에서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북한 정보분석관으로 근무했던 브루스 벡톨 앤젤로 주립대학 교수가 지난 7월 발간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북한의 무력 확산-폭력 인정과 그에 따른 불안정>을 통해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북한은 시리아와 이란 헤즈볼라·하마스 등 중동 국가 및 무장단체와 아프리카 10여 개국에 미사일과 기관단총 등의 수출과 유지 보수비로 매년 30억 달러의 수입을 올려왔다는 것이다. 30억 달러면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자금 돈줄에서 최대 규모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벡톨 교수는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재를 회피하는 북한 당국의 수법은 갈수록 교묘하고 정교해지고 있다. 뱀을 잡을 때 뱀의 머리를 쳐야 확실히 잡을 수 있는 것처럼 북한 체제의 머리인 노동당 39호실(통치자금 관리)을 잡으려면 해외 무기 판매를 차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 주립대학 교수는 북한이 무기 수출로 매년 30억 달러를 벌어왔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해상 수출 길을 거의 차단하고 있다. 해상을 통한 북한의 무기 수출은 불가능하다. 미국은 육로로 중국 본토를 거쳐 중동·아프리카로 무기가 전달됐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루트를 차단하라고 중국에 요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 압박 수단은 하나같이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제재이다. 모두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 협조의 강도 역시 중국이 이제는 마지못해 동참하는 수준이어서는 안 된다. 북한을 사실상 포기하는 정도여야 한다.

물론 미국의 주문에 중국이 응할 리 없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효과적인 카드가 있다. 바로 ‘무역전쟁’ 카드이다.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중국의 대미 수출품 5745품목(2000억 달러 규모)들의 관세율이 25%로 인상된다(<시사IN> 제584호 ‘미국의 무역 공세에 중국은 주춤주춤’ 기사 참조). 최근에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통상 이슈가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 제3국을 우회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들에 대해서도 모두 관세율 25% 적용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부분 조립을 한 뒤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에서 완성품으로 만들어 미국 시장에 수출되는 상품은 관세 대상이 아니었다. 최근 원산지 조회를 통해 이들 상품도 모두 포함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수입업자뿐 아니라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이나 일본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시진핑 주석에게 훨씬 위협적인 압박이 타이완을 둘러싸고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8월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019 국방수권법(NDAA)’에는 타이완에 대한 무기 판매를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미국 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시사IN>과 인터뷰에서 “미·일의 첨단무기를 장착한 잠수함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12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 이전에 타이완의 국방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약속의 일환으로 논의됐던 사안이다. 최근 타이완 국방 예산에서 몇백억 달러의 증액이 이뤄졌는데 그것이 바로 잠수함 구입비다”라고 말했다. 미·일의 첨단무기를 장착한 타이완 잠수함이 타이완 해협을 지키고 있으면 중국의 잠수함 동향을 손쉽게 파악해 미국 측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들어 타이완 해협 인근에서 미국과 타이완의 공동훈련도 빈번해지고 있다. 미국이 기존의 일본 열도를 잇는 제1열도선에서 타이완 해협까지 한 걸음 더 전진 배치하고 있는 형국이다(제1열도선은 대체로 미국의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1950년 1월 주장한 애치슨라인과 일치한다. 2011년 1월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한 용어 해설에서도 ‘제1열도선은 미국의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알류샨 열도-일본-필리핀을 잇는 라인을 ‘서방 측 방위선’이라고 연설에서 말한 것이 기원이다’라고 밝혔다).

중국과 타이완 관계가 불안해지면 중국에 진출한 타이완 자본의 이탈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이미 2000억 달러 규모 대미 수출품 생산의 상당 부분을 타이완 자본이 담당해왔기 때문에 관세율 25% 인상에 양안관계의 긴장까지 고조되면 동남아로의 자본 이탈이 심화된다. 또 타이완이 흔들리면 홍콩 역시 동요할 수밖에 없다. 타이완이 홍콩을 끌어안고 독립하려 할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쿠바 사례, 중국 문제 해결책 되나

ⓒEPA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장은 중국이 2049년 미국을 꺾는다는 목표 아래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중국 내에서는 지난 9월 금융 칼럼니스트 우샤오핑이 “중국의 사영기업은 이미 공유경제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했다. 이제는 서서히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국진민퇴(國進民退) 논쟁이 뜨겁게 일어난 바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시진핑 주석이 기업들의 경영권을 회수해 국영기업 중심의 마오쩌둥주의로 가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진핑 주석은 이를 극구 부인했지만 이미 경영권이 중앙정부나 성(省)이나 시 정부 산하기관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 경우 국제무역으로 성장한 상하이 자본과 이를 배경으로 한 장쩌민파가 과연 가만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타이완 독립 문제까지 불거지면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도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이 과연 이런 난관에서 벗어날 길은 없을까? 미국의 대답은 간단하다. 중국이 미국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거나 아니면 직접 나서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는 대중 압박을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무역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중국이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몽과 일대일로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미국을 제치고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야심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2015년 3월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중국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에서 2049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기술 패권국이 되겠다고 한 것은 미국으로서는 직접적인 위협이었다. 2049년은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센터장 마이클 필스버리가 쓴 <백년의 마라톤(The hundred-year marathon)>에서도 주목한 해이다. 마이클 필스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언자로 알려졌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책에 관한 한 최고의 권위자”라고 그를 언급한 바 있다.

마이클 필스버리는 책에서 1949년 정권을 잡은 중국공산당이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 미국을 꺾는다는 목표 아래 패권을 추구해왔고 이를 주도한 것은 중국 군부 강경파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2015년 출간되었고 미국 내 정책 결정론자와 국회의원 등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이들의 여론은 중국 타도로 결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에 그 윤곽이 드러났다. 바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중국 문제도 푼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 해결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중국을 그 과정에 끌어들여 결과적으로 중국 문제까지 해결하는 ‘고도의 전략’이 채택된 것이다.

2016년 시작된 이 과정을 주도한 게 미국 의회였다. 2016년 2월 미국 의회를 통과한 ‘북한 제재와 정책 강화법(대북 제재법)’이 그 시작이다. 대북 제재법은 처음으로 북한만을 겨냥해 마련되었고, 재화·기술·서비스의 제공 및 금융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지금까지 나온 제재법 중 가장 강력했다. 대북 제재법에 따르면 의회가 결정한 대북 제재를 행정부가 함부로 풀 수 없도록 했다. 또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의회가 정해준 범위 안에서 진행하며 수시로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EPA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가운데)이 8월19일 미국 항공우주국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규정을 도입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9월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이후 행정명령 13810호에 세컨더리 보이콧 규정을 포함했다. 북한과 재화·용역을 거래하는 외국 기업과 개인에 대한 미국의 독자적인 제재가 가능해졌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망이 촘촘히 갖춰지자, 이를 뒷받침하며 대북 제재의 쌍두마차로 자리 잡았다. 

2016년 7월18일 발표된 공화당 정강정책을 보면 현재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이해할 수 있다. 북한과 중국에 대한 내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리더십’이라는 항목에 등장한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필리핀, 타이 등 조약 동맹국들과 경제적·군사적·문화적 유대를 가진 태평양 국가로서 그들과 함께 북한 인민들의 인권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 “김씨 가문이 이끄는 노예국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핵 재앙으로부터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반도에서의 긍정적 변화를 앞당기도록 중국 정부에 촉구한다.”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확보한다고 하면서 모두 북한 관련 내용으로 채워졌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체제 변화에서 중국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에 일정 정도 역할을 하라고 ‘말’로만 해서 될 리가 없다. 트럼프 정부는 그 방법을 쿠바 사례에서 찾았다. 첫째, 전쟁 불사의 결의다. 케네디 행정부가 전쟁을 불사해 소련의 양보를 얻어냈듯 트럼프 정부도 중국에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결의로 임한다는 것이다. 둘째, 과거 쿠바 경우처럼 미국은 북한과 협상하지 않고 직접 중국과 대화해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즉 중국에 압력을 가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2016년 12월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직접 전화통화를 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타이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일종의 금기로 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7년에 걸친 불문율을 당선자 시절에 깨버렸다. 이렇게 트럼프 행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너뜨리며 중국 압박용 ‘타이완 카드’를 준비해왔다. 나아가 2018년 무역전쟁까지 확전되고 있다. 이 구도로 보면 사실상 무역전쟁은 시진핑 주석이 자초한 셈이다.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공격을 중단시키는 길은 트럼프 정부가 의회에서 부여받은 미션인 북한 문제 해결을 돕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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