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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다

2018년 12월 04일(화) 제585호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webmast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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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고위급회담 무산 이후에도 양국은 정상회담 준비에 한창이다. 조지프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미국이 제재 완화를 고려해볼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북·미 양국은 내년 초 2차 정상회담 준비에 한창이다. 관건은 양측이 대북 제재 완화, 북한 핵 검증 등 쟁점을 놓고 얼마나 견해차를 좁힐 수 있느냐이다. 조지프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미국 정부가 제재 완화를 고려해볼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은퇴한 뒤 미국평화연구소(USIP), 아시아그룹(Asia Group) 선임고문으로 재직하며 각종 대북 관련 토론회, 세미나 참석 등으로 바쁜 그를 만났다.

ⓒ연합뉴스
조지프 윤. 1954년 출생.
카디프 대학 및 런던 대학 정경대학원.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고문.
아시아그룹(Asia Group) 선임고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2016년 10월~2018년 3월).
말레이시아 대사(2013~2016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북한은 무엇보다 제재 완화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북한이 폐쇄한 핵시설, 미사일 기지 등의 검증을 우선 바란다.


북·미 양국은 지금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방금 언급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제재 문제를 어떻게 풀지, 종전선언은 어떻게 해야 할지, 관계 정상화 조치는 어떤 식으로 할지, 비핵화 시작은 어떻게 진행할지 등등 말이다. 여기서 어느 한두 개만 골라 협상할 순 없다. 북·미 양국은 이런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 양측은 이런 현안을 놓고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지, 회담 형식은 어떻게 정하고 첫 조치로 뭘 할지 등 논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북·미 양국의 진정한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본다.

최근 한 세미나에서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는데?


협상 진전을 위해 미국은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제재 완화다. 미국이 “비핵화가 완결되기 전 제재 해제는 없다”라고만 말할 순 없다. 그건 북한에겐 씨도 안 먹히는 소리(non-starter)이고, 미국도 그 점은 알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폐기 의사를 밝혔는데?


북한은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를 원할 수도 있다. 북한이 얼마나 많은 걸 바라는지 우린 모른다. 북한은 종전선언,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지속적 중단도 원할 수 있다. 나아가 대북 인도적 지원의 재개, 연락사무소 개설도 포함될 수 있다. 이 모든 게 상응 조치에 들어갈 수 있다. 제재 완화는 북한이 원하는 큰 것 가운데 일부라고 본다. 북한이 원하는 상응 조치는 단지 제재 완화뿐 아니라 이런 광범위한 것이 다 포함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정말 제재 완화를 포함한 상응 조치를 고려할 태세라면 북한이 뭘 내놓아야 한다고 보는가?

북한이 꼭 무엇을 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건 아니다. 양측이 더 많은 대회를 통해 서로 정확히 뭘 원하는지 말해야 한다. 미국이 추후 구체적인 사항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전까지는 북한이 무엇을 양보할 준비가 돼 있는지 잘 모른다고 본다. 그런 논의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다.

ⓒAFP PHOTO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이
5월30일 정상회담 준비차 뉴욕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에게 설명하고 있다.

만일 이 시점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로 북측과 협상한다면 뭘 요구하겠나?

북측에 이렇게 물어보겠다.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니 구체적으로 그 대상에 뭘 포함할 건가? 검증이 수반되는 폐기인가? 검증 차원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관을 입회시킬 건가? 폐기 대상엔 플루토늄 외에 우라늄 핵 프로그램도 포함되는가? 완전한 핵시설 폐기인가?’ 그러고는 북한이 상응 조치로 뭘 바라는지 물어보겠다. ‘어떤 해제를 원하는가? 원유 수입금지 해제를 원하는가? 아니면 석탄 금수 해제? 또는 러시아·중국의 북한 근로자 송출 금지 해제를 원하는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시설 신고 및 폐기, 검증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는데?


글쎄. 그런 말을 한 펜스 부통령에게 행운을 빈다. 아마 북한이 받기 힘들 것이다. 북한에 뭘 원하는지 말하는 건 쉽다. 북한은 펜스 부통령에게 “좋다. 우리가 그렇게 나오면 당신은 뭘 줄 준비가 돼 있나?” 하고 물을 수 있다. 정작 미국은 무엇을 줄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질문에 펜스 부통령은 한마디도 안 했다.

양측이 지금처럼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뭘 바랄 수 있나?

최근 뉴욕에서 열 예정이던 김영철-폼페이오 북·미 고위급회담이 취소된 건 안 좋은 일이다. 바로 이걸 통해 2차 정상회담 준비를 마무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만일 아무런 준비 없이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큰 결실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2차 정상회담에 앞서 양측은 장관급을 포함해 실무협상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지금은 양측이 다음엔 어떤 걸 논의하고, 어떤 조치를 서로 취해주길 바라는지, 상응 조치는 뭔지 등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구체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선 어떤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보나?

최소한 여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 설치에 관해 합의했으면 한다. 2차 정상회담 결과 이를테면 비핵화 워킹그룹, 평화체제 워킹그룹, 경제문제 워킹그룹 등이 구성돼 논의하다 보면 구체적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 워킹그룹마다 어떤 권한이 주어진다면 더욱 좋다. 이런 것들을 2차 정상회담 때 기대해볼 수 있다고 본다. 워킹그룹이 구성되면 구체적 합의가 나올 수도 있다. 북측은 워킹그룹을 통해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계속 중단될 것인지, 종전선언이 나올지 등 미국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 미국도 예를 들어 북한이 언급한 영변 핵 폐기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가급적 많이 파악하길 원할 것이다. 워킹그룹을 만들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본다.

현재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는?

개인적 의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이 종전선언을 하되 그 대가로 북한에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종전선언은 법적이 아닌 정치적 선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적 선언을 해도 대체 협정이 마련될 때까지 기존 정전협정은 유지된다. 주한 미군은 오직 남한과 미국 간의 문제라는 점, 북한과 어떤 합의를 해도 주한 미군 문제와 상관이 없다는 점, 이와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확약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담긴 정치적 종전선언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종전선언을 적극 지지한다.

두 번째는 영변 핵 폐기 문제다. 영변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북한은 조건부이지만 영변 핵단지 폐쇄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기로 했다. 북측과 폐기의 범위, 미국 사찰 요원을 포함한 국제 사찰단의 검증을 받을 건지 하는 문제가 차후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북한도 영변 핵시설 폐기 협상에 응하면 미국 측에 상응 조치를 말할 것이다. 그 경우 미국도 북한이 원하는 제제 해제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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