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회장과 한번 붙어보시겠습니까?”
“쫄리면 안 하셔도 됩니다.”
다음은 ‘양진호 특종’을 터뜨린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 기자가 〈시사IN〉에 보낸 취재기의 일부입니다.
제보자는 자신이 갖고 온 문서 내용을 짧게 설명했다.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한 제보였다. 싸늘했다.
“보통이 아니니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할 수 있겠습니까? 쫄리면(겁나면) 안 하셔도 됩니다.”
‘쫄렸다.’ 그가 살짝 웃지 않았다면 솔직히 말했을 거다. 나는 마음과 다른 대답을 했다.
“가져온 서류 두고 가세요.”
도청 가능성이 있으니 전화하지 말라며 제보자는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집에서 제보자가 준 서류를 보다가, 딱 세 페이지 읽고 덮어버렸다.
양진호, 그는 무서운 인물이었다.
그렇게 취재 시작을 위해 제보자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그는 예상 밖의 사인을 전해왔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
기다리자니? 그러나 제보자의 뜻을 따라야 했다.
그렇게 1년, 또 2년이 흘렀고, 양진호 회장의 동태, 디지털 성범죄 세계 등을 취재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2018년 9월, 드디어 제보자에게 “시작하자”는 연락이 왔다.
다시 만난 제보자는 내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내게 ‘미션’ 하나를 내렸다.
“양진호 회장의 교사로 집단폭행 당한 피해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양진호 특종’으로 세상에 알려진 보도는 이렇게 출발했다.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83호에 실린 박상규 기자의 기사 ‘그 겨울 새벽 ‘양진호’와의 첫 만남’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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