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백러’ 덕분이에요

이지원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화 〈미쓰백〉은 “우리나라에 있는 투자사에서 다 까인(거절당한)” 시나리오였다.

주연배우를 남자로 바꾸면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투자금을 회수당하는 한이 있어도 (주연은) 한지민’이라는 감독의 고집이 〈미쓰백〉을 탄생시켰다.

극장에서 일주일 뒤면 내려갈 것이라던 영화 〈미쓰백〉을 다시 불러낸 건 ‘쓰백러’ 덕이었다.

(*쓰백러 : 미쓰백 팬덤)

‘쓰백러’들은 불리한 상영 시간대 또한 ‘영혼 관람’으로 이겨냈다.

영혼 관람이란 관객이 갈 수 없는 상영 회차라 하더라도 예매하여 영혼만이라도 보내 관람하겠다는 것이다.

또 ‘쓰백러’들은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뭉쳐, 영화 예매권을 선물하거나 상영관을 빌려 단체 관람을 추진하기도 했다.

남들과 깊은 관계를 맺지 않는 주인공 상아는 학대당하는 지은에게 이렇게 말한다.

“미쓰백이라고 불러.”

그러나 지은이 부르는 ‘미쓰백’이란 이름은, 상아를 더욱 외면할 수 없게 만든다.

“미쓰백 엄마는 어디에 있어요?” “미쓰백은 미쓰백이 싫어요?”

상아와 지은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 연대한 것처럼, ‘쓰백러’들의 연대로 영화 〈미쓰백〉 또한 새 생명을 얻었다.

‘여성 관객조차 여성 서사를 원치 않는다’는 일부 제작자들의 통념이 계속 깨질 수 있기를 바란다.

*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83호 기사

‘〈미쓰백〉을 불러준 관객들의 외침’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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