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의 12월은 분주하다. 매주 할 일이 쏟아진다. 문화팀·편집팀 식구들은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은 〈행복한 책꽂이〉 부록 제작에 정신없다. 송년호 부록으로 발행되는 〈행복한 책꽂이〉는 한 해 출판계를 돌아본다. 어떤 독자는 이 부록에 선정된 책을 탐독했는지 여부로 자신의 ‘독서력’을 확인하곤 한다. 연말엔 ‘올해의 인물’을 커버스토리로 내세운 송년호도 준비한다. 편집국 기자들의 투표를 거쳐 선정된 올해의 인물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렇게 1인 2~3역을 하는 와중에 김정은 위원장 방남 움직임까지 더해졌다. 이 편지가 독자들에게 도착할 때쯤이면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 여부가 확정 발표될 것이다. 그가 만일 방남을 한다면 의미가 크다. 여론도 나쁘지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므로 환영한다’는 응답이 61.3%였다.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불과하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31.3%였다. 되돌아보면 올 한 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즐거운’ 마감 악몽에 시달렸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9·19 평양 정상회담 당시에는 불가피하게 예정된 마감 일정을 조정했다. 시사 주간지로서 가장 핫한 뉴스를 〈시사IN〉만의 시각으로 기록해야 했기 때문이다. 만일 김 위원장이 방남하면 이번에도 마감 일정을 늦출 수밖에 없다.
올 한 해 가장 많이 〈시사IN〉 표지에 등장한 이를 독자들은 다 알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다. 전쟁 위기까지 몰린 한반도를 연초부터 극적으로 바꾼 주인공이다. 분단 경계선을 건너고 악수하고 포옹하며 표지를 장식했다. 이번 호 역시 김정은 위원장을 표지로 내세웠다. 〈시사IN〉은 4·27 판문점 선언,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9월 평양 공동선언 등을 지면에 기록해왔다.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기는 쉬운데, 그 길을 걷는 것은 쉽지 않다. 제대로 걷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호에서도 남문희 기자는 미·중 G2 무역전쟁 휴전이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과 변수를 짚었다. 올 한 해 남 기자가 보여준 취재력과 필력은 아마 독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한 정기독자가 편집국을 찾았다. 손에는 큼지막한 돼지저금통이 들려 있었다. 김인수 독자가 제안한 ‘1000 IN 운동’(정기구독 및 후원)에 동참하겠다며 직접 4년간 모은 저금통을 들고 편집국을 방문했다. “꽃돼지 저금통이 어느 순간 묵직해지면서 가족 여행에 보탤까 했는데 뭔가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1000 IN’ 운동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는 좋은 기사를 쓰는 데 보태 써달라고 했다. 그에게 받은 돼지저금통은 정말 묵직했다. 그동안 받은 각종 특종상이 놓인 자리 옆에 복덩이 저금통을 두었다. 독자가 준 가장 큰 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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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을 응원하는 ‘1000 IN’ 운동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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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고 달리 보다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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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이 생겼다. 밤을 뜬눈으로 새우고, 다음 날 겨우 눈을 붙인다. 불면증 원인을 자가 진단해보면, 〈시사IN〉 정기 구독자 감소도 원인 중 하나다. 편집국장이 당연직 이사를 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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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트래블의 완벽한 ‘원팀’ [프리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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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는 여행으로 점철된 나날이었다. 세 번의 〈시사IN〉 트래블 프로그램을 인솔하며 독자들과 함께 여행을 했다. ‘코카서스 3국 대자연기행’(8월6~ 16일), ‘나의 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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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경·임지영 기자, 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받다 [취재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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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규 편집국장
마감 풍경.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돌돌 말고, 컴퓨터 자판기를 박살낼 듯 두드리고…. 임지영 기자는 마감하며 손가락 끝을 뜯는 게 버릇. 남아나지 않는 손가락에 대한 보상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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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다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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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규 편집국장
2016년 ‘올해의 사진’ 송년호를 제작하다 한 장의 사진에 눈길이 오래 갔다. 그해 5월28일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스무 살 김군 장례식장. 정운 사진가는 유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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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포장지를 뜯게 하고 싶다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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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규 편집국장
〈기자협회보〉 기자한테 전화를 받았다. ‘잃어버린 독자를 찾아서’라는 취재였다. 〈시사IN〉의 독자 소통 전략을 물었다. 정작 전화를 끝내고 걸렸다. 우리, 정말 잘하고 있나?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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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씨 이모의 사탕,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취재 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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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제규 편집국장
고제규 편집국장 unjusa@sisain.co.kr 61일. 장일호 기자만 아는 기록. 2009년 수습기자 61일 만에 ‘44만원 세대로 산다는 것(제116호)’ 커버스토리 입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