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로 태어나서〉를 읽는 데 별도의 목적이 필요하진 않다. 채식을 하려고, 동물권을 신장하려고 ‘이걸 읽어보라’ 권하고 소개하는, 그런 수단으로 쓰이기엔 아쉽다는 뜻이다. 이 책은 그 자체로 완전한 목표다. 양계장에서 돼지 농장으로, 그리고 개 농장으로 이어지는 한승태의 여정을 독자가 끝까지 따라가며 완독하는 것. 그것만이 이 책이 받아야 할 정당한 대우이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읽기 노동’을 마친 독자들이 저마다 갖는 여운 역시 온전히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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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잃은 충동이 정치와 만나면
통제 잃은 충동이 정치와 만나면
김겨울 (유튜브 ‘겨울서점’ 운영자)
첫 챕터를 읽는 순간 예감했다. 올해 내가 읽은 책 중 몇 권을 꼽아야 한다면 반드시 들어갈 책이라는 것을. 마크 릴라의 〈분별없는 열정〉은 20세기 유럽의 걸출한 철학자들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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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너는 누구냐
GDP, 너는 누구냐
김공회 (경상대 교수)
“정책 입안자들은 지나치게 국내총생산(GDP)에 의존한 탓에 경기침체가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내는지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가 지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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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희고 차고 끝나지 않는
온통 희고 차고 끝나지 않는
김금희 (소설가)
우리가 어떤 위험을 예비할 수 있다고 하자. 그 위험에 대해 사랑하는 이에게 시급하게 알려주어야 하는데 말을 잃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그렇게 말이 사라진 자리에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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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는 마음을 찾아서
책을 펴내는 마음을 찾아서
엄지혜 (예스24 기자)
올해 출판계는 에세이의 압승이었다. ‘~했어, ~이야, ~괜찮아’로 끝나는 장문형 제목을 마주하며 나는 홀로 오글거렸지만 어떤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 위로를 받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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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다, 그래서 책을 펴냈다
사랑했다, 그래서 책을 펴냈다
송지혜 기자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에 들어간 ‘섹스’라는 단어 때문에, 한 대형서점은 출판사의 광고 의뢰를 거절했다. 김나연 작가(30)는 섹스 후 숙명같이 찾아오는 다층적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