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과 굿즈의 차이를 아시나요
기념품은 관광객이 사는 것이고 굿즈는 팬이 사는 것? 기성세대와 요즘 세대를 가르는 지점에 ‘굿즈 감수성’이 있다는데, 기념품과 굿즈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기념품은 거저 얻는 맛이지만, 쉽게 구하면 굿즈가 아니지. 기념품은 행사장에 가면 그냥 나눠 주는 것이거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그래서 받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것. 굿즈는 내 돈을 내고 사야 하는 것이거나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는 것, 그래서 어떻게라도 구하고 싶은 것.
기념품은 팔면 욕을 먹지만 굿즈는 팔아도 맛이지. 기념품으로 받은 것을 돈을 받고 팔려고 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굿즈는 그렇지 않다. 팬심은 움직이는 거니까. 모으는 이유가 팬심이었다면 파는 이유는 팬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굿즈 처분은 굿즈 세대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다.
기념품은 쓸모에 빛나지만 굿즈는 무용해도 유용하지. 2019년인데 무한도전 2015 일력을 산다고? 굿즈 수집가는 산다. 2015년 일력은 지금 아무런 필요가 없지만 무한도전 10년을 기념해서 달력이 아니라 일력으로 만들어서 팬들에게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기념품은 쓰는 맛, 굿즈는 모셔두는 맛. 굿즈는 소장만으로도 행위가 완성되기 때문에 사용이라는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굿즈를 사용하게 되더라도 하나를 더 사서 하나는 원형 그대로 보관하고 다른 하나를 쓰곤 한다.
기념품엔 우열이 있고 굿즈에는 차이가 있다. 기념품의 세계가 수직적이라면 굿즈의 세계는 수평적이다. 기념품은 학력이나 계급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지만 굿즈는 단지 취향을 드러낼 뿐이다. 굿즈에 우열은 없다. 다만 다를 뿐이다.
기념품은 관계를 사는 것 굿즈는 사는 순간을 사는 것.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지만 은근히 알아봐주길 기대하면서 취향을 소극적으로 표현하고 살짝 엿볼 수 있게 여지를 주는 것이 ‘굿즈 감수성’이다. 이 굿즈가 마음에 들어서 내가 지금 이것을 산다라는 감각을 중요시한다.
기념품은 따라가지만 굿즈는 마케팅보다는 빨리 움직이지. 굿즈는 저작권을 가진 곳에서 제작하는 ‘공식 굿즈’와 팬들이 자발적으로 제작하는 ‘비공식 굿즈’로 나뉜다. 그런데 ‘비공식 굿즈’가 ‘공식 굿즈’를 능가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마케팅보다 더 민첩하고 더 절묘해서 파괴력을 갖는 게 바로 팬심이기 때문이다.
기념품은 단순하지만 굿즈 함수는 정말 복잡하지. 유행하는 굿즈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굿즈 함수는 복잡하다. 풀어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복잡한 굿즈 함수를 풀어내면 대중문화의 도도한 흐름을 포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91호 “무용해서 유용한 굿즈, 너는 누구냐” 기사를 토대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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