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대림동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이라는 기획기사를 온·오프라인에 실었다(〈시사IN〉 제594·595호 ‘우리가 몰랐던 세계’ 기사 참조). 나름 명과 암을 모두 다루려 노력했지만, 능력과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댓글로 기사의 부족함을 지적했다. 지적하는 어투가 좀 ‘과격’했지만, 이 정도는 기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했다.
상처받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한 독자가 이메일을 보냈다. 중국 지린성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독자였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너무 가슴이 떨리더군요. 저희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엄마가 조선족이라는 걸 알게 될 테고 인터넷에서 차마 들을 수도 읽을 수도 없는 글을 읽을 거고. (아이들이) 얼마나 마음에 모순을 느낄지 안타깝네요.” 자극적인 욕이 담긴 댓글을 읽을 때보다 더 마음이 아팠다. 잠시나마 의연하다며 우쭐댔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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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고시원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
대림동 고시원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
글 김동인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우리가 몰랐던 세계를 만나다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상점 간판에는 중화요리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閣)·루(樓)·원(園)·옥(屋) 같은 으리으리한 단어가 없다. 그저 점(店)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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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이주민들은 왜 대림동으로 옮겼을까
조선족 이주민들은 왜 대림동으로 옮겼을까
글 김동인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1978년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은 상하이·칭다오 등 연해 지역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전통적 중공업 지역이던 동북3성(헤이룽장성·지린성·랴오닝성)은 오히려 경제적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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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 비자를 따기 위해서라면
‘F4’ 비자를 따기 위해서라면
글 김동인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2019년 현재 재한 조선족(한국계 중국인)은 몇 단계를 거쳐 가장 안정적인 ‘귀화’로 접어든다. 가장 기초적인 단계는 C38(단기 체류)이다. 3년에 한 번씩 방문해 90일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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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 성지엔 프랜차이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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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현 (도시데이터 분석가)
‘대림동’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어떤 게 떠오르는가? 꽤 많은 이들은 조선족 혹은 중국 사람이 생각날 것 같다. 또 누군가는 지하철 7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 긴 에스컬레이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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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에게 느낀 기시감 [프리스타일]
나경원 의원에게 느낀 기시감 [프리스타일]
이종태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3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 대변인’에 빗대 세상을 북새통으로 만들었다. 나 의원이 글로벌 부국(富國) 중 하나인 대한민국 대통령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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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수술 산부인과’를 알려달라는 독자들의 메일 [프리스타일]
‘낙태 수술 산부인과’를 알려달라는 독자들의 메일 [프리스타일]
임지영 기자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지만 기사에 대한 독자의 반응을 확인하는 건 늘 긴장되는 일이다. 지난 연말에도 메일을 한 통 받았다. 기사를 잘 읽었다고 시작되는 메시지에는 내가 쓴 기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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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그리고 일본 언론 [프리스타일]
한국 언론 그리고 일본 언론 [프리스타일]
김동인 기자
지난해 가을, 도쿄의 한 찻집에서 일본 기자를 만났다. 주요 일간지 소속인 그는 서울에서 오랫동안 한국 특파원으로 일한 만큼 한국어가 유창했다. 당시 나는 ‘아시아의 독립 언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