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쏘았다. 발사체,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여러 설이 분분하다. 어떤 신문은 이 미사일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방어체계가 필요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어쨌든 이 미사일은 북한이 쏘아 올린 발사체이다. 동시에 미국과 한국을 향한 복잡한 정치적 함의를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애써 이 발사체에 대한 정치적 의미를 축소하는 반응을 보였고,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복합적인 의미는 짐작이 가지만 불명확하고, 북한 스스로도 한국과 미국에 불만이 있지만 일단 이 정도로만 해두겠다는 것처럼 보인다.

사진가의 처지에서 관심이 가는 것은 북한이 발표한 미사일 사진이다. 미사일을 쏘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증거로서 사진인데, 거기에는 여러 정보가 담겨 있다. 미사일 종류, 제원, 화염의 형식, 발사각 등. 무기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정보다. 사진이란 게 원래 늘 너무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일종의 과잉 정보 상태다.

ⓒ조선중앙통신5월1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사진(아래)에는 수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정보를 분류하는 방식 가운데 의미 중복적인 정보와 과잉 정보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의미 중복적인 정보는 예측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인사라든가 밥을 먹는 순서가 그것이다. 사진으로 예를 들면 돌, 결혼, 여행 사진 등 관습적으로 늘 찍는 사진에는 의미 중복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정보를 읽고 해독하는 게 어렵지 않으며 어떻게 찍혔을지 예측이 가능하다. 반대로 과잉 정보란 예측성이 낮고 많은 정보로 구성되어 해독이 쉽지 않은, 전문적인 정보를 의미한다. 사진으로 치면 예술사진이 이런 경우다.

양면적인 사진을 읽는 다양한 시선

사진은 양면적이다. 어느 지점까지는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의미 중복 정보다. 북한 미사일 사진을 보면 우리는 미사일이 발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사진 속에는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들어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 정보를 읽을 수도 없다. 북한 미사일 사진에 담긴 미사일의 각도, 제원 등 정보를 해독하는 것은 무기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정보를 해독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과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문가에게도 한 장의 사진이 그렇게 쉽게 해독되는 건 아니다. 북한 미사일 사진만 보아도 그렇다. 그 미사일이 이스칸데르형인지 아닌지, 탄도미사일인지 아닌지 아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물론 사진 속 미사일의 정체는 하나일 것이다. 그것을 읽는 시선은 다양하다. 사진을 읽는 것은 쉬운 일 같지만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 없이는 불가능하며, 완벽하게 해독하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사실 미사일 사진뿐 아니라 모든 사진이 그렇다. 대중적인 약호로서 의미 중복적인 측면은 모두 쉽게 읽어내지만 대부분 그다음은 읽으려 들지 않는다.
더 이상의 정보는 이미 알고 있는 사진에 대한 해독 결과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어떤 의도에서 쏘았든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추가 발사도, 과잉 해석과 반응도 없기를 바랄 뿐이다.

기자명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