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늘 그랬듯 단출했다. 1월의 어느 날 〈시사IN〉 편집국 회의실에 네 사람이 둘러앉았다. 기자와, 차형석 디지털콘텐츠 팀장, 윤원선 온라인 에디터, 김연희 사회팀 기자다. 인쇄 매체 〈시사IN〉이 디지털콘텐츠팀을 본격 꾸리며 시험방송을 준비했다. 장비라고는 와이어 달린 이동형 마이크 4개, 그리고 맨입뿐이었다.

일단 시작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뭐라도 실험해보자’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시대를 거쳐 유튜브가 콘텐츠 플랫폼 패권을 잡는 게 눈에 보이는 때였다. 유튜브용 동영상, 팟캐스트용 오디오는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와는 문법 자체가 달랐지만, 〈시사IN〉을 더 알리기 위해 맨땅에 헤딩하듯 도전했다.

ⓒ시사IN 양한모

첫 주제는 사법농단. 김연희 기자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법원의 마타하리’라고 설명했다. 전설의 스파이 이름이지만, 법원의 온갖 일을 ‘도맡아 한다’는 의미로 발음이 같아서 붙은 별명이란다. 그 순간 ‘〈시사IN〉 팟캐스트의 마타하리’가 탄생했다. “윤원선 에디터도 팟캐스트를 도맡아 한다”라고 차형석 팀장이 소개했다. 윤원선 에디터는 그 뒤 마타하리로 불린다.

차 팀장은 김연희 기자에게도 캐릭터를 부여하고 싶어 했다. 2016년 박근혜 게이트 당시 험한 취재를 주로 하다 쫓겨나는 일이 많았던 김연희 기자에게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취재할래, 캔디 기자”라고 불렀다. 차 팀장과 다른 세대인 김연희 기자는 만화 캐릭터 캔디를 잘 모른다고 했다. 대신 ‘삐삐 기자’를 자청했다. 말괄량이 삐삐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때는 몰랐다. 김연희 기자의 방송 중에 ‘삐’가 자주 울려 진짜 ‘삐삐 기자’가 될 줄은. 기자는 ‘뉴스 요정’에서 시작해 ‘뉴스 마녀’ ‘뉴스 노예’, 심지어 ‘뉴스 마님’까지 아직 캐릭터를 찾지 못하며 부유 중이다. 그렇다면 차형석 팀장은? ‘구독 전문 기자’를 자처한다. “구독, 좋아요, 알람은 사랑입니다!”를 수없이 외친다.

지금 이 글을 마감하는 6월20일 밤 10시, 〈시사IN〉 편집국에는 낯선 카메라가 돌아가는 중이다. 유튜브 채널(youtube.com/sisaineditor)로 마감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다. 새 실험을 시작한 지 6개월, ‘시사인싸’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바로 “유튜브·팟캐스트에서 시사인싸 구독·좋아요·알람을 누르면” 된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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