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으로 황유미씨가 사망한 지 6년 만에 삼성전자와 유족, 그리고 시민단체 반올림이 교섭 테이블에 앉았다. 12월18일 열린 1차 교섭에 반올림 소속 이종란(37) 노무사도 참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노무사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삼성전자 쪽은 “반올림은 실체가 없으니 이해 당사자로부터 위임을 받아오라”거나 “위임받지 않은 반올림 활동가들은 나가거나 참관만 하라”며 교섭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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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란 노무사는 삼성 백혈병 발병을 산업재해로 의심한 당사자다.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딸의 죽음의 원인을 밝혀달라며 2007년 민주노총을 찾아갔고, 거기서 이 노무사를 만났다.

두 사람은 2007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반올림)이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삼성 백혈병 의혹을 공론화시켰다. 2011년 법원에서 삼성 백혈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자, 유족들이 가장 먼저 달려가 부여안고 눈물을 흘린 이가 바로 이 노무사다. 그런 이 노무사의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첫 교섭은 파행으로 끝났다. 이 노무사는 “삼성의 태도 변화가 있어 협상에 응했는데, 진정으로 백혈병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한편, 배우 김규리씨가 이종란 노무사 역으로 출연하는 삼성 백혈병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내년 2월6일 개봉한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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