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병사라고요? 병사요? 병사 말입니까?(178쪽)” 책을 받아들자마자 사망진단서 작성 일화가 실린 부분을 찾아 읽었다. 2016년 9월25일 14시 임종 직후 백남기 농민 담당 전공의가 사망진단서 작성을 위해 지정의였던 백선하와 통화하면서 세 번이나 되묻는 이례적인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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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심폐소생술’ 숙지하라
‘심리적 심폐소생술’ 숙지하라
오지혜 (배우)
정신과 전문의라는 말보다 ‘치유자’로 불리길 원하는 정혜신은 ‘나’의 정의부터 내리고 책을 시작한다. ‘나’ 혹은 ‘너’의 실체는 그가 느끼는 ‘감정’ 즉 마음 상태라는 거다.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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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지붕 위를 걷다
지옥의 지붕 위를 걷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단테 〈신곡〉 지옥 편을 현실에서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오스트레일리아의 소설가 리처드 플래너건의 소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동남아시아의 정글에서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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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의 사기꾼
내 머릿속의 사기꾼
이다솔 (〈동아사이언스〉 기자)
내 몇 없는 장점 중 하나는 기분을 잘 숨긴다는 거다. 나처럼 기쁨과 슬픔을 크게 느끼는 사람은 이런 능력이 중요하다. 감정 기복도 심한데 숨기지도 못하는 상사를 상상해보라.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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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질 수밖에 없는 그림
그려질 수밖에 없는 그림
이승문 (KBS PD)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다. 뭔가 그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순간에도 막상 필기구를 들면 머릿속에서 그럴싸한 생각만 많아질 뿐이다. 그런 생각들은 도무지 손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머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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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은 너무 늦게 왔다
김시종은 너무 늦게 왔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우리에게 김시종은 “너무 늦게 왔다”라고 해야 할 듯하다. 1955년 출판된 그의 첫 시집 번역본인 이 책 말미의 해설에서, 재일조선인 연구자 오세종은 그를 두고 “동아시아 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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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니 몹시 부끄러웠다
책을 덮으니 몹시 부끄러웠다
허은실 (시인)
#1. 그는 주말에 왔다. 냉장고가 내내 앓는 소리를 내 AS를 요청했을 때였다. 필요한 부품의 재고가 없다며 다른 동료에게 연락해 구해오느라 두 번 걸음을 해야 했다. 떠나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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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쓴 기록’에 기립박수
‘몸으로 쓴 기록’에 기립박수
임지영 기자
흐름을 요약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만큼 독보적인 책이 없었다. 출판인들이 꼽은 ‘올해의 책’ 국내서의 경우 1위부터 11위까지 편차가 적었다. 골고루 약진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