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로비’ 하면 대한민국이죠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매년 9월 전 세계 이목이 뉴욕의 유엔본부로 쏠린다. 유엔총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여러 국가 정상의 연설이 중계되고 정상 간 릴레이 회담도 열린다. 미국을 방문한 외국 지도자는 미국 정치인이나 기업인을 만나 교류 확대, 투자 유치 등을 논의하고 당부하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영상으로 보는 국가 간 외교의 모습이다. 정상회담이나 유엔총회 같은 이벤트는 외교의 하이라이트가 될 수는 있어도 외교의 전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물밑 외교’를 이해해야 정확한 맥락을 짚을 수 있을 때가 많다. 외국 정부나 기업은 국방·금융·무역... 누군가와 항상 함께한다는 느낌 은유 (작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엠티에 ‘시간이 되면’ 같이 가자는 문자가 ‘콩(공유정옥 활동가)’에게 왔다. 삼성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1023일 농성을 마친 기념으로 농성장을 지켰던 이들이랑 강릉 바닷가에서 2박3일 편안하게 쉬다 올 예정이란다. ‘시간이 되나’ 머리를 굴려본다. 시간과 돈을 거래하는 시대. 시간이 화폐다. 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나도 예외는 아니라서 돈으로 보상되는 일 위주로 시간을 살뜰히 썼구나 싶다. 그건 잘 살았다기보다 초조하게 살았다는 느낌에 가깝다. 이건 다르다. 사적 여행도 아니고 공적 기자들의 시선 - 지뢰 제거 작전 시사IN 편집국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역사 속 오늘 한국의 1990년대를 상징하는 배우 최진실의 10주기 추도식이 10월2일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에서 열렸다. 최씨의 두 자녀와 어머니, 방송인 정선희씨 등 친지들이 모여 고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훔쳤다. 1988년 삼성전자 광고에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고 말하는 신혼 여성으로 출연해 ‘최진실 신드롬’을 일으킨 최씨는 드라마 〈질투〉(1992년), 〈별은 내 가슴에〉(1997년),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1994년) 〈마누라 죽이기〉(19... 말보다 중요한 실천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단서는 변호사의 귀띔이었다. “안종범 피고인이 늘 특별접견실에 나와 있더라.” 김은지 기자는 한 귀로 흘려듣지 않았다. 다른 피고인들은 어떨까? 이곳저곳을 두드렸다. 박근혜·최순실·이재용·신동빈 등 국정 농단 주요 피고인들이 변호인 특별면회를 남용한다는 팩트를 확인했다. 정확한 데이터도 구했다. 지난 9월14일 발간된 제575호에 김 기자의 특종이 실렸다(‘박근혜의 슬기로운 감방생활’). 10월9일 〈동아일보〉는 ‘[단독] 최순실, 수감 669일간 553회 변호사 접견’을 보도했다. 김 기자가 25일 전에 보도한 〈시사IN〉 ... 바다를 점령한 쓰레기더미 이오성 기자 일본 규슈 가라쓰 시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바닷가에 한국에서 건너온 온갖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한국산 식용유 통, 페트병, 라면 봉지, 편의점 도시락 용기까지···. 사람들은 고대로부터 해류를 타고 이어진 한·일 교류의 증거라며 감격스러워했지만, 내 눈엔 쓰레기더미일 뿐이었다. 그리고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한반도 면적의 7배나 되는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플라스틱 바다〉는 1997년 이 쓰레기 섬을 최초로 발견한 찰스 무어 선장과 신문기자 출신 커샌드라 필립스가 쓴 책이다. 지금도 계속 덩치를 키우고 있... 다시 듣게 된 그 이름 ‘헨리 조지’ 문정우 기자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닌 1970년대만 해도 참 배가 고팠다. 친구들끼리 캠핑을 가서 라면이라도 끓이면 아귀다툼이 벌어졌다. 젓가락을 들고 돌진해 사정없이 밀치며 입천장이 까지든 말든 라면을 최대한 목구멍 안으로 빨리 밀어넣으려고 애썼다. 개중에는 코펠에 침을 뱉는 녀석도 있었다. 더러우면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자기가 다 퍼먹을 테니. 나이가 들어서도 동물 세계에서 흔한 ‘형제 살해’와도 같은 살벌한 환경에서 살았다고 생각한다. 형제 살해란 한배에서 태어나거나 한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들끼리 먹이를 두고 다투다가 약한 개체를 ... 초상권과 몰래카메라 이상엽 (사진가) 요즘 한국 사회를 흔드는 이슈 중 하나가 ‘몰래카메라(몰카)’이다. 매번 수만명의 여성들이 모이는 집회의 피켓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구호도 몰카 얘기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몰카는 단지 몰래 사진을 찍는 것을 넘어 개인 인권과 사생활을 파괴하는 ‘포르노’로 둔갑되어 매매된다는 점이 문제다.그런데 집회 사진 중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몰래카메라 찍지 말라는데 넌 또 찍네.’ 사진기자를 겨냥한 이 문구는 불법적인 몰래 촬영과 공공장소의 집회 촬영이 동일한 선상에 있다고 항의하는 의미인가?아마도 최초의 몰카 사진가라면 저 유명한 독일인 소녀와 사자가 집으로 가는 길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한 소녀와 사자가 푸른 언덕 위에서 서로를 마주 보고 있습니다. 소녀는 사자에게 꽃을 건네며 부탁합니다. 안녕! 우리 집까지 함께 가줄래? 사자는 소녀의 뒤를 따라 걷습니다. 어느 학교 앞을 지나갑니다. 기지개를 켜며 가는 소녀와 달리 거리를 걷던 어른들은 소리를 지르며 달아납니다. 심지어 어떤 어른은 너무 놀라 정신을 잃고 맙니다. 아이들도 제각각입니다. 사자를 반가워하며 달려드는 아이도 있습니다. 물론 아빠로 보이는 어른이 아이를 붙잡고 말립니다. 어떤 아이는 사진을 찍고 어떤 아이는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맙니다. 주인공 ... 기억해두자, 서사무엘이라는 가수 [음란서생] 배순탁 (음악평론가) 가끔씩 쇼케이스 사회를 본다. 대개 신보를 소개하는 자리인데 물론 모든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한다는 의미다. 뭐, 기준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아니다. 그 뮤지션의 전 앨범이 좋았을 경우에만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본다. 최근에도 이런 뮤지션을 한 명 만났다. 바로 서사무엘이다. 서사무엘은 음악 좀 듣는 팬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뭐랄까. 그런 뮤지션 있지 않나. 90%는 채워졌는데 나머지 10%, 즉 기회라는 이름의 운만 맞는다면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할 게 확실한 뮤지션. 서사무엘이 ... “총리 답변 들어보니 친북 좌파 정부 아니네요!”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나가야 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월1일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내놓은 주장. 민주당 의원으로서는 할 만한 이야기지만,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연설문을 발췌해서 그대로 읽었다는 것이 함정. 박 전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당시엔 그토록 평화와 남북 경협을 갈망하던 자유한국당 인사들이 지금은 ‘퍼주기’ ‘위장 평화쇼’ 같은 말밖에 못하는 이유는? “직원 휴게실에 있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장관... [카드뉴스] 전두환씨가 법정에 서야 하는 까닭 시사IN 편집국 1. 전두환씨가 법정에 서야 하는 까닭 (〈시사IN〉 575호·정희상 기자) 2. 〈전두환 회고록〉 중에서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3. 1980년 5·18 당시 조비오 신부는 계엄군의 헬기 기총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4.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 “전씨가 회고록에서 삼촌을 비난한 것도 문제지만 헬기 기총 사격을 부인했다는 점은 더 큰 문제” 5. 헬기 기총 사격은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신군부의 변명을 무너뜨린다. 6. 헬기 기총 사격은 광주 시민에 대해 신군부가 ...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해서? 이윤승 (서울 이화미디어고 교사) “역시 프랑스는 대단하다.” 동료 교사가 기사를 보고는 감탄한다. 대체 무슨 기사를 보고 놀란 것인지 물으니, 프랑스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고 한다.‘대체 프랑스가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한국보다 학생 인권을 훨씬 더 보장해주는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왜 그런 법률이 제정되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았다.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이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된 것은 7월30일이다. 한국 기사를 검색해보니 그때 이미 여러 언론에서 보도됐다. 그런데 9월 초에 새로운 소식인 것처럼 또다시 아버지의 외면, 승전으로 갚았지만 김형민(SBS Biz PD) 서기 668년 당나라의 숙적 고구려도 나당 연합군에 멸망했다. 원래 당 태종과 김춘추의 약속대로라면 대동강 이남은 신라가 차지하고 그 이북은 당나라가 차지해 평화롭게 지냈겠지. 언제나 제국(帝國)은 배가 고픈 법이다. 당나라는 한반도 전체에 대한 욕심을 냈고 이에 맞서 신라는 거국적인 항전을 결심하게 돼. 한반도 곳곳에서 신라와 당나라의 혈투가 벌어졌어. 672년 석문 벌판, 황해도 서흥으로 추정되는 너른 벌판에서 두 군대가 맞부딪쳐. 당나라 장수는 고간. 1년 전인 671년 끝까지 저항하던 고구려의 안시성을 함락시킨 사람이야... 이쁘고 강한 키라라, 그가 들려준 전자음악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 키라라 ‘저기요/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잘 지내요? (3집 앨범 〈Sarah〉 수록곡 ‘걱정’의 가사 일부)’ 흔하게 쓰이는 일상어로 이루어진 이 문장이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라라의 곡에 쓰이면 어딘지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잘 지내요?’라고 묻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는 대지를 때려 부술 것 같은 드럼 소리와 대비를 이루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는 누구에게 잘 지내느냐고 안부를 묻는 걸까. 키라라는 2017년 그의 2집 앨범인 〈Moves〉로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댄스 괌에서 마주한 태풍, 취재 계획은 사라지고 탁재형 (팟캐스트 〈탁PD의 여행수다〉 진행자) ‘은혜 갚는 착한 새’라는 이미지를 가진 이름치고는 터무니없었다. 9월4일, 제21호 태풍 ‘제비’는 최근 25년간 일본에 상륙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힘으로 열도를 훑고 지나갔다. 11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재산 피해는 무려 4조원에 달했다.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여준 장면은 더 충격적이었다. 마치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우리 앞에 놓인 자연의 힘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일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였다. 일본 열도를 방파제처럼 앞세우고 있는 한반도는 그나마 태풍으로... [카드뉴스] 가장 신뢰하는 방송 매체는 ‘JTBC’ 시사IN 편집국 1. 가장 신뢰하는 방송 매체, JTBC가 꼽혔다 〈시사IN〉과 칸타퍼블릭이 실시한 신뢰도 조사 결과 조사 대상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35명, 조사 기간 2018년 9월13~15일, 조사 방법 가구 유선전화 및 이동전화 RDD를 병행한 전화면접조사(CATI), 표본 오차 ±3.0%포인트(95% 신뢰수준), 조사 기관 칸타퍼블릭 (〈시사IN〉 576·577호 장일호 기자) 2. ‘최순실 태블릿 PC’ 단독 보도, 촛불 혁명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어진 높은 신뢰가 올해 안정적... 소월의 시는 왜 슬픈가 이진선 (강출판사 편집자) 얼마 전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각각 한국과 프랑스의 샤먼(무당)인 성미와 콜레트의 삶과 우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샤먼로드〉라는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샤먼축제’ 때 처음 만난 둘은 콜레트가 한국으로 와 내림굿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서로 교감하고 위로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이후 ‘신엄마’와 ‘신딸’로 맺어진 그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샤먼으로, 또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뭔가 처연하면서도 벅찬 기분을 느끼게 했다. 무당굿을 실제로 본 적은 없다. 책이나 영상을 통해 접한 것이 전부다. 그럼... ‘슬기로운 감방 생활’ 단독에 위풍당당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쭈뼛쭈뼛 보고. 애초 발제한 기획안 번복하겠다고. 보고 뒤에는 위풍당당. 단독. 국정 농단 주요 피고인들의 ‘슬기로운 감방 생활’을 특종 보도한 김은지 기자입니다. 어떻게 알았나? 한 변호사가 자신이 구치소 갈 때 보니, ‘안종범 피고인이 늘 특별접견실에 나와 있더라’며 귀띔. 안종범만 그럴까? 의심. 국정 농단 피고인 28명 명단을 뽑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백혜련 의원실과 협업. 법무부 통해 변호인 특별접견 횟수 자료 확보! 박근혜 피고인, 은둔 감방 생활로 알려졌는데? 전혀. 9월6일 기준 구속 기간 525일. 변호인... [단독] 소방당국, 삼성 이산화탄소 사고 예견했다 전혜원 기자 2014년 3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도 9월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것과 유사한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있었다. 2014년 3월27일 새벽 5시9분 수원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에서 불이 나지 않았는데도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오작동해 이산화탄소가 지하 변전실에 방출되었다. 당시 변전실 인근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김 아무개씨가 방출 1시간6분 만인 오전 6시15분 숨진 채 발견되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부검 결과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해 4월10... [단독] 삼성전자, 이산화탄소 유출에도 알람은 꺼져있었다 김은지 기자 9월4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기흥사업장에서 사람이 죽었다. 오후 1시59분쯤 6-3라인 지하 1층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3명은 모두 협력업체 노동자였다. 이들 중 사건 발생 당일 이 아무개씨(24)가 숨졌다. 심정지 상태로 동탄성심병원으로 실려간 김 아무개씨(54)는 8일 뒤 세상을 떠났다. 역시 심정지로 긴급 이송된 주 아무개씨(26)는 중태로 알려졌다. 이산화탄소(CO₂)로 인한 질식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소속된 창성에이스는 소방시설 공사를 주 업무로 한다. 창성에이스는 이번 사고가 난 공간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