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읽었다면 인생이 밝아졌으려나 이종태 기자 대학 ‘사회주의 학습 모임’에서 가장 먼저 공부한 분야는 무려 철학이었다. 그것도 말로만 들어본 ‘변증법적 유물론(변유)’과 ‘역사적 유물론(사유)’. 나는 ‘변유’를 일종의 물리학으로 이해했다. 모든 것(혹은 세계 자체)은 잠시도 쉬지 않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신의 대립물로 변화하는 중이다. 이런 물리학을 인간 사회와 역사에 적용한 것이 ‘사유’다. 역사 발전의 원동력은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으로, 인간 사회에서는 계급투쟁으로 나타난다. 끊임없이 자라나는 생산력이 몸에 맞지 않는 옷(생산관계)을 발기발기 찢어버리는 순간... 종전 100주년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너네는 그렇게 살아라, 나는 이렇게 산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제가 왜 참아야 하죠? 박신영 지음, 바틀비 펴냄 “‘도리’라는 것은 약자에게만 강요됩니다.” 한낮의 서울 종로3가에서 낯모르는 할아버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신촌에서는 택시 기사가 갑자기 내 앞에 차를 세우더니 쌍욕을 하고 지나갔다. 감히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에 분노한 남자들이었고, 놀랍게도 21세기에 벌어진 일이다. 어떤 대응을 했냐고? 아무 대응 못했다. 아니, 뭐 어지간히 예상되는 일이었어야 대거리를 하지…. 저자는 웃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욕설을 들었다. 예상 못했지만 참지 않았다. 다른 여자들... 베트남 정부로부터 환대받은 화산 이씨 김형민(SBS Biz PD) 〈고려사〉 충혜왕세가(忠惠王世家) 기사(1330년 윤7월)를 보면 중통 원년, 즉 원나라 세조 쿠빌라이가 즉위한 해 쿠빌라이는 안남(베트남)에 이런 조서를 전한다. “본국 풍속을 하나같이 옛 제도대로 할 것이며, 꼭 바꿀 필요는 없다. 고려는 최근 사신을 보내 (풍속을 바꾸지 않게 해달라고) 청하기에 조서를 내린 바 있다. 모두 이에 의거해서 하라(박희병, 〈조선 후기 지식인과 베트남〉).” 머나먼 베트남이지만 의외로 우리와는 인연이 많은 나라였다. 이후 중국의 수도에서 우리 조상들은 여러 차례 베트남 사신과 마주하게 돼. 양... “나답게 살기 위해 멈춰서 들여다보라” 윤원선 (출판·콘텐츠 사업단) “꿈이 없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없으면 없는 대로, 비어 있는 채로 남겨두는 것도 배우는 과정입니다.” 강석일 소셜크루 대표의 말에 청소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11월5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2018 직업을 창조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사IN〉 드림 콘서트’가 열렸다. 드림 콘서트는 〈시사IN〉의 사회 환원 행사로 꿈과 다양한 직업 세계를 주제로 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7회째를 맞는 올해는 전국에서 청소년 9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열 개의 직업을 가진 남자’로 불리는 강석일 대표가 특별 게스트로 나섰다. 그는 토크콘서... 티파니 영의 새로운 미소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 2009년 여름. ‘소원을 말해봐’의 비트가 멈추면 티파니는 홀로 일어나 한가득 웃어 보이며 “DJ, put it back on”을 외쳤다.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도 마스코트 같아 보였다. 그는 귀여운 아이돌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은 그에게 애교나 눈웃음을 연방 주문했다. 미국 출신인 그의 조금 어눌한 한국어 실력이 귀엽다고들 했다(요즘 분위기로는 큰일 날 소리다). 간혹 덤벙대기도 하면서, 어쩐지 우수가 엿보이는 눈으로 활짝 웃어 보이곤 했다. 그래서인지 ‘보호해주고 싶은 아이돌’의 이미지도 있었다. 적어도 초기에는 그랬다. 그... 〈시사IN〉이 맺어준 인연 전혜원 기자 독자 번호:214090044이름:허주원(34)·송다혜(32)주소:서울 성북구저희는 결혼한 지 이제 막 1년이 되어가는 신혼부부입니다. 〈시사IN〉은 저희 부부에게는 참 특별한 존재입니다. 저희 만남에 〈시사IN〉이 몹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처음 만남은 약 3년 전 어떤 모임에서였습니다. 남편과 저는 이제 막 얼굴을 보게 된 모임에서 몇몇 사람과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제 옆에 앉아 있던 분이 실수로 테이블 옆 의자를 넘어뜨렸고, 의자 위에 올려놨던 제 가방과 함께 〈시사IN〉이 읽던 페이지 그대로 바닥에 떨 시 쓰는 사람 심보선 (시인·경희사이버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문학 관련 강연을 하면 청중을 상대로 묻는 질문이 있다. “이 중에 시 쓰는 분 있으면 손 들어보시겠어요?” 문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손을 드는 수는 극히 적다.가끔은 이렇게 묻기도 한다. “이 중에 시를 쓰는데 쑥스러워서 손 안 드시는 분 있으면 손 들어보시겠어요?” 이 질문에 청중들은 실소를 터뜨리지만 강연 후 몇몇 청중이 나에게 다가와 실은 시를 쓴다고 밝히는 경우도 없지 않다.나도 그랬다. 나는 문학 전공자가 아니었고 시 창작 관련 수업을 들은 적도 없었다. 주변에 시를 쓰는 친구들도 전무했다. 간혹 용기를 내어 친한 친구들에 전·현직 판사가 말하는 양승태 대법원 김연희 기자 11월14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4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 농단 의혹이 불거진 뒤 임 전 차장은 전·현직 법관 중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차기 대법관 1순위’로 평가받던 그는 이제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등 8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 카풀·택시 분쟁에 담긴 ‘택시 정치’ 이상원 기자 택시 파업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카카오모빌리티와 반발하는 택시 업계의 갈등이다. 정부·여당이 핵심 현안으로 다루고 있지만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협상은 결렬됐다.카풀 서비스와 직접 부딪히는 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이다. 이 법 제81조 1항에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라고 적혀 있다. 문제는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공유경제 최전선에 카풀과 택시가 있다 천관율 기자 택시는 의외의 급소다. 카카오가 카풀 산업에 진출하면서 촉발된 논란은 얼핏 보면 택시라는 작은 산업의 주도권 다툼으로만 보인다. 카풀은 하루 두 번까지만 가능한가? 출퇴근길이 달라져도 괜찮은가? 이런 소소해 보이는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여당은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고,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로도 모자라 기획재정부까지 논란에 휩싸였다. 왜 그럴까. 택시 문제라는 좁은 전장에, 앞으로 한국 사회가 감당해야 할 거대한 질문들이 줄줄이 숨어 있어서다.첫째, 택시는 공유경제 시대의 가장 첨예한 전선이다. 공유경제라는 아이디어의 핵심은 단순 삼양사 서브큐, 글로벌 기업과 냉동베이커리 공급 계약 체결 ADVERTORIAL 삼양사(대표 문성환)가 글로벌 기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냉동베이커리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 삼양사의 식자재 유통 전문 브랜드 ‘서브큐’는 미국의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인 ‘포커스 브랜드’와 장기적인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디저트 카페 ‘시나본’의 국내 전 매장으로 냉동베이커리 공급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서브큐는 포커스 브랜드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디저트 카페 시나본에서 판매하는 시나몬롤의 원료부터 냉동베이커리까지 모두 개발, 공급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일본, 중동 지역의 시... 사법 농단 법관 탄핵 소추 의결안의 의미 김연희 기자 11월13일 대구지법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 전원은 11월19일 열리는 전국법관대표회의에 지역 대표로 참석할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사법 농단 의혹에 관여한 판사들에 대해 “국회의 탄핵 절차 개시를 촉구”한다며 이를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의안으로 발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판사들이 스스로 법관에 대한 탄핵을 요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동지원 판사들은 “형사절차에만 의존해서는 형사법상 범죄행위에 포섭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 행위에 대해 아무런 역사적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넘어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결과는 국민... 건조한 사진이 더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이상엽 (사진가) 지난주 영국에서는 한 장의 사진이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지난 5월 가자 지구에서 찍힌 사진이다. 한 청년이 윗옷을 벗은 채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돌팔매를 든 사진인데, 런던의 중동정치 교수가 이를 트윗에 올렸다가 리트윗 3만 개에 ‘좋아요’ 8만 개를 받으면서 난리가 난 것이다. 터키 사진기자 무스타파 하수나가 찍은 이 사진은 대중에게 두 개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했다. 프랑스 혁명을 다룬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과 함께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을 연상시킨 것이다. 포토저널리즘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흔히 명화에 나 요즘 누가 차 사요, 필요할 때 골라 타지 이종태 기자 자동차 세계에 ‘무소유(無所有)’ 바람이 불고 있다. 전 지구적 추세다. 개별 가구들이 각자 자동차를 소유하는(또는 소유하려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머지않아 도래할 ‘새로운 교통’ 시스템에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등으로 호출하면 즉각 ‘자율주행 전기차’가 달려와 원하는 장소까지 데려다준다고 한다. 승객 처지에서는 차량을 직접 소유(자가용)하는 대신 움직일 때마다 ‘목적지로 이동시켜주는 서비스(이동 서비스)’를 구입하는 셈이다. 조금 황당하게 들릴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상당수의 글로벌 대기업들은 이르면 2020년대 초반부터 언론인 살인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가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다. 외신은 연일 대서특필했고 중동 정세도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한 언론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세상을 뒤흔든 적이 있었던가? 한 달을 훌쩍 넘긴 지금 외신의 보도는 점차 잦아들고 있지만 여운은 길고 짙다. 언제 어떻게 다시 발화할지 모르는 불씨가 곳곳에 남아 있다.자말 카슈끄지는 왕족은 아니지만 작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가문 출신이다. 터키계인 그의 할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건국한 압둘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스타트업와 함께 디지털 회사로 나아간다” ADVERTORIAL “어쩌면 저는 한국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모든 것을 걸고, 카드회사로서 가본 적 없는 길을 걷고 있죠. 여러분이 투자를 받기 위해 벤처캐피탈을 찾아가는 것처럼, 저도 주주와 투자자에게 ‘왜 알고리즘(algorithm)과 인공지능(AI)’인지 설득합니다. 불안하고 걱정도 됩니다. 그러니 매일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공부해야만 합니다. 지금 이 길을 걷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올해 두 번째로 스튜디오블랙에서 타운홀미팅(t... 이 주의 논쟁 시사IN 편집국 남문희 기자 bulgot@sisain.co.kr 이주의 논쟁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 대한 미국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발사장의 해체를 제시했지만, 재래식 및 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다른 기지 10여 곳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뉴욕타임스〉 보도는 생뚱맞은 측면이 있다. CSIS 발표 내용은 한·미 군 당국에게는 구문일 뿐 아니라, 일반 미사일 기지 운용까지 중단하겠다고 북한이 약속한 바 없기 때문이다. ‘... 시사IN 제584호 - 무역전쟁 왜 일어났나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기자들의 시선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포토IN/트럼프타워 앞에서 '반트럼프' 외치다 COVER STORY IN 미·중 무역전쟁의 전사 트럼프의 속셈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2018년 들어 중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관해 '시장 자본주의(미국)가 국가 자본주의(중국)를 패퇴시키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 미국의 '무역 공세'에 중국은 주춤주춤 • 트럼프 사전에 '세계의 공장'은 없다 • 미·중 무역전... 그 겨울 새벽 ‘양진호’와의 첫 만남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술집마저 모두 문을 닫은 새벽길은 어두웠다. 옆에서 걷는 낯선 남자는 별말이 없었다. 걷다 보니 경의선 철길에 닿았다. 철길 옆에 곧 쓰러질 듯한 삼겹살집이 여전히 문을 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졸고 있던 주인아주머니가 놀라서 깼다. 어색한 두 남자 사이에서 돼지 목살은 천천히 익었다. 서로의 입은 그보다 더 늦게 열렸다. 소주 두 잔쯤 마셨을 때 그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또라이 양진호 회장과 한번 붙어보시겠습니까? 보통이 아니니 각오는 하셔야 합니다. 박 기자도 또라이라고 들어서 찾아왔습니다. 또라이끼리 한번 제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