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그래픽 뉴스 - 남과 북의 문화유산, 씨름 최예린 기자 당신을 기다리는 영화 ‘툴리’의 클라이맥스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나이 마흔. 애가 둘. 그중 둘째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의심되는 사내아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뱃속에서 셋째 대기 중. 한밤의 진통. 출산. 퇴원. 인생의 제3차 세계대전 발발. 하루하루가 백병전. 집안 전체가 노르망디. 남편은 이번에도 전선 이탈. 언제나 그랬듯이 나 홀로 최전방. 메이데이! 메이데이! 숨이 막힌다. 구조 바람. 메이데이! 메이데이! 자, 이런 나에게 누가 이렇게 말한다면 기분이 어떨까? “실패한 삶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꿈을 이루신 거예요. 매일 일어나서 같은 일을 하는 것, 당신이 그렇게 싫어하는... 변진경·임지영 기자, 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받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마감 풍경.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돌돌 말고, 컴퓨터 자판기를 박살낼 듯 두드리고…. 임지영 기자는 마감하며 손가락 끝을 뜯는 게 버릇. 남아나지 않는 손가락에 대한 보상일까요. 아동학대 기획 보도로 제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한 임 기자입니다. 수상 예상했나? 전혀. 국제앰네스티 언론상은 인권 보도와 관련한 권위적인 상인데, 기대를 안 했죠. 국내외 아동학대 실상과 대처 시스템을 소개하며 7회나 연재한 것을 가상히 여겼을까요? 국내 취재에다 해외 취재도 했는데, 미국 현지 취재에 나선 이유?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들여... 점 찍고 선 이어 탐구한 ‘관계’ 고재열 기자 손원영 작가(45)의 을지로 작업실은 도시의 섬이다. 세운상가라는 큰 섬에 딸린 작은 섬이다. 10여 년 전 일군의 화가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로 작업실을 옮길 때 그도 이주 행렬에 동참했다. 공구상가 건물 계단 끝에 위치한 외진 작업실에 동료 작가들과 둥지를 틀었다. 다른 작가들이 다 떠난 뒤에도 외롭게 작업실을 지키고 있는 손 작가의 작품 주제는 ‘관계(between)’다. 그가 만난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의 관계, 그가 걸었던 숲 그리고 그 숲과 자신의 관계를 끝없이 탐구했다. 을지로 작업실에... ‘중2병’은 우리가 만든 게 아닐까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착한 아이는 □□다. 한 동네에 오래 살면서 내 아이와 또래의 성장을 지켜본 편이다. 유아 시절에는 이 네모 칸에 ‘예쁘’다,라고 썼을 것이다. 초등학생 때에는 살짝 안타까운 마음으로 ‘치인’다,라고 쓰게 된다. 아이가 중학교 진학을 앞둔 요즘은 복잡한 심경을 담아 이렇게 쓴다. ‘아프’다. 유독 순해서 눈에 담기던 아이가 있다. 6학년 2학기가 되면서 그 아이는 쉬는 시간이든 점심시간이든 엎드려 잠만 잔단다. 종종 밤 12시 넘도록 학원 숙제를 해야 해서란다. 축구를 해도 골키퍼만 하려던 아이였다. 달리면서 다른 아이의 공을... ‘불편할 준비’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우리는 여성, 건축가입니다 데스피나 스트라티가코스 지음, 김다은 옮김, 눌와 펴냄 “남자들은 제 머리를 두드리며 ‘여자치고 잘하네’ 말하곤 했죠.” 권위 있는 건축상인 프리츠커상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에게 수여된 2004년. 수상자인 자하 하디드에 대한 기사는 남성 수상자였다면 생각도 못할 모욕적인 방식으로 쓰였다. “평생의 동반자라고는 급성 독감뿐인 독신 일벌레” “아줌마처럼 크게 웃는다” 같은 식이다. 하디드는 ‘네가 수상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같은 모욕적인 질문 앞에 서기도 했다. 건축과에 입학하는 여성 학생은... 섬뜩한, 멋진 신세계 정태인 (독립연구자·경제학) 요즘 목소리 명령으로 집안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서비스 광고 경쟁이 한창이다. 기본적인 사물인터넷 원리와 목소리 인식 기술이 결합된 것일 텐데, ‘혁신 성장’의 핵심 목표인 ‘4차 기술혁명’의 미래가 실감난다. 이 편하고 아름다운 멋진 신세계가 KT 화재처럼 예기치 않은 아주 작은 사고 하나로도 마비될 수 있다는 건 그저 비약에 불과할까?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현재 인류 사회에 축적된 데이터는 1년에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즉, 신이 “태초에 빛이 있으라”고 명령한 이래 2017년까지 인류가 쌓은 이토록 가여운 사자의 위안 김서정 (동화작가∙평론가) 사자 한 마리의 당당한 얼굴이 표지에 꽉 차 있다. 와, 멋지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데다 고양잇과 동물의 열혈 팬인 나로서는 눈이 번쩍 뜨인다. 습관대로 제목과 표지 그림에서 이야기를 미리 추론해보려고 한다. 사자 얼굴의 배경은 얼룩말 무늬다. 그렇다면 사자가 얼룩말을 사냥하는 이야기일까? 사자는 무리지어 사냥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제목도 사자 ‘혼자’이고 표지 모델도 혼자이니, 이 사자는 무리에 속하지 않은 채 혼자 얼룩말을 사냥하는 모양이다. 잘 될까? 그러면서 다시 눈을 주니 이 얼굴은 이제 그다지 당당해 ... 열네 살 소년이 동급생에게 따귀 맞은 이유 김현 (시인) 한 마을 도서관에 특강을 다녀왔다. ‘부모와 아이를 위한 글쓰기’가 주제였는데, 여느 때처럼 가정과 학교에서 페미니즘 교육이 왜 필요한지를 ‘간증하는’ 자리가 되었다.초등학생 시절 여자아이들과 어울려 고무줄놀이를 하고 심지어 그것에 능통하다는 이유로 나는 놀림의 대상이 되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여자 같다’라는 이상한 놀림은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대략 10여 년 동안 이어졌다. 그 놀림의 말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이 등장하면서) 여장 남자, 성전환자로 바뀌었다가 ‘미스 김’으로 정착됐다. 폭력의 KT 아현지사 화재는 무엇을 말하나 김연희 기자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KT 아현지사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고층빌딩이 들어선 충정로 사거리에서 골목으로 빠지는 길목에 자리 잡은 6층짜리 건물이다. 겉보기에 왜소한 이 건물 하나에 인터넷 회선 21만 개와 무선통신 기지국 2800개가 연결돼 있다. 11월24일 오전 11시께,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났다. 서울시 서대문구·마포구·용산구 일대와 은평구·중구,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부에서 KT 통신망이 마비돼 주말 동안 통신 대란이 벌어졌다. KT에 가입된 무선전화, 유선전화, 초고속 인터넷, IPTV 서비... 강제동원 판결을 보는 한 일본 방송의 시각 도쿄∙이령경 편집위원 10월30일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 언론 대부분은 ‘법치가 뭔지 모르는 나라’ ‘사법부가 정권의 시녀인 후진국’이라며 한국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런 일방적인 언론 보도 중 11월3~4일 실시된 JNN 여론조사에서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78%였고, 11월13일 실시된 NHK 여론조사에서는 동일한 의견이 69%였다. 그런데 11월2일 생방송된 BS-TBS의 시사 프로그램 〈보도 1930-일·한 관계에 충격, 징용공 판결의 영향은? 전후 처리를 생각해본다〉는 한쪽으로... 나도 그 굴뚝 위에 있었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기획실장)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새벽 4시40분, 습관처럼 옷을 갈아입고 현관문을 나섰다. 일요일임을 알아차린 건 문 밖에 있어야 할 신문이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허탈했지만 모처럼 시간을 번 것 같은 기분으로 현관문을 닫고 들어와 읽던 책을 펼쳤다. 한 장 정도 읽다 말고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켰다. 홈쇼핑 광고가 시선을 끌려 애쓰고 있었고 액션 영화에선 쉴 새 없이 총격전이 펼쳐졌다.바람은 점점 차가워지는데 다들 어떻게 지내나 싶어 SNS를 켜 오랜만에 새벽 시간 타임라인을 훑었다. 간헐적으로 올라오는 소식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현대차 노조위원장, “광주형 일자리, 지역별 임금 하향평준화” 울산·전혜원 기자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한다. 11월22일 울산 현대차지부 사무실에서 하 지부장을 만났다.‘광주형 일자리’ 공약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처음 나왔다.정치적 선동일 뿐 구체화될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지난 6월 현대자동차가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우리에게 불똥이 튀었다. 10월28일엔 광주시와 ‘노동계’가 광주형 일자리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실현될 수도 있겠다, 막아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11월1일 대의원 대회에서 ‘총파업 통해서라도 저지 투쟁에 나선다’는 결의를 했다. 광주형 일자리가 잘못됐다는 데 동남극도 눈물을 흘린다 문정우 기자 어려서부터 교과서를 새로 받으면 맨 먼저 홀린 듯 읽던 책이 있었다. 지리부도였다. 그곳에서는 무궁한 얘깃거리가 펼쳐졌다. 공간을 압도하는 드넓은 바다와 박력 있게 대륙을 가로지르는 높은 산맥, 텅 비어 오히려 꽉 찬 듯한 메마른 사막. 인간이 그어놓은 국경선이 빚어내는 각 나라의 모양은 또 얼마나 다양하던지. 우리나라의 각 도나 미국 50개 주의 생김새는 따로 떼어놓고 보면 하나같이 개성이 넘쳤다. 나라나 지자체 가운데는 서로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으면서도 낳자마자 헤어져 자란 쌍둥이처럼 신통하게 닮은꼴이 많았다. 내 마... 미국, 북한 볼모로 중국 잡는다 남문희 기자 11월6일(현지 시각)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표변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제스처는 중간선거를 겨냥한 표정 관리였다는 것이다. 선거만 끝나면 본색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하지만 중간선거 이후에도 유화적 제스처는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상황에서도 그렇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도 유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양 정상은 12월1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직후 회담을 갖고 무역전쟁 종근당, 고함량 기능성 활성비타민 ‘벤포벨’ ADVERTORIAL 최근 고함량 활성비타민이 육체피로 해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관련 시장은 매년 30%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 제품을 고를 때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인지, 함량이 충분한지, 활성형 비타민이 맞는지 등을 충분히 살펴보고 선택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종근당의 ‘벤포벨’은 활성비타민인 벤포티아민을 포함한 비타민 B군 9종과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코엔자임Q10, 비타민C, D, E, 아연 등을 복합적으로 함유해 하루 한 알로 우리 몸에 필요한 영... 아수리안 랩소디 [굽시니스트 시사만화] 굽시니스트 미국 중간선거 데이터, 들여다보니 유혜영 (뉴욕 대학 교수·정치학)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다. 선거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당이었다. 중간선거 결과 대통령이 속한 정당과 하원의 다수당이 다른 여소야대, 즉 분점정부(divided government)가 생겨났다. 먼저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선거 전보다 두 석을 더 확보하며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반면 하원은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11월20일 현재 아직 다섯 군데 선거구가 공식적인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미 하원 다수당이 되기 위해 공화당으로부터 빼앗아와야 했던 23개 지역구를 훨씬 ... 읽히는 소설에 대한 ‘경애의 마음’ 임지영 기자 “너, 지금 온 신경이 주변에 가 있어.” 김금희 작가가 자주 듣는 말이다.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정신을 빼앗긴다. 별명도 늘 주위를 살피는 미어캣이다. 지난 주말, 교외의 한 아웃렛에 갔을 때도 그랬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가 많았다. 어떤 남자가 가족의 의자 하나가 모자랐는지 다른 테이블에 가서 의자를 빌렸다. 그 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유모차에서 자고 있던 어떤 아기를 툭 쳤다. 아이가 눈을 떴다가 다시 잠들었다. 양해를 얻고 의자를 가지고 가는데 또 같은 자리를 쳤다. ‘툭툭툭.’ ... [카드뉴스] 영화 미쓰백 - ‘쓰백러’ 덕분이에요 시사IN 편집국 ‘쓰백러’ 덕분이에요 이지원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화 〈미쓰백〉은 “우리나라에 있는 투자사에서 다 까인(거절당한)” 시나리오였다. 주연배우를 남자로 바꾸면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있었지만, ‘투자금을 회수당하는 한이 있어도 (주연은) 한지민’이라는 감독의 고집이 〈미쓰백〉을 탄생시켰다. 극장에서 일주일 뒤면 내려갈 것이라던 영화 〈미쓰백〉을 다시 불러낸 건 ‘쓰백러’ 덕이었다. (*쓰백러 : 미쓰백 팬덤) ‘쓰백러’들은 불리한 상영 시간대 또한 ‘영혼 관람’으로 이겨냈다. 영혼 관람이란 관객이 갈 수 없는 상영 회차라 하더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