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편지] 민지야, 민정아 신선영 기자 민지, 민정에게.안녕, 얘들아.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지? 우리가 못 본 지 벌써 5년이 지났네. 나는 3년 전 너희가 없는 학교에서 졸업을 했어. 다들 보고 있었지? 너희 빈자리는 부모님과 많은 사람들이 채워줬어. 그때 남아 있던 우리들 교실은 이제 단원고를 떠나 안산교육지원청에 있단다.난 올해 스물세 살, 대학 졸업장도 받았어. 너희가 잘 알겠지만 나는 유아교육과를 가고 싶어 했잖아. 그날 이후 내 진로가 완전히 바뀌었어. 누군가를 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든. 응급구조학과를 간 이유야. 막상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려고 어두운 북저널리즘을 아시나요? 임지영 기자 2014년 1월, 〈이코노미스트〉에 기사 한 편이 실렸다. 제목은 ‘캄브리아기의 순간(Cambrian moment)’. 전 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밀도 높은 리포트였다. 생물의 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캄브리아기처럼 스타트업의 종류가 늘고 있었다. 창업이 과거에는 모험이었지만 현재는 나와 있는 서비스만 조합해도 새로운 사업이 될 수 있다. 때마침 접한 벤처기업 투자가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도 이연대 스리체어스 대표(39)에게 영감을 주었다. ‘세상에 없는 가치를 만드는 게 부’라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그렇게 ‘세상에 없던 ... 심신 망가뜨리는 야간 교대 근무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질병이 업무와 관련해서 발생 또는 악화되었는지 직업환경의학 의사의 의견을 구하러 오는 이들이 가끔 있다. 얼마 전에는 대규모 제조업체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다가 대동맥 박리라는 질병으로 사망한 노동자의 유족이 찾아왔다. 딸(유족)은 아버지의 사망과 관련해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가 불승인되고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그에게 아버지의 사망이 업무상 질병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물었다. “교대근무 때문에 잠을 못 자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교대근무를 하신 뒤로, 특히 야간근무를 할 때는 하루에 2~3시간도 못 주무셨어요.” 기계관리 및 정비 반복되는 영아 유기 ‘비밀 출산’할 권리 제천·영주 김영화 기자 객실 내부는 빈자리가 많았다. 대학생 ㄱ씨(21)는 3월29일 오전 11시55분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충북선 무궁화호 1707 열차를 탔다. 충북선은 제천역까지 신탄진역, 오송역, 증평역 등 12개 역을 지난다. 대전역에서 ㄱ씨 거주지가 있는 충주역까지는 총 1시간35분이 걸렸다.충주역에서 열차의 종착역인 제천역까지는 30분이 더 걸린다. 종착역에 도착한 열차는 여객이 빠져나간 뒤 차량 점검과 세척을 위해 인근 선로로 옮겨진다. 3월29일 오후 2시10분께 충북 제천역에 정차돼 있던 무궁화호 1707호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코레일 하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 천관율 기자 〈시사IN〉과 여론조사 전문기업 한국리서치는 올해 1월부터 ‘20대 남자 현상’을 주제로 심층조사를 기획했다. 준비를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어려운 질문에 마주쳐야 했다. 대체 ‘20대 남자 현상’이 뭐지?20대 남자 현상이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 20대 남성은 지난해부터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유난히 빠졌던 집단이다. 청와대 내에서도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대책을 검토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이 주제로 보고서를 만들었다가 페미니즘 비하 표현이 들어가는 바람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 시사IN 제605호 - 우리는 페미니즘과 싸운다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기자들의 시선 • 포토IN/산불이 꺼진 자리, 그들이 다녀갔다 COVER STORY IN ‘반(反)페미니즘’ 전사들의 탄생 지난 호에서 〈시사IN〉은 20대 남성이 자신을 약자로 인식한다고 분석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이번 호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20대 남성 25.9%가 페미니즘에 강한 반대를 표하는 ‘확고한 정체성 집단’으로 확인됐다. • 확연히 갈리는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 ISSUE IN • 낙태죄... 〈땐뽀걸스〉의 빈칸 채우기 김영화 기자 영화 〈땐뽀걸스〉의 이승문 감독은 거제 조선소가 몰락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거제에 갔다. 2015년 즈음부터 조선업의 불황에 대한 보도가 잇따라 쏟아지던 때였다. 대부분 ‘텅 빈 도시’ ‘활력을 잃은’ ‘흉흉한 민심’ 따위의 헤드라인을 달았다. 그곳에서 우연히 거제여상의 ‘땐뽀반’을 만나게 됐다. 그 결과물인 〈땐뽀걸스〉를 보고 나서 도시를 하나의 관점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는 〈땐뽀걸스〉에 등장하는 가족의 시선에서 출발해 거제를 읽는다. 조선업 불황이 한... 구독 전화를 기다리며 [편집국장의 편지] 고제규 편집국장 지난 제604호 커버스토리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에서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을 찾아냈다. 이번 호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 ‘집단’을 찾았다. 이 집단이 ‘20대 남자 현상’을 설명하는 핵심이다.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이들은 어깨를 거는 동지들이다. 공동기획에 참여한 정한울 한국리서치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반(反)페미니즘 인식이 강력하게 내재화되어 있다.” 20대 가운데 공고하게 반페미니즘 마이너리티 정체성을 공유한 집단을 찾아낸 것이다. 그동안 언론은 20대 현상을 단순하게 ‘공정... 이 주의 그래픽 뉴스 최예린 기자 4월4일 강원도 인제·고성·옥계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소실된 산림 면적은 약 1757㏊. 망가진 숲의 생태계가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불 피해 지역 생태계 복원 연구에 따르면 토양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 야생동물이 다시 돌아오는 데는 35년이 소요된다. 기사 후~폭풍 김영화 기자 〈시사IN〉 페이스북 계정(facebook.com/ sisain)에서 ‘김학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다룬 기사에 반응이 뜨거웠다. 검찰은 그동안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은지 기자가 이 결정문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해 불가, 납득 불가 검찰의 불기소 결정문’ 기사에 대해 독자들은 이 사건의 핵심을 짚었다. “이러니 검찰 개혁이 필요하지”와 같은 댓글이 달리며 검찰의 1, 2차 부실 수사를 비판했다. ‘김학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추적해온 정희상 기자는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인기를 끌었다. 정 ... 독자와의 수다 김영화 기자 독자 번호:112100320 이름:김재경(51) 주소:인천 남동구 전화기 너머로 자동차 이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김재경씨는 거래처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토목 관련 장비를 제작하고 부품을 판매하는 일을 한다. 최근에 일이 바빠서 매번 챙겨 읽지는 못했다며 멋쩍은 듯 웃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라 활자 매체보다는 라디오나 팟캐스트로 정보를 얻는다. 팟캐스트 ‘시사인싸’를 알려주었더니 김재경씨는 반색했다. “기사를 볼 시간이 없어서 매번 아쉬웠는데 참 잘됐네요. 통화 끊고 바로 찾아봐야겠습니다.” 처음 〈시사... 중국인들 ‘환호작약’ 홍콩인들 ‘의기소침’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지난해 10월24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참석한 가운데 강주아오 (港珠澳) 대교 개통식이 성대하게 열렸다. 이로 인해 홍콩과 마카오는 다리로 연결됐고, 마카오의 배후 도시인 주하이도 육로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 전이라면 선전을 거쳐 무려 세 시간이나 가야 하는 구간을 한 시간 이내에 주파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 언론은 환호했고 한국 언론도 덩달아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듯 기사를 쏟아냈다. 그런데 막상 홍콩인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왜 그럴까. 직접 답사해보기로 했다. 우선 대교를 이용하는 버스 탑승객은 과장을 ... ‘어른이’에게 신나는 놀이터, 섬 여행의 모든 것 고재열 기자 섬 여행은 여행의 시작이자 끝이다. 여행의 시작인 이유는 가성비가 좋기 때문이다. 섬 여행을 여권 없는 해외여행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또 그만큼 일상과의 단절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통해 얻으려고 하는 것은 일상과 단절된 나만의 시간이다. 섬 여행은 짧은 여행으로도 이런 단절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의 끝인 이유는 전남 고흥군의 연홍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고 구본무 LG 회장이 1년에 한 번씩 다녀간다는 집에 묵은 적이 있었다. 그가 민박집도 아닌 평범한 가정집인 이곳에 묵으면서 산책을 ... 부통령직 내던지며 이시영 선생이 한 말 김형민(SBS Biz PD) 조선 선조 때 명신인 오성 이항복의 후손들, 즉 경주 이씨 가문의 백사공파는 정승을 10명 가까이 배출한 조선 후기 명문가로 그 이름이 높다. 대한제국이 일본 식민지로 전락하던 즈음에도 경주 이씨 백사공파의 직계 후손들은 막대한 재산과 토지를 지닌 최고 명문가로 번영하고 있었단다. 나라가 망한 뒤 이 명문가의 여섯 형제와 그 가족 수십명은 가문의 땅을 다급히 처분해 장만한 전 재산을 들고 식민지 조선을 떠났어. 빼앗긴 나라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조상들이 물려준, 또 자신과 자신의 후손들을 길이 보전해줄 수 있는 기득권을 내던져... ‘골초’ 미국 의사들은 어떻게 담배를 끊었나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을 다룬 기사마다 따라붙는 대표적 댓글이 있다. “통계에 안 잡혀서 그렇지 현실은 더 심하다” “재벌이 문제다” “귀족노조가 문제다” “정부는 뭐 하고 있냐”. 그런데 건강 불평등 문제를 다룬 기사에는 이와 조금 다른 댓글이 달린다. “세상만사가 원래 불평등하다” “이걸 이제 알았냐?” “이딴 걸 연구라고 하느냐?” 같은 일종의 ‘만능 불평등론’이다. 또 다른 댓글 유형은 ‘현실 부정론’이다. 건강에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통계 자체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내가 입원해보니 대기업 임원이라는 사람도 똑같은 병에 ... 타는 목마름으로 아랍의 민주주의를 쓰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에서 국가들을 새로 만들어냈다. 오스만제국이 해체된 자리에 새로 만든 국가가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국가라 해도 건국 과정에서 이런저런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물며 급조한 국가는 어떻겠는가? 역사적 맥락도 없이 열강의 이익에 따라 그은 국경 사이사이마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이 숨었다. 이른바 사이크스-피코 협정의 여파는 100년 넘도록 불안정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시사IN〉 제596호 ‘중동 분쟁의 뿌리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 기사 참조). 아랍 청년들의 분노와 회한은 [카드뉴스] 걸크러시 - 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시사IN 편집국 1. 〈걸크러시-삶을 개척해나간 여자들〉 원제 Culottées / 페넬로프 바지외 지음 2. 페넬로프 바지외 젊고 경쾌한 감각으로 현재 프랑스 젊은 독자층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프랑코포니 축제를 통해 한국 독자와도 처음 만났다. * 이 책은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의 블로그에 연재된 웹툰을 엮은 것이다. 3. 책에는 기원전 4세기 산부인과 의사 아그노디스, 아파치 부족의 전사 로젠, 오늘날 여성용 수영복을 고안한 애넷 켈러먼의 이야기도 있고, 4. 노년 여성 생활 공동체를 만든 사회운... 국내 최초 「딥러닝 영상인식 카메라센서」 확보한다! ADVERTORIAL 현대모비스가 연말까지 차량, 보행자, 도로지형지물 등을 인식하는 글로벌 탑 수준의‘ 딥러닝 기반 고성능 영상인식 기술’을 국내 최초로 확보하고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전방 카메라 센서에 2022년부터 본격 양산 적용할 계획이다. ‘딥러닝 기반 영상인식 기술’은 자동화 기법으로 영상데이터를 학습시킨 ‘영상인식 인공지능’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이 기술을 확보하면 자율주행 카메라 센서에 적용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독자 기술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영상인식 기술의 핵심인 객체 인식 성능을 글로벌 선도업체와 대등한 수준으로... 노무사인 내게도 ‘흑역사’가 있다 김민아 (노무사) 공인노무사는 노동자가 임금 체불을 당하면 상담하고 무슨 방법이 있는지 찾아본 뒤 대리해 고용노동부에 진정하는 게 직업인 사람이다. 공인노무사인 내게도 ‘흑역사’가 있다.대학생 시절 서울 신촌 맥줏집에서 한 달 정도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임금을 받지 못했다. 노동법 수업을 두 학기나 들은 법대생이 임금을 체불당했는데도 억울한 마음만 컸지 방법을 찾지 못했다. 방법을 알았다고 해도 지금처럼 진정서를 쓱쓱 작성해서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사용자와 대질신문하는 과정에서 또박또박 대답할 수 있었을까. 나는 요즘도 고용노동지청 근로개선지도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카코포니 음악이 나왔다 이기용 (밴드 허클베리핀 리더) 허클베리핀 이기용이 만난 뮤지션 ㉛ 카코포니지난해 데뷔 앨범 〈화(和)〉를 발매한 스물다섯 살 여성 싱어송라이터 카코포니는 이제 막 분출하기 시작한 화산 같은 뮤지션이다. 정확히 1년 전만 해도 그는 음악과는 관련 없이 그저 아픈 어머니를 간호하던 보호자였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그는 단 보름 만에 정규 앨범에 수록된 거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했다. 그 후 6개월 만에 정규 데뷔 앨범을 발표했으며 뮤직비디오 네 편을 제작했고 그중 두 편에서 직접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무(無)에서 이 모든 일들이 벌어지는 데에는 채 1년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