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여승무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파업, 해고, 노숙투쟁, 고공농성, 강제연행 같은 단어를 담담하게 주고받았다. 이제 우리는 이런 얘기를 울지 않고 하는 사람이 되었구나, 싶었다. 밤에 혼자 녹음 파일을 듣는데 중간중간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2년 일하고 12년째 싸우고 있다. 무려 12년. 열정과 기대로 빛나던 20대를 통째로 잃었다. 부당이익금 반환 소송까지 당해 1억원 넘는 빚이 생겼고, 그 부담감에 한 사람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가 옳으니까요. 내가 이걸 놓으면 아무도 대신 싸워주지 않아요”에서 재생을 멈추고 한참 생각했다.
불안정한 고용 환경을 바꾸고, 안전을 돈으로 계산하지 않고, 여성의 일을 임시와 보조 업무로 제한하지 않으려는 싸움. 우리 모두의 싸움.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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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어야 사는 세상
목숨을 걸어야 사는 세상
사진 정택용·글 이진우(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부장·직업환경의학 전문
1970년, 노동자 전태일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고 요구하며 자신의 몸을 불살랐다. 1987년,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외쳤다. 촛불항쟁으로 세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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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의사의 일이라…
이것 또한 의사의 일이라…
사진 이원웅·글 남궁인(응급의학과 의사·작가)
응급실 의사 업무에는 비단 몰캉한 환자의 배를 어루만지거나 컴퓨터로 지시를 내리는 것만 있지 않다. 오히려 그중에는 가끔 보통 사람이 상상할 수도 없는 기상천외한 일이 있다.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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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사는 유람선
사랑을 사는 유람선
사진 박종우·글 장일호 기자
중국의 신흥 부자들에게 사랑은 사냥하는 것. 거액을 건네받은 ‘러브 헌터’가 거리로 나선다. A4 용지보다 가는 허리, 휴대전화로 가려지는 종아리…. 구혼자가 원하는 신체 조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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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의미를 묻다
가족의 의미를 묻다
사진 이동근·글 최은영(소설가)
사진작가의 말에 따르면 보티투 씨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남편의 허락이 필요했다고 한다.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아니더라도 결혼 관계에서 두 배우자는 동등한 관계를 보장받아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