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느 날, 경민(전소니)이 사라졌다.

아마도 자살일 거라고, 사람들이 수군댔다.

마지막까지 같이 있던 친구가 있다고,

아이들은 수군댔다.

이 카드뉴스는 〈시사IN〉 575호에 실린 ‘김세윤의 비장의 무비’ 〈죄 많은 소녀〉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2.

같은 학교 다니는 영희(전여빈)가 바로 그 친구라고, 이제는 경찰들도 수군댄다. 저마다 끼리끼리 수군대는 사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처음부터 사실인 양 입에 오르내린다.

3.

그러니까 영희. 어떤 식으로든 경민의 실종에 책임이 있(다고 모두가 믿)는 아이.

그가 주인공이다.

4.

영희가 최선을 다해 결백을 주장한다.

경민의 엄마(서영화)는 최선을 다해 영희를 의심한다.

5.

필사적으로 서로의 죄를 묻고, 필사적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두 사람. 그 사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 가장 나중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민은 왜 그랬을까?

6.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신인 감독 작품이 겨루는 유일한 경쟁부문의 제일 큰 상(뉴커런츠상)을 받았다.

7

〈곡성〉 연출부 출신 김의석 감독의 아주 단단한 장편 데뷔작.

8.

무시무시한 에너지로 영희를 연기해낸 전여빈 배우에게는 ‘올해의 배우상’이 돌아갔다.

9.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 자리를 놓고 지금 내 마음속에서 〈살아남은 아이〉와 함께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는 영화 〈죄 많은 소녀〉

지금 가장 죄 많은 관객은 이 영화를 보지 않는 관객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 김세윤(영화 칼럼니스트)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