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독재에 희생당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 드디어 시성되다!

남미 엘살바도르의 군부 독재에 저항하다 미사 집전 도중 살해된 로메로 대주교가 피살된 뒤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가톨릭 교계에서는 로메로가 신앙에 대한 증오로 인해 살해당한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시복 시성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가 정치적인 이유로 죽었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가 정치적 이유로 죽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옹호하다 신앙적 증오로 희생된 순교자로 선포하고 그의 시복 시성 절차를 재개했다. 그리고 오는 2018년 10월 14일 이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무엇이 정의인가?

오스카 로메로가 처음부터 민중을 위해 나선 것은 아니다. 그는, 교회는 정치에 중립적인 역할을 지켜야 한다는 자세로 일관하던 보수주의자였다. 그러던 그가 왜 민중을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받치게 되었을까?

가장 고귀한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소수의 이익 때문에 짓밟히기 처절하게 죽어나가는 현실이 그를 새로 태어나게 했다. 가장 절친한 친우가 특권층을 향한 비판을 하다가 암살당한 때를 기점으로 그는 그 어떤 직위보다 그리스도인 본연의 모습으로 민중 앞에 섰다. 군부 독재를 일삼은 잔혹한 현장에 직접 나가서 억압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또한 민중에게는 사랑의 승리를 외치며 해방의 목소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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